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년 새 15만명 줄었는데, 사교육비 8000억원 늘어
중앙일보 2019.03.13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학원생
전체 초·중·고 학생 수는 줄어든 반면 총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7년 사교육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의 잇따른 사교육 절감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깜깜이 학종 탓 고액 사교육”
사교육 받는 학생 71 → 73%로
“복잡한 대학 입시 손질해야”
12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학생 수는 558만 명으로 전년(573만 명)보다 2.5%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사교육비 총액은 18조7000억원에서 19조5000억원으로 8000억원(4.4%) 증가했다. 물가상승률(2%)의 2배 수준이다.
이처럼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총사교육비가 증가한 원인은 사교육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7년 71.2%였던 사교육 참여율이 2018년 72.8%로 증가했다. 사교육 이용 시간도 주당 평균 6.1시간에서 6.2시간으로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급증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초등학생은 전년보다 1만원, 중학생은 2만1000원 늘었지만 고등학생은 무려 3만6000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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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지출 금액을 10만원 단위로 8개 구간을 나눠 살펴봤더니 최고 구간인 7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 지출자가 8.3%에서 9.9%로 늘었다. 60만~70만원은 4%에서 4.7%로, 50만~60만원도 6.1%에서 6.4%로 증가했다. 반면에 1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8.1%에서 7.8%로 감소했다.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답변한 비율도 28.8%에서 27.2%로 줄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유경 교육부 교육통계과장은 “고교 사교육비가 많이 오르면서 전체 사교육비 증가를 이끌었다”며 “대학입시에서 수험생들의 예측 가능성이 많이 흔들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확대되고 학생부에 대한 불신 등이 커지면서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사교육을 찾게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계에서는 대학입시 개편을 놓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 시기가 갑자기 미뤄지는 등 입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교육을 찾는 학생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는 학종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도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학종은 소논문과 대회 수상 실적 등 스펙이 중시되기 때문에 학종이 확대될수록 입시 컨설팅 수요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든 입시가 사교육의 영향을 받지만 수능은 학생 본인이 치르는 시험이지만 학종은 외부의 개입이 가능해 사교육의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복잡한 대학입시 구조도 문제다. 현재 입시는 크게 정시와 수시로 나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학생들은 학종, 내신, 수능, 논술 등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준비해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의 한 고교 진학교사는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은 내신 대비 학원, 수능 고난도 문제를 맞히기 위한 단과학원 등을 별도로 다닌다. 내신과 수능 어느 하나도 소홀히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부도 입시를 단순화하고 학종 등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책을 모색 중이다. 이날 교육부가 함께 발표한 사교육 대책의 핵심 또한 대학입시를 안정적으로 추진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대입 전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하유경 과장은 “대학의 평가기준과 선발 결과 공개를 확대해 입시의 투명성을 높이고 논술 등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큰 전형은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부에 소논문 기재를 금지하는 등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항목과 요소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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