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소주담(談) : 소소한 주민들의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남기르
출처 : 소주담 사계절
처음 볼 땐 그냥저냥 재밌네 하고 봤는데
피디님이 이 드라마는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으로 써달라고 주문했단 거 알고 재주행하니
1회부터 엔딩을 위해 복선을 엄청 깔았던 게 보이고
그래서 후폭풍이 반년째 가는 미친 드라마...
bgm 덕임, 그리움
어린 산과 덕임의 첫 만남
사도세자의 생모이자 산의 친할머니인 영빈의
장례식에 남몰래 찾아가던 산은 생각시 덕임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세손인 걸 숨긴 채 동행함.
"자가께선 날 미워하실 거야. 내가 했던 독한 말들 때문에."
"영빈자가께선 네 마음을 다 아실 거야."
"죽은 사람이 어찌 알아."
"바보야. 죽었으니까 알지.
죽은 사람은 다 알아.
네가 말하지 않고 숨겨놓은 마음까지."
중요한 복선이 되는 대사
"어차피 우린 궁녀잖아.
평생 궁밖으로 못 나가는..
여기선 내가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설령 사소한 거라도 좋아.
선택이란 걸 하며 살고 싶어."
주체적인 궁녀 덕임
"저하께서는 한 나라의 국본이 아니라
평범한 필부가 되고 싶다 원하신 적 있으십니까?"
"한번도 없소. 나의 재주를 온전히 이 나라 조선을 위해
쓸 수 있다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소.
하늘의 명이 내게 내려와 장차 나 한 사람이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게 될 것이오. 그 천명 앞에
결코 숨지도 도망가지도 않겠소."
나라밖에 모르는 세손 이산
이후 동궁의 서고에서 재회한 두 사람
본의 아니게 겸사서 행세를 하게 된 산은
덕임과 투닥대다 호감을 느끼게 됨
연못의 다리 위에서 덕임과 마주친 산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지만 연못 위로 얼굴이
비쳐 정체를 들키고 마는데..
겸사서인 척 자신을 속인 산에게 실망한 덕임은
사과하는 법을 배우라며 직언을 함.
"그저 진심으로 미안하다 한마디면 끝날 일인데
저하께서는 사과라는 것을 할 줄 모르십니다."
"지금 나더러 아랫사람에게 사과하는 법을 배우란 말이냐?"
"예, 배우십시오. 세상 모두가 저하의 아랫사람이며
그들 모두가 저하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아랫사람에게 사과하는 법을, 백성에게 사과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진정한 군주는 늘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며
백성에게 머리를 숙인다 하였습니다."
동궁의 궁녀로서 산을 위기에서 구한 덕임은
세손의 정적인 화완옹주에게 찍혀
어도(임금의 길)를 범했다는 누명을 씀
다행히 산의 도움으로 풀려나지만
어도는 계급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계속 쓰임
정적들의 계략으로 금족령을 받은
산에게 시경을 읽어주는 덕임
"북풍은 차갑게 휘몰아치고
눈비는 훨훨 휘날리네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돌아가리
붉지 않다고 여우가 아니며
검지 않다고 까마귀 아니던가.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수레에 오르리."
중요한 복선이 되는 시..
그때 산을 오해한 영조가 들이닥쳐 마구 때리는데...
"어딜 갔었느냐? 기방에나 출입하며 비행을 일삼았더냐?
아니 된다 이놈아! 아니 돼! 네 아비처럼 되면 아니 돼!
산아, 넌 고칠 수 있어! 고칠 수 있어!"
영조가 돌아간 후 감히 산의 방에 들어가는 덕임
"저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감히 어명을
어겼습니다. 반드시 전해야 할 소인의 마음입니다.
제가 저하를 지켜드리겠습니다."
"한낱 궁녀 주제에 나를 지키겠다고?"
"한낱 궁녀이지만 저하의 사람입니다.
