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이여! 더구나 그 네 가지 전주라는 길거리에 다음과 같은 상점이 열려져 있습니다. 즉 꽃
가게, 향료가게, 과일가게, 아가다약을 파는 가게, 약국, 감로(불사의 영약)를 파는 가게, 보석
가게, 백화점입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세존 붓다의 꽃가게란 무엇입니까?”
“대왕이여! 저 지자(知者)이시고 견자(見者)이시며 공양 받을 가치가 있는 자, 올바르게 깨달
은 자이신 세존께서는 마음통일의 대상15)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설하셨습니다. 즉 덧없
다는 생각, ‘나’가 아니라는 생각, 부정(不淨)하다는 생각, 수반해서 생기는 비참한 허물을 아
는 생각, 약을 버리고 끊는다는 생각, 탐욕을 떠나는 생각, 온갖 탐욕이 모두 멸한다는 생각,
모든 세간의 일들에 즐거움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 모든 형성된 것은 덧없다고 하는 생각, 들
숨과 날숨을 헤아려서 마음을 통일하는 전념(專念), 시체가 부패하여 변화해 가는 과정을 관
찰하여 그 시체가 부풀어오른다는 생각, 청흑색을 띠고 있다고 아는 생각, 고름이라는 생각,
끊어지고 무너진다는 생각, 곤충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생각, 어지럽게 흩어진다는 생각, 갈
래갈래 잘려져 있다는 생각, 피범벅이라는 생각, 구더기가 끓는다는 생각, 해골이라는 생각,
중생에 대해 자애롭게 여기는 생각, 가엾고 슬프게 여기는 생각, 동정의 생각, 냉정을 유지하
는 생각, 죽음의 생각, 몸에 관한 전념입니다.
대왕이여! 세존 붓다께서는 이렇게 마음통일의 대상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설하셨습니다.
이 가운데 늙는 것과 죽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자는 그 누구라도 이 가운데 하나의
대상을 파악해서 그것을 마음통일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탐욕에서 해탈하고, 성냄에서 해
탈하고, 미망에서 해탈하며, 거만한 마음에서 해탈하고, 삿된 견해에서 해탈하고, 윤회의 흐
름을 뛰어넘고, 애집(愛執)의 흐름을 막고, 세 가지 티끌을 청정하게 하고, 온갖 번뇌를 버리
고 떠나며, 티끌이 없고 때가 없으며, 청정하고 순백하며, 태어나지 않고 늙지 않으며 죽지
않고, 안락하고, 청량하고, 두려움이 없는 가장 으뜸 가는 도시인 열반이라는 도시에 들어가
서 아라한의 경지에서 그 자신의 마음을 해탈하게 합니다.
대왕이여! 이것이 ‘세존의 꽃가게’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선업의 돈을 가지고 가게로 가라.
마음통일의 대상을 사서 그로부터 해탈하라.
이러한 시구가 있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그렇다면 세존 붓다의 향료가게란 무엇입니까?”
“대왕이여! 저 세존께서는 계행의 구별을 설하셨습니다. 그 계행의 향을 바른 세존의 자식들
은 모든 신들과 인간들을 계행의 향으로 훈습(薰習)하고, 아주 향긋한 향을 풍기고, 끊임없이
향을 풍기어 그 향은 널리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계행의 구별이란 무엇인가 하면, 삼귀의의 계 오계 팔계 십계 그리고 다섯 가지 송출법
(誦出法)에 의한 계의 조문인 자율계(自律戒)입니다. 이것이 ‘세존의 향료가게’라 불리는 것
입니다.
대왕이여! 신 중의 신이신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은 시구를 설하셨습니다.
꽃의 향은 바람에 거슬려 가지 않는다.
전단향도, 타가라향도, 말리카향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사념이 있는 자의 향은 바람에 거슬려서도 간다.
선행을 지은 사람은
모든 방위에서 향긋한 향기를 놓는다.
전단, 타가라, 청련화, 또는 밧시키,
이러한 방향(芳香) 가운데 계의 향은 가장 으뜸이다.
타가라나 전당의 향은 모름지기 미미하고 작지만
계행을 가진 자의 향은 가장 으뜸이며 모든 신들에게까지 감돈다.
라고 말입니다.”
- 이어서 -
15) 업처(業處)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선정의 단계에 들어가기 위해 수행자가
시체 썩는 모습 등과 같은 특정한 대상에 오로지 마음을 기울이며, 그 대상의 한 가지 특징을
파악해서 잠시라도 잊는 일이 없는 수행법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내용은 선정에 들어가기 위
한 마음통일의 수단이 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