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복이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그 얼굴에 햇살을’, ‘어린 시절’, ‘줄리아’ 등 1970년대
여러 히트곡으로 인기를 누렸던 가수입니다. 그는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 가수로도
유명합니다. 한국의 레이 찰스라는 별명도 바로 그런 이유로 붙여진 것입니다.
이용복은 우연한 기회에 음악다방에 갔다가 작곡가 김준규의 눈에 띄어 1970년에
처음 음반을 발표한 이후 197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컬러 TV 시대가 개막되면서 높으신 분의 뜻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음악활동을 접어야 했고, 결국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 시기 많은 포크송 가수들처럼 이용복도, 외국의 여러 노래에 새롭게 우리말 가사를
붙인 번안곡을 주로 불렀습니다. 그가 첫 히트곡인 ‘어머님 왜 나를 낳으셨나요’도
이탈리아 산레모 가요제 입상곡을 번안한 노래였습니다. 지금도 많이 부르는 ‘우리 함께’라는
곡도, 감미로운 목소리의 싱어송라이터 Lobo의 대표작 ‘We'll Be One By Two Today’를
편곡한 것입니다. Lobo는 오히려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큰 인기를 끌었죠. 과거
우리나라에서 가진 Lobo 내한공연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용복의 노래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노래가 바로 ‘어린시절’이라는 곡입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당시 엄청난 성공을 했고, 1974년 조문진 감독이 연출을 맡고 허장강,
박지영이 출연하여 <어린 시절>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이용복씨가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용복의 노래 ‘어린 시절’은 클린트 홈즈의
playground in my mind을 번안한 곡입니다. 내 마음 속의 운동장이라는 뜻입니다.
메마른 세상 속 어디에서도 사랑을 찾을 수 없을 때, 눈을 꼭 감고 어린 시절 운동장에서
하루 종일 웃으며 뛰놀고 노래 부르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긴다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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