일평생 곁을 떠나지 않고 오직 저하만을 위할
저하의 사람입니다. 제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저하를 지켜드리겠나이다."
덕임과 동무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는 산
"난 문관들보다 무관들이 더 멋지더라."
"덕임이 너는 문관이 좋아? 무관이 좋아?"
(문관보다 무관이 좋다고 하는 영희...)
"글쎄.. 내가 사모하는 분은 문관도 무관도 아니라서."
"정말 덕임이 네가 사모하는 분이 있다고? 누군데?"
"내가 사모하는 사람은... 세손저하야."
"정말? 세손저하를 사모해?"
"응. 난 저하를 사모해."
덕임이 친구들을 놀리려고 한 말을
진짜로 알고 망둥이처럼 뛰쳐나가 몰래 웃는 산...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덕임이 자신의 마음을 말한
처음이자 마지막 대사
덕임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한 산은
감귤을 숨겨서 가져와 덕임이에게 주려 함.
"귀한 감귤 아닙니까? 소인에게 주시려고
일부러 가져오셨습니까?"
"그냥. 하나 남아서."
"수라상에나 올리는 귀한 과일입니다.
감히 받들 수 없으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아무리 귀하다 한들 과일일 뿐인데
받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
"송구하옵니다."
"순순히 받고 기뻐해라. 그러면 되질 않느냐."
"처음부터 원치 않는 것이옵니다.
한낱 궁녀에게는 처음부터 사양할
자유조차 없는 것이옵니까.
부디 소인이 사양할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우리가 지금 감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느냐."
감귤에 빗대어 두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대사
세손의 마음을 눈치챈 덕로(홍국영)는
덕임의 주위를 맴돌며 감시하고..
"제 마음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제가 그 분을 어찌 생각하는지?"
"그깟 게 뭐가 중하다고.
궁녀의 마음 따윈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
덕로의 말에 상처받는 덕임
그러나 오히려 이 드라마의 결론은
덕임의 마음은 어땠는가로 흘러감
역모의 순간에 기지를 발휘해 세손을 구한 덕임
산이 무사한 것을 보고 탈진해 쓰러지고..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을 때 떠올랐던 얼굴은,
제발 한 번만 더 보게 해달라 애원했던 얼굴은
너였다. 덕임아."
"오직 저하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수많은 이들이
저하를 위해 목숨을 걸었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오니 돌아오소서. 당신께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로.
당신께서는 모든 이들을 지켜야 할 분입니다.
여인 하나로 족하다, 그리 말씀하실 작정입니까."
마지막회의 복선이 되는 덕로의 대사...
"왜 연모하면 후궁이 되어야 해요?
전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저하가 소중해요.
하지만 전 제 자신이 제일 소중해요.
그러니까 절대로 제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지 않을 거예요.
제대로 가질 수 없는 거면 차라리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게 나으니까."
산의 마음도 알고 자신도 산을 사랑하지만
후궁은 되고 싶지 않은 덕임
bgm 산, 순간
"널 내 곁에 두고 싶어.
궁녀가 아니라 여인으로서.
그러니까 난 지금 너에게
내 후궁이 되어 달라 말하는 것이다.
우선은 시일을 줄 테니 생각해봐라."
"예, 전하..."
"덕임아. 난 너와 가족이 되고 싶어."
"후궁이 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사람은 누구나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전부를
내어준다면 그 사람의 전부를 받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하께서는 그리할 수 없는 분이지요.
잃을까 봐 두렵습니다."
"내 마음을 잃을까 봐 두렵다는 뜻이냐?"
"아닙니다. 제 스스로를 잃을까 봐 두렵다는 뜻입니다."
어도를 넘어 덕임에게 가려다가
결국 넘지 못하는 산
둘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어도
덕로가 중궁전을 모함하기 위해
궁녀들을 납치하고 있단 사실을 안 덕임
냉철한 산이 궁녀들보다 중신인 덕로를 택할까 걱정한
덕임은 감히 대비전을 끌어들여 동무를 구하려다
산에게 발각되는데...
