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준비하며 사는 삶을 산다.
김동호 목사
1.
목회를 할 때 난 늘 은퇴를 생각했었다.
51살에 높은뜻 숭의교회를 개척했는데
세상적인 기준과 안목으로만 보면
제법 성장하고 유명세를 타는 목회가 되었다.
2.
어느 기자가 인터뷰를 왔었다.
기자가 질문하였다.
‘목사님의 목회가 지금 상승기류를 탄 것 같은데
지금 가장 많이 기도하고 준비하시는 것이 무엇일까요?
숨도 쉬지 않고 대답하였다.
’은툅니다‘
기자는 내가 장난하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지금 목사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51살입니다‘
’51살에 그리고 이제 막 새로운 목회를 시작하였는데
무슨 벌써 은퇴를 생각하십니까?‘
3.
내가 대답하였다.
’지금 은퇴할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막상 은퇴할 때 실패하게 됩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국내선은 15분 전 쯤,
국제선은 45분 전 쯤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착륙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서 착륙을 합니다.
인천공항에 다 와서 착륙을 준비하면
추락하게 될 겁니다.
은퇴도 마찬가집니다.
4.
난 거의 목사 안수를 받았을 때부터 은퇴를 생각했었다.
어떤 모습으로 은퇴를 해야할껀가?
나에게도
교회와 교인들에게도 걸림이 없는
매끄러운 은퇴를 욕심내고
어떻게 하여야 그런 은퇴를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그런 은퇴를 위하여 준비하여야 할 것들을
미리미리 준비해 놓았다.
생각한다고, 준비한다고
은퇴가 생각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난 생각하고 준비한대로
은퇴를 할 수 있었다.
난 지금 내 은퇴에 아무런 마음 걸림이 없다.
꿈꾸고 바라던 은퇴의 삶을 살고 있다.
모든 면에서.
5.
난 요즘 은퇴를 생각하듯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을 욕심낸다.
내 삶의 진정한 평가는 내가 죽었을 때 내려질 것이다.
금요일 방송할 날기새 원고를 썼다.
밤 9시쯤 녹화를 할 예정이다.
삼상 25장 1절
“사무엘이 죽으매
온 이스라엘 무리가 모여 그를 두고 슬피 울며
라마 그의 집에서 그를 장사한지라”
온 이스라엘 무리가 슬퍼한 죽음이 부러웠다.
6.
잘 살아야만 잘 죽을 수 있다.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남은 삶 정말 열심히 잘 살아
아름다운 죽음으로 죽을 수 있기를 욕심낸다.
죽음이 지금의 내 은퇴처럼
복되고 아름답기를 기도한다.
ps. 내 아름다운 죽음에 해가 될 짓은
억 만금이 생겨도 하지 말아야지...
출처: 향유 냄새 나는 집 - 아굴라와 브리스가 원문보기 글쓴이: 아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