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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남 성북소방서 예방팀장 |
지난해 서울시 화재통계에 따르면 소방시설 미설치 대상인 일반주택이 전체 주택의 41%를 차지하고 최근 3년간 화재 사망자의 54%가 일반주택에서 발생하는 등 일반주택은 화재로부터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화재의 경우 대부분이 심야 취침 시간대에 발생하여 화재사실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한 채 대피가 지연 유독가스 흡입에 따른 다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화재 경보감지기의 효과에 주목 일찍이 보급을 의무화해 전미방화협회(NFPA)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2002년 보급률이 94%로 높아지면서 사망자의 수가 약 55% 감소했으며, 영국은 보급률 8%에서 사망자가 732명이었으나 2001년 주택화재 경보 감지기의 보급률이 81%로 높아지면서 약 44% 이상 감소했다. 일본도 2004년 소방법 개정을 통해 주택화재경보기 설치율 90% 이상 사망자 수 50% 감소를 목표로 인명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12월 14일 강북구 미아동 주택 보일러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안방에서 낮잠을 자던 주인이 단독경보형 감지기 경보 소리에 깨어 초기에 자체 진화해 인명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9일 오전 7시경 서대문구 남가좌동 293-21 참맛골 막회식당에서 발생한 화재도 비슷한 사례다. 오전 5시까지 영업을 마치고 새벽에 곤한 잠에 빠졌던 할머니가 단독 경보형 감지기 경보 소리에 잠을 깨어 불길 속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화를 면한 바 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외부 전원이나 외부음향 장치가 필요 없고 별도의 전기 배선을 할 필요도 없다. 건물 천정에 손쉽게 설치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감지기 내부에 배터리와 음향장치가 내장되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화재 경보를 울려준다. 이에 따라 잠든 사람도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게 해 소중한 인명피해를 줄이는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얼마 전 충북 영동중학교에서 현직 소방관 아들이 체육 수업 중 인근 김모(여, 71) 씨가 사는 2층 화재를 목격, 체육관의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화한 일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렇듯 기초 소방시설인 소화기는 화재 초기 소방차 한 대 이상의 역할을 한다. 비상구가 우리 생명을 지켜주는 생명의문이라면, 단독경보형 감지기에서 발생하는 경보음은 대피를 알리는 생명의 소리이며, 소화기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주는 재산 지킴이이다.
이처럼 화재 초기 경보를 통해 화재를 조기 인지할 수 있는 기초 소방시설인 단독경보형 감지기나 초기 소화를 위한 소화기의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기존 주택은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에 의거 2017년 2월 4일까지 기초 소방시설 설치를 완료하도록 하고 있으나, 가정에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귀중한 재산을 지키고 가족의 안전을 위하여 우리 모두 각 가정에 기초 소방시설을 서둘러 설치하는 것은 가족 사랑의 첫 걸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