"너를 내 마음에 두었어.
너에게 내 가족이 되어달라 말했고
지금껏 그리 말한 사람은 오직 너뿐이야."
"소인은 전하를 연모한 적이 없사옵니다.
한 번도 사내로서 바라본 적이 없사옵니다.
앞으로도 결단코 그럴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산과 싸우고 출궁당하는 덕임
몇 년 후에야 다시 후궁 처소의 궁녀로 들어오게 됨
"덕임아. 나는 너에게 미안해 할 수 없다.
임금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으니 후회는 하지 않아.
또 다시 너를 속이게 되더라도, 널 아프게 하더라도
해야 한다면 그리 할 거다. "
"압니다. 그리 하실 거라는 걸."
"그렇다 해서 내가 아무렇지 않았던 게 아냐.
그리는 생각하지 마라. 니가 울면 내 가슴이 아파."
"너에게 미안하단 말은 할 수 없지만
다른 말은 할 수 있겠지.
고맙다. 몇 번이고 나를 구해줘서.
내가 알지 못했을 때조차 날 지켜줘서.
고맙다. 덕임아."
"......."
"역시... 너무 늦은 것이냐."
돌아서려는 산의 옷소매를 잡은 덕임
"저는 예전에 전하께 약조를 드렸습니다.
전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는 날까지 전하를 지켜드리겠다고.
저는 약조를 지켰고 저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더 이상 내어드릴 것이 없습니다.
저를 놓아주십시오. 보내주십시오."
"내가 너를 연모한다. 너는 나를 연모하지 않아도 좋아.
나를 향한 마음이 어떤 마음이라 할지라도 상관없어.
충의이든, 연민이든. 그저 내곁에만 있어준다면."
산은 궁중 암투에서 덕임을 지키기 위해
후궁으로 취하려 하고 덕임은 결국 산의
애절한 고백을 받아들여 승은상궁이 되지만..
"내가 전하를 연모한다면 그 사실을
전하만은 절대 모르시게 할 거야.
그냥 쓸데없는 허세 같은 거야.
그래도 내가 지금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허세라도 없으면 좀 괴로울 것 같아."
원치 않는 후궁이 된 덕임은 자신의 마음을
말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아직도 나를 원망하느냐."
"아닙니다. 저도 전하를 뵙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이제부터 늘 내 곁에 있어라. 넌 내 것이니까."
"예, 저는 전하의 것이지요."
(덕임의 독백)
'전하께서는 결코 제 것이 되실 수 없고...'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왜 그러시옵니까?"
"꼭 달아날 궁리를 하는 사람 같아."
눈빛으로 공허함 표현하는 거... ㅠㅠ
"많이 지치셨나 봅니다."
"조금. 너는 하루 종일 뭘 했느냐?"
"...별다른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곳에 앉아 하루 종일 전하를 기다리는 일.
그게 제 일입니다..'
덕임의 우려대로 자신을 잃어가게 됨.
"이러고 있으니 좋구나.
영원히 이리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
별당에서 승은상궁인 덕임의
무릎을 베고 누운 채 잠드는 산
"나쁜 꿈이라도 꾸셨습니까?"
"너... 여기 있구나."
"아까부터 여기 있었습니다.
종일 제 무릎을 베고 주무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가보셔야지요. 너무 지체하셨습니다."
"덕임아. 난 절대 할바마마처럼 사랑하지 않는다.
난 끝까지 지켜낼 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겠으니 어서 가시옵소서. 정말 늦으셨다니까요."
덕임의 회임 소식을 듣고
몹시 기뻐하며 달려나가던 산
수년째 회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중전을 위로하기 위해 발길을 돌림...
어디까지나 왕은 중전의 지아비일 뿐
결국 산은 왕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함
bgm 그대 손 놓아요 by 이선희
"전하께서는 혹 임금이 아니라
평범한 사내이기를 바라신 적이 있으십니까?"
