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다른 영화 '미 비포 유'를 떠올리게 된다
비교 감상하다보면 전혀 다른 결말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면서...
희극과 비극이라하기엔 너무 진부한 표현이다
행복의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실 '미 비포유' 는 영화보다 책을 먼저 읽었다
영화는 TV에서 해주는 걸 부분부분 봐서
영화보다는 책에서 더 감명을 받은게 사실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시 한번 음미하고 싶기도 하다
겁나는 건 책의 감동을 영화는 다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조금 꺼려지기도 하지만
영상미가 주는 기쁨이 있기에...
벼랑 끝에 선 아담에게
애인도 가족도 모두 속수무책이지만
이럴 경우 전문가의 손길은 기적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액센트가 무척 강한 러시아 인 보호사
그녀의 사람 다루는 기술은 독특하다
절대 가엾게 여기며 도움을 주려하지 않는다
자립을 할 수 있게 정신적인 도움을 준다
그녀가 있었기에
아담은 이렇게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비록 휠체어에 의존한 몸이지만.
아담의 불행한 사고에도
재활의 불확실함에도
그를 기다려준 직장 대표가 참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미 비포유'로 넘어가보자
사고를 당한 윌과 한시적 간병인으로 만난 두 사람의 설정이
아무튼 아담과 비슷하지만
사실 윌은 존엄사를 선택한 환자라는 게 다른점이다
6개월이란 유예기간을 갖고있는.
주변사람 누구나 질색을 하는 루이자의 꿀벌스타킹
그녀와 가까워지면서 그 우스꽝스런 꿀벌스타킹을 선물하는 윌
아마 서로의 인생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어진 탓일게다
남녀 혹은 친구간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상대방의 인생 속으로 걸어들어간다는 의미겠지
책이나 영화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윌이 떠난 후 루이자가 살아갈 생에대한
새로운 설계에 많은 관심이 가고 상상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반드시 프랑 부르주아 거리의 카페 마르키에서
크루아상과 커다란 카페 그램을 앞에 놓은 채 읽을 것'
이 얼마나 낭만적인 편지인가
균형을 잡기 힘들거라는 파리 노천카페의 테이블 이야기에서
이태리 시에나 캄포광장에서의 노천카페 테이블이 생각난다
광장 자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독특한 구조때문에
테이블 균형잡기가 힘들었던.
그래서 커피잔도 한쪽으로 기울어져 조심스러웠던 그 테이블.
아마도 노천카페 대부분이 그렇겠구나 싶다
꿀벌 스타킹도 당당히 신으라는 윌의 말을 받아들이며
지금 옷차림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도 당당히 신고 있는 그녀는
이제 자아독립한 여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내 생각 너무 자주 하지 말아요.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아마도 루이자는 이 약속은 지키지 못했을 것같다
윌을 많이많이 생각하면서 살 것이다
퐁네프 다리 옆의 도핀광장에 있는 노천카페를 찾아가라는 윌의 편지부분에서
나는 여행 중에 퐁네프다리 표지판을 보고
마치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수선스럽게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도핀광장으로 달려가 카페 미루키를 두리번 거리며 찾았겠지
나는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속 다리의 모습을 확인하고
마냥 즐거워했다
아 이런 모습이었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파리의 건물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구나 하면서
다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퐁네프다리에서 내려와 강가에 걸터앉아서는
하염없이 다리와 센강을 바라보던 기억이 지금도 참 생생하다
많은 사람들과 섞여 마치 파리지앵처럼 그렇게 보낸 시간이었다
두 영화의 결말은 확연히 다르지만
인간의 의지로 해낼 수 있는 부분들과
그 것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시각은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선택한 사고 후의 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가 윌이었다면,
내가 아담이었다면
또 내가 윌의 간병인 루이사였다면
아담의 연인이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