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매상이 영 오르지가 않아서 집회 참석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시작
했는데 3시에 ‘검은 악마‘ 복장을 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답답한 교통흐름이 집회 참석도
전에 진을 뺐지만 별수 없이 3시간을 차에 갇혀 동서울터미널에 내려 시청까지 갔습니다.
북창동쪽 출구로 나왔을 때 시청 앞의 열기가 전해지는 듯 했고 후드 지퍼를 끝까지
-
올리고 모바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2000년을 시작하면서 새 천 년 둥이
예주를 임신한 아내와 딸의 손을 잡고 참석한 17년 전 그 날의 분위기가 그대로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구청사 건물 앞에 베이스캠프가 쳐 있었는데 노 무현
추모 깃발-크리스마스트리-분수대-빙판이었던 광장은 오늘은 맨땅입니다.
-
대형 스크린에 제동이가 사회를 보고 있고 때마침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하여가’들려
왔습니다. “하야, 하야, 하야 하야야야 하야야”갑자기 뭉클해지면서 “아름다운 공주님,
선화 공주님 마 동 이와 노닐다가 궁궐로 돌아가네. “ 가 캡 쳐 되는지 모르겠네요.
우리 때는 특정 후보 이름을 따서 ”000을 올려, 올려 청화대로! “ 상여가, 오월 가,
-
아침이슬, 농민 가, 진군가 따위를 불렀는데 1시간 동안 단 한 번 도 들여오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당장 개사를 한다면 성남시장 ‘이 재명’이란 이름이 올라올 법도 합니다.
허밍으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를 흥얼거리며 롯데쇼핑 쪽으로 갔는데
-
시가행진을 한 무리들이 속속 서울광장으로 합류하고 있었습니다. 2002 월드컵 때의 붉은
물결처럼 질풍노도의 느낌은 중압감을 줍니다.배너 깃발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우리
딸내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한테 문자를 할까하다가 가게 문 닫고 왔으니 좀 더
즐겨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프라자 호텔의 레온사인이 유럽의 대형빌딩의 자태를
-
뽐내고 있고, 광교 아래 청계천은 조명 축제를 하는지 판타스틱입니다.
오래 전에 프라자호텔 커피숍에서 12,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던 때도 있었습니다.
몇 년 안됐는데 시청부근도 청계천도 많이 바뀌었네요. 명박이 형님이 청계천 하나는
잘 바꾼 것 같습니다. 저는 꼬마 때 청계천 복개공사 하는 것을 봤는데 40년 만에 다시
-
고가를 걷고 실개천이 흐르는 청계천을 보다니 격세지감과 함께 감개무량입니다.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었더니 배가 고프네요. 단골집 ‘이남정‘에 들어가 테이블에
동석했습니다. 부산 철도노조 4명에게 78세 노신사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대구면 박 대통령 지역구인데 이제 9% 대 지지기반도 무너지나봅니다.
-
전세버스가 독났다고 하던데 실감이 납니다. 노신사가 큐-즈를 하나 낸다며 Y S가
영예에게 뭐라고 한 줄 아느냐고 합니다. 철도노조가 정답을 말하면서 10만원이 넘는
식대를 대신 내주더이다. 늙으면 말수를 줄이고 지갑을 열라던데 멋지지 않습니까?
저라도 이런 상황이면 제가 계산을 다 했을 것입니다. 답례로 인증 샷 하나 찍어줬습니다.
-
노신사와 헤어진 후 나 홀로 쌍용 빌딩 뒤편 골뱅이 집을 찾아갔습니다.
동표골뱅이에 시켰는데 골뱅이 양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계란말이는 특별서비스랍니다.
딸년들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Where are you? 바로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큰 딸내미입니다. ‘엄마랑 예주랑 이태원에서 고기 먹어“ ”맛있겠다. “ ”아빤 어딘데? “
-
시청, 아빠 가도 돼? “ ”엄마 있는데 괜찮겠어? “ ” 난 괜찮아. 엄마한테 물어봐.
아빠 거기 가고 싶어“ ”엄마가 불편할 것 같대“ ”알았어“ ”시위하러 온 거야? 나랑
만날까 아빠? “ ” 응, 그래 주면 고맙지“ ‘어디서 볼까?” “난 지금 골뱅이 집에 있어
내가 너한테 가도 돼“ "골뱅이 집이 어디 있는데?” ‘쌍용 빌딩 앞 단골집이야. 우림 골뱅이“
-
“내가 거길 잘 모르겠다. 차 가지고 왔어? 그럼 좀 있다 여기로 와 집 앞쪽이나”
“알 써. 집 앞으로 갈게.” “응. 언제쯤? “ ”pm10시 경리 단 삼겹살집에서 보면 어떻겠니?“
“연탄구이?” “아니, 주 애 네 근처, 교회 앞 고기 집” “ 아 알겠어. 근데 열시는 넘을 것
같아“ ”그럼 몇 시?” “열시 반” 모범타고 8000원을 지불했습니다. 경리 단은 불야성입니다.
-
생고기집에 자리를 예약해두고 시장 쪽으로 한 바퀴 돌았는데 내가 왜 이곳에서 장사를
할 생각을 못했는지 뒤늦게 아쉽습니다. 아이들이 왔고 반가워서 진한 허-그를 했습니다.
소주 두 명, 맥주 두병을 거의 공평하게 나누어먹을 동안 분위기 좋았고만 이혼얘기를
하면서 예주가 우니까 아빠는 통곡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
싶었습니다. 아빠는 이혼할 생각이 없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얘기 밖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어서 아이들을 바래다주고 난 내내 우리 예주의 눈물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나는 참 못난 사람입니다. 가족들 하나 행복하게 못해주면서 한 때나마 언감생심 목회할
생각을 했으니 말입니다. 월급을 못주는 사장이나, 제 자식 하나 행복하게 못해주는
-
부모는 자격이 없으니 이 이유 하나만으로 자진 사퇴하고 하야 해야 합니다.