"글쎄다..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신첩은 가끔 생각합니다. 제가 궁녀가 아니고
전하께서도 임금이 아니시면 어떨까.
그저 평범한 사내와 여인으로 만났다면 어떨까.. 하고요."
"모르겠구나. 잘 상상이 되지를 않아.
넌 궁녀인 게 어울리는데."
"예. 전하께서도 임금이신 게 어울리십니다."
사랑보다 나라가 중요했던 왕이라는 캐릭터 소개에
충실한 산... 왕이 아닌 자신은 상상할 수도 없음..
"모처럼 다같이 나가는 휴가인데
마마님도 함께 하실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알잖아. 난 이제 두번 다시 궁밖으로 나갈 수 없어.
평생 구중궁궐에 갇혀 살아야 하는 게 내 팔자지.
괜찮아. 너희가 있잖아.
돌아와서 전부 다 이야기해주기다."
"얘들아!"
"왜 이렇게 늦었어?!"
친구들과 놀러 나가는 과거의 자신에게 인사하는 덕임
계속해서 산을 밀어내던 덕임이 이해 안간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이 장면에서 이해된다는 반응이 많아짐
감독님이 뽑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자
이 회차 최고시청률을 찍은 장면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날 때마다
자꾸만 마음 속으로 셈을 해보게 된다.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무엇을 잃었을까.'
후궁상궁으로 하염없이 산을 기다리는 덕임
왕을 사랑하여 기다리다가 죽은 궁녀를 상징하는
주홍빛 능소화 꽃이 클로즈업됨
아이가 태어나고 행복한 때를 보내는 산과 덕임
"우리가 정말 가족이 되었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너와 원자만은 반드시 지켜주마.
임금이 한 약조이니 믿어도 좋아."
"예, 전하."
그러나 몇년 후 홍역에 걸려 세자가 죽고
두 사람 모두 절망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절친한 동무였던 영희가
별감과 사통한 죄로 하옥된 걸 알게 되는 덕임
"은애하는 분의 여인이 되고 싶었어요.
송구하옵니다. 자가.
하지만 모두가 슬플 걸 알면서도
전 그저 제가 원하는대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궁녀로서 감히 꿈꿀 수 없는 행복을 맛보았어요.
그 대가가 죽음일지라도 전 상관없어요."
"영희는 먼저 가서 우리를 기다리는 거예요.
어려서 다같이 약조했잖아요. 나중에 호호할머니 되어
출궁하게 되면 세책방 가까이 집을 짓자고.
밤새도록 군밤이나 구워먹으며 소설이나 잔뜩 읽자고.
영희는 지금 그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아, 영희는 정인이 있었지. 망할 별감 놈이 좋다고
우리랑 안 살면 어쩌죠."
"난 괜찮다. 견딜 수 있어. 견뎌야만 하고.
너는 정말 괜찮은 것이냐. 어린 세자를 잃자마자
가장 친했던 동무마저 잃었지. 나를 원망하지는 않느냐.
너의 동무를 구할 힘이 있으면서도 구해주지 않았어.
그런 나를 미워하지 않아?"
"처음부터 전하께서 그런 분이신 걸 알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이 그런 분이시란 걸...
전하. 봄이 되면 다시 꽃이 피겠지요."
"별당의 꽃나무를 말하는 것이냐? 그 나무는.."
"다시 필 것이옵니다. 언젠가. 반드시.
그때가 되면 모든 게 다시 괜찮아지겠지요.
전하와 같이 꽃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전하께서 아직 동궁이시고 제가 궁녀이던 시절처럼
모든 게 다 괜찮았던 그 여름날처럼."
"오라비가 죽었는데 조문조차 가지 못해요.
이 구중궁궐에 갇혀 한발자국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누가 우릴 이곳에 가두었을까요? 아홉 개의 담장을 둘러
가두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가뒀을까요?
