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스는 경기도 오산의 1/2 크기 도시다. 인구는 10면 정도다. 도시는 매우 아름답고 매우 낭만적이다. 그 만큼 아담한 도시인데 역사가 오래된 온천장인 로만 바스 목욕탕이 있어서 세계인의 걸음을 이끈다. 바스의 시내 중심에 로마시대의 우아하고 웅장한 목욕시설 건물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1세기 초 브리튼 섬을 정복한 직후 이곳의 수질을 알아보고 공중 목욕탕과 미네르바 신전을 지었고, 이때부터 온천 휴양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AD 43년 로마인들이 휴양을 목적으로 이 먼곳까지 와서 목욕탕을 만든 것이다. 현대 기술로 봐도 놀라운 로마 목욕탕에는 온탕과 냉탕은 물론 운동시설까지 마련되어 있다. 이렇게 바스는 로마시대부터 미네랄 온천수로 목욕탕이 유명했던 곳이다. 얼마나 유명했던지 이 도시 이름에서 목욕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bath'가 나왔을 정도다. 현재 바스에서는 18세기 들어와 발굴된 2000년 전 로마시대의 기념비적인 유적뿐 아니라 18세기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은 우아하고 독특한 건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소중한 가치다. 4천 개의 보호 건축물이 있는 바스는 1987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영국 어느 곳의 로마시대 목욕시설보다도 가장 원형시설을 갖춘 채 보존되어 있다. 영국에서 만나는 고대 로마유적지 로만 바스 목욕탕과 박물관 탐방은 아주 신비로운 체험이다. 바로 곁에 있는 바스 대성당과 함께 바스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로만 바스 목욕탕 입장문 앞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관리요원이 줄을 치고 안내하여 입장시킨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세계문화유산 등재 마크가 보인다. 우리는 오디오 수신기를 받아 걸고 실내로 입장했다. 목욕탕 역사와 유물 등에 번호를 붙여 놓았는데, 그 번호를 누르면 한국어로 안내원의 설명이 나온다. 아주 유익한 오디오 기기다. 역사가 오래된 온천장으로 먼저 갔다. 직사각형의 긴 목욕탕에 에메랄드빛 물이 담겨있다. 사람들이 목욕을 하지는 않지만 그날을 재현하는 형상으로 여인이 하얀 목욕 가운을 입고 물가에 앉아있다. 나병에 걸린 켈트족의 왕자 블라듀드가 요양차 이곳을 방문했는데, 뜨거운 광천수 온천에서 지내던 어느날 병이 나아진걸 느끼고 뛸 뜻이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곳의 온천은 치유력을 가진 영험한 물로 여겨져 왔다. 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돼지가 땅을 파서 그곳을 사람이 파보니 온천수가 나오더라는 것이다. 18세기에는 이곳의 온천수는 치료능력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런 이유들로 바스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커다란 욕조와 화려한 모자이크 세공 바닥, 여러가지 목욕탕 조성 역사물들을 전시한 거대한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그 당시의 목욕탕 모형 건물, 로마상징의 태양문장, 그 당시 목욕탕에서 나왔다는 동전들, 목욕탕으로 흘러드는 물길 등 많은 것들을 관람하고 나왔다. 1시간 30분 정도의 자유로운 관람시간을 가졌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목욕탕 건물을 나와 바스 시가지를 더 자세히 둘러보았다. 영국의 한 지명이 된 바스, 그날의 유래로 오늘날에도 목욕탕을 전 세계에서 바스로 부른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