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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할게” 잼버리 스웨덴 대표단, ‘기념비’ 세운 이유
박선민 기자별 스토리 •19시간
잼버리에서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을 그리워하며 자체적으로 작은 기념식을 연 스웨덴 대원들. /인스타그램© 제공: 조선일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가장 먼저 철수 의사를 밝힌 뒤, 잼버리에 남기로 한 독일, 스웨덴 등의 스카우트 대표단들은 먼저 떠난 대표단을 향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웨덴 스카우트 대표단은 7일 인스타그램에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을 위한 ‘기념비’를 만드는 영상을 올렸다. 가장 먼저 철수 의사를 밝힌 영국 대원들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취지에서 제작한 것이다. 이를 보면, 스웨덴 단원들은 나뭇가지 등을 십자가 모양으로 엮은 뒤 “영국 대표단과의 소중한 기억을 우리가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스웨덴 스카우트 대표단은 이 같은 영상을 올리며 “우리 스카우트 대원들은 최근 며칠 동안 실망하고 슬퍼하는 영국 참가자들을 많이 만났다”며 “우리 바로 옆에서 지냈던 영국 대표단을 위해 스웨덴 대표단이 작은 기념식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스카우트 조직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대원들을 새만금 캠프에서 서울에 있는 호텔로 이동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영국은 이번 잼버리에서 가장 많은 45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을 파견했다. 영국의 철수 결정 이후, 미국과 싱가포르도 잇달아 조기 철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영국 대원들은 서울 용산과 종로 등지 호텔에 머물며 서울에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미국 대원들은 평택 주한 미군 험프리스 기지에 머물 예정이다. 싱가포르 대원들은 한국수자원공사 인재개발원으로 숙소를 옮기고 기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7일 전북 부안군 고사표 해수욕장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영외 활동을 즐기고 있다. /뉴시스© 제공: 조선일보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6일 밤 광화문 서울 시티투어버스에 탑승해 출발 전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조선일보
벨기에 참가단은 캠프를 떠나려다, 정부의 지원으로 상황이 안정됐다고 판단해 잔류를 결정했다. 이외에도 스위스·네덜란드·덴마크·핀란드·독일·스웨덴·스페인 등 유럽 국가를 포함, 총 150개 국가가 계속 잼버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일부 국가 대원들은 조기 퇴영한 참가단들을 향해 스웨덴 대원과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페인에서 온 16세 대원은 BBC에 “행사 첫날 여동생이 폭염으로 인해 병원에 실려 갔지만 지금은 회복돼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이제 한국에서 찬물과 선풍기, 그늘을 제공하는 등 상황이 나아졌는데 영국 등 일찍 나간 친구들과 계속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물 웅덩이 위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텐트를 치는 사진을 올린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 제공: 조선일보
한편 잼버리 야영장에서 연일 부실 준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이 오는 9일 태풍의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금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미 잼버리 야영장에서 물 빠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만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참가자들이 영지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 시내 대학교 기숙사와 각종 공기업 및 민간기업 연수시설 등으로 숙소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