궁궐은 참으로 화려한... 감옥이지요."
대비의 대사에서 이 드라마가 하고 싶은 얘기가 드러남..
"큰 병환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흔한 고뿔일 뿐이니 염려하지 마라."
"주무실 때까지 곁에 있겠나이다."
"그럼... 잠들 때까지 조금만 읽어다오.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북풍은 차갑게 불고 눈은 펄펄 쏟아지네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어찌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붉지 않다고 여우가 아니며 검지 않다고 까마귀 아니런가."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수레에 오르리.
소중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우리 곁을 떠나가.
그래도 우리에겐 서로가 있으니 견딜 수 있어. 그렇지?"
"뜨겁다.. 언제부터 신열이 있었느냐? 대체 언제부터?"
"괜찮습니다. 전하. 전하께서는 강인하신 분이지요.
그러니 괜찮으실 것입니다."
"덕임아.. 덕임아...!!"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덕임은 마지막 힘을 다해
산을 간병하다 쓰러짐..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지켜드리겠다는 궁녀 시절의 약속을 지킴.
"서상궁. 내 경희와 복연이를 데려오라 하지 않았느냐.
어서 가서 그 아이들을 데려오게. 시간이 없으니 빨리.
그 애들 얼굴을 꼭 보고 가야 되는데."
"나는.. 나는 보고 싶지 않았느냐?"
"전하께서는 괜찮으실 것이옵니다.
지키셔야 할 게 아주 많으니까요. 전하께서 지키셔야
할 것들이 오히려 전하를 지켜 드리겠지요.
제 동무들에겐 저밖에 없는데...
두고 가는 게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이러지 마라. 내가 잘못했다.
니가 여전히 궁녀였다면 후궁이 되라
강요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전하께서 지키셔야 할 것들이 오히려
전하를 지켜 드리겠지요 이 대사는 실제 정조의
비문에서 "나는 저승에도 갈 수 없다" 라는
부분이 떠오르게 함.. 워커홀릭 정조는 의빈 사후
며칠간 일을 하지 못했다고...
"너는 나를... 조금도 연모하지 않았느냐?
아주 작은 마음이라도... 내게는 주지 않았어?"
"아직도 모르시옵니까? 정녕 내키지 않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멀리 달아났을 것입니다.
결국 전하의 곁에 남기로 한 것이
제 선택이었음을.. 모르시옵니까?"
"덕임아. 내가 잘못했다. 제발 가지 마라.."
사과를 할 줄 모르던 산은 이미 세상을 떠난
덕임에게 계속해서 잘못했다고 함..
그리고 다시 클로즈업되는 능소화꽃
영조처럼 사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임금 이산과
마지막까지 사랑한다 말하지 않고 죽는 덕임
세월이 흘러 복연이도 죽고 경희만 남아 제조상궁이 됨.
"너도 혼자 남았느냐?"
"소인은 혼자가 아닙니다. 예전에 동무들과 약조를 했지요.
반드시 다시 만나자고. 하오니 제 동무들은 소인을
기다려 줄 것입니다. 의빈 역시 그렇겠지요."
"의빈이 왜 너를 기다린다는 것이냐?
내 빈이다. 내 사람이야!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내 것이고
절대 다른 누구에게도 내어주지 않아!"
"신이 이런 말을 고하게 될 줄은 몰랐사옵니다.
하오나 오늘에 이르러 아뢰옵니다.
전하처럼 백성을 아끼시는 성군은
세상에 둘도 없을 것이옵니다.
신 심휘원 전하를 주군으로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저 늙은이가 안하던 말을 다하고..."
북풍이 불고 눈비가 내리는 날
머리맡에 시경을 둔 채 깊은 잠에 드는 산
"나쁜 꿈이라도 꾸셨습니까?"
"너... 여기 있구나."