사우나에서 대충 자고 일어나 서둘러 숍으로 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어제 집회얘기
뿐입니다. 뒤늦게 묵상 글을 올리는데 아버지 하나님께서 제게 변론하자고 하십니다.
(미6장)출애굽 후 발락의 꾀에서 건져내시고 가나안 정복까지 함께 하신 것을 제시하면서
-
무엇이 잘못되었느냐고 책망하십니다. 특별히 너희는 제물 따위로 내가 기뻐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공의와 사랑과 겸손을 원한다면서 발락의 꾀한 것과 브올의 아들
발람이 그에게 대답한 것을, 싯딤 에서부터 길갈까지의 일을 추억하라고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약에서 제사를 요구하신 뜻은 피 냄새를 좋아
-
하셔서 아니고 제사 자의 상태를 보기 위함일 것입니다. 왜 사람들은 형식적인 종교
생활을 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한 결 같이 자기만
챙기는 변하지 않는 자아의 형태와 늘 상 변해야 산다는 주체의 모습이 있다고 합니다.
주체란 그 사회에서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그 자신의 모습이고, 감추고 싶고 남에게
-
드러나지 않는 나만이 아는 그 진솔한 진짜배기 나의 모습을 자아라고 한답니다.
그래서 자아는 주체를 조정합니다. 꼭두각시 인형놀이 하듯이 자아가 욕심을 부려서
저 사람한테는 저렇게 행동하고 이 사람한테는 이렇게 행동해서 자아의 욕망을 달성
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다는데 그렇게 두 개로 자아가 나뉘다 보니까 내부적으로
-
분열이 일어나서 자기가 자기한테 치어서 못 살기도 합니다.
자기가 자기한테 스트레스 받는 거지요. 문제는 사람하고 분열이 나면 도망치고 피하고
살면 그만인데 이러한 사람의 관계가 하나님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갈라지고
분열된 상태 때문에 어떤 징벌과 저주를 받을 것을 생각하니까 아득하거든요.
-
제의(祭儀)는 그 간격을 상징화 시킵니다. 그래서 제사라고 하는 종교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과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제의가 생겨 난 것입니다. 그러나 제사만 화려
하게 드리고 아합 왕처럼 가난한 자들 것을 빼앗으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온 우주가 다 하나님의 것인데 천 천의 수양이나 천지만물이 무슨 의미가 있답니까?
-
박대통령 "촛불민심 엄중히 받아들인다" 새누리당은 반성하고 사죄한다며 비박, 친박
자중지란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공은 다시 청화대로 돌아갔는데 글쎄요. 쉽게 2선 후퇴를 할까요?
청화때까지 촛불함성이 들렸을 텐데 박대통령은 관저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집회를 다녀온 제 생각은 3차 담화문 안에도 2선 후퇴를 하실 것이라고 보지않습니다.
-
제가 서울광장에 갔을 때' 하여가'가 들려왔는데 왜 난데없이 '서동요'가 생각이 났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인간은 본성상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된 모략을
꾸미곤 합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거짓된 소문을 퍼트려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고 가는
것입니다. 백제 무왕은 신라 진평 왕의 세 째 선화 공주를 갖기 위해 동네 아이들을 꾀어
-
마를 나누어 주었더니 아이들이 친하게 여겨 그를 따랐습니다. 그래서 곧 동요를 지어서
아이들에게 노래 부르도록 하였습니다. "선화 공주님은 남 몰래 짝을 맞추어두고,
서동 서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동요가 널리 퍼져 궁궐에까지 이르자, 이 노래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은 모든 관료들이 강하게 주장하여 공주를 먼 지방으로 귀양 보내게 됩니다.
-
길을 떠나려고 할 때 서동이 도중에 나타나 절을 하고는 자신이 모시고 가겠다고 하였답니다.
공주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몰랐는데 뜻밖에도 믿음직하여 마음에 들어 따라오도록 하였고
또 몰래 정도 통하였습니다. 공주는 그런 뒤에야 서동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동요의 내용이
진짜 맞았다고 믿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으나 여론 몰이를
-
기가 막히게 이용한 케이스가 아닙니까? "서동요"야 로맨스에 묻혀 사람들에게 회자 되고
있지만 성경은 몇 사람이 패거리를 조성하여 선동적인 여론 조작 기술을 동원하는 것은"허망한
풍설을 전파하고 악인과 연합하여 모함을 일삼는 행위"라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선동의 왜곡에는
흔히 뇌물이 사용됩니다. 여론을 통한 조작이 대중을 향해 시도 된다면, 뇌물을 통한 왜곡은
-
재판관을 통해 시도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문제는 이런 거대한 거짓 선동 질 앞에서 진실을
아는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수많은 짬뽕 펴러디 앞에서 저는 '마동이와 선화공주의 스캔들'이
눈에 밟히는 것은 '정, 박 스캔들'과 '정유라 의 출생의 비밀'은 같은 맥락으로 박대통령이 갈등
하는 이유일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이틀 후에 검찰이 박대통령을 '서면이 아닌
-
방문 조사'를 한다는 속보가 떴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런 덜 떨어진0"
거두절미하고 부정한 증언을 하는 어용도 없어져야겠지만, 다수의 논리에 굴복해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감추는 일도 없어야 하지 않을까?
2016.11.13.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