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머리에 상위는 분홍색 갈의 블라우스에 바지는 청바지를 입었고, 복잡한 거리의 인파 속을 헤치며 걷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의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나 나의 시선은 그 여학생의 뒷모습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가는 곳은 알 수 없지만, 그 모습이 내 시야를 즐겁게 함으로 야릇한 충동을 느끼기에 충만했다. 왜 그렇지 ! 나도 모르는 심리적 발동인지 알 수 없다. 어찌 보면 초등학교 5. 6학년 같은 옷차림과 신체적 균형 감각이 잡힌 그 여학생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었는지 모른다. 키는 160 정도 되어 보였고 걷은 뒤 모습을 볼 때 율동 미가 시야를 감친다. 잘쏙한 허리의 곡선미나 우아스럽고 아담하게 생긴 둥글넓적하게 생긴 엉덩이가 거리에 흐르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율동이 나의 시선을 유혹하는지도 모른다.
그 여학생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일어나는 율동과 곡선미가 나의 시선을 끌고 있나 싶기도 했었다. 사람은 누구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체적으로 균형 감각이 잡히고 아름다운 몸매는 남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요사이 청춘 남녀들은 성형 수술을 해서라도 예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가 싶어진다. 그 또한 인간의 본능이다.
여학생은 번잡한 시가지의 여우 골목을 지나 D 백화점으로 들어간다. 화장품 가게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무엇인가를 찾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는 여학생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무엇을 찾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뒷모습만 훔쳐보며 따랐다. 나 자신이 생각해 보아도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는 학생도 아니다. 막연하나만 그저 그녀의 뒷모습이 좋아 종종 따라 당길 뿐이다. 남자들은 각자 여성을 보는 여성관이 다 다를 수 있다. 인물을 좋게 보는 사람, 마음씨가 착하거나 행실이 반듯한 사람, 또는 여성의 뒷모습에 매료되거나 화장술이 뛰어나거나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사료가 깊은 등 다양할 것 같다.
나는 평소 여성관이 남들과 다른 독특한 점이 없지 않나 싶어진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상한 노릇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인물을 보는 것도 아니고 용모나 차림새를 보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사람의 반듯한 걸음걸이나 뒷모습에 방점을 주고 있는지 모른다. 어떻게 생각하면 쾌팟한 점이 없나 싶기도 해진다.
야시장 골목에는 개성이 강하고 야릇한 여인들의 천국인지 모른다.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그들 삶의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상위와 하위의 노출이 심하고, 배꼽을 노출하는 것은 기본적인 옷차림으로 보였다. 그러하면서도 나는 여인들의 앞면에 나서지 않는다. 왜 그럴까? 뒷모습과 앞모습에서 현저한 차이점을 발견할 때 실망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다 전면에 나서 보았자 좋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해서다. 그래도 앞모습이 궁금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뒷모습이 매혹적이지만 나의 심리적 발작이 꿈들 거리다. 어떻게 생긴 여학생인지 모르나 막연하게나마 뒤를 따라간 것이 생각만 하여도 우스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학생은 누가 보아도 초등학생 같았는데 막상 앞면에서 그 여학생을 보았을 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것 같았다.
우선 누가 보아도 그녀는 고희를 앞둔 노년기에 접어든 여인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뒷모습에서 우러나는 여향餘香은 초등학생으로 착각게 하는 그녀만이 가지는 독특한 멋과 낭만을 풍기는 것을 보아 인생의 삶을 즐기며 세월을 낚아가는 여인으로 보기에 충만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