깨어보니 덕임과 함께 했던 별당
별당의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덕임이 죽은 과거를 떠올리고 다시
덕임에게 돌아가는 산
bgm 덕임, 사랑
왕으로서 책무를 다하고 비로소 평범한 사내가 된
산은 덕임과 함께 할 수 있는 죽음을 선택함
(별당의 문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
"꽃이 다시 피었구나.
두 번 다시 못볼 줄 알았는데.."
"꽃구경일랑 나중에 하십시오.
빨리 가셔야 하옵니다.
모두가 전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임아. 오랜 세월이 흘렀고
가끔씩 나도 잘 모르겠다 생각했어.
니가 정말 그리운 건지 아니면
지난 세월이 애틋하게 미화된 건지.
이제는 안다. 나는 널 그리워했고
너와 함께 했던 시절을 그리워했어.
두 번 다시 이 손은 절대 놓지 않는다."
"그리하지 마옵소서. 아직은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 마땅히 돌아가셔야 할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좋은 임금이 되셔야지요. 평생을 그리하셨듯."
9회 덕로의 대사와 똑같이 성군으로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라고 하는 덕임
"있어야 할 곳은 여기다.
알고 보니 시간이 많지 않더구나.
기다릴 여유도 없었고.
그러니 날 사랑해라.
제발 날 사랑해라."
산이 덕임과 함께 별당에 머무를 것을 선택하고
덕임이 산에게 입맞추자 산의 얼굴 혈색이
서서히 사라짐 (죽음을 연출)
1회에서 아역 덕임이 말한 것처럼
죽은 사람은 말하지 않고 숨겨둔 마음도 알 수 있기에
산은 더 이상 덕임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고
그저 덕임을 보며 미소지음..
덕임은 친구들이 있는 세책방 근처 집이 아닌
산이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다던 별당에서
필부가 되어 돌아올 산을 기다리는 것을 선택
이것이 과거라 해도 좋다.
꿈이라 해도 좋아.
죽음이어도 상관없어.
오직 너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바랄 것이다.
이 순간히 변하지 않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그리하여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
드디어 왕의 책임에서 벗어난 산과
자유롭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된
덕임이 마음껏 사랑할 수 있게 된 해피엔딩인데
너무 먹먹했음... 여운이 안 가심
+ 작가님 시경 비하인드 인터뷰
5부에서 호평받은 '시경'의 시 '북풍' 또한 선생님께서 찾아주신거다. 제가 좋은 시를 찾지 못해서 끙끙 앓고 있으니까, 선생님께서 며칠 동안 시경을 읽으시더니 이 시가 적합한 것 같다며 찾아주셨다. 조경란 선생님, 정말 감사드린다.
검지 않다고 까마귀 아니던가 이 부분은
표현하지 않아도 덕임이 산을 사랑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고 북풍이 불고 눈 내리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이 부분은 산이 얘기..
완전 찰떡이었음
첫댓글 진짜 .. 이 드라마는 레전드야 후반부 가서 맨날 움 ㅠ
이것만 봐도 우는데.... 재탕못해..... 드라마보고 펑펑울고 책읽으면서도 울고..ㅋㅋ 책은 진짜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글을 못읽어
뭔데 이거보며 질질 짤고있냐나는 ㅋㅋ
하 이렇게 또 읽으니까 보고싶다…
요새 케이블에서 종종 나오는데 나올때마다 봄
하 나 또 울어....
쉬바 나 또 우네
진짜 작감배, 기승전결 완벽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 보니까 또 보고싶네 정주행 해야겠다,,
ㅜㅜ안봤는데 이거 보고 우는중
또 눈물 좔좔..
인생드라마..
정해져 있는 역사적 결말을 이렇게 아름답게 마무리 지어서 보여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서 더 기억에 남음..
진짜 눈물 너무 흘려서 머리 아플 정도로 먹먹한 드라마,, ㅠㅠ 정주행 해야겄어
드라마 안 봤는데.. 이거보고 오열... 못 보겠네.. 벌써 심장 찢어져🥲
나 또 보는 중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