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덮인 도솔봉 능선길을 걷고 있는 취재팀. 찬바람이 부는 몹시 추운 날이었다. |
“바람의 산에 쌓인 첫 눈 밟으며 정신 번쩍!”
죽령을 넘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민다. 작은 충격에도 깨질 듯한 차가운 긴장감이 가득한 날. 구름 한 점 없이 짙푸른 하늘이 오히려 불안해 보인다. 다행스럽게 미친 듯 날뛰던 지난밤의 돌풍은 잠잠해졌다. 이른 추위가 괴물의 야성을 잠재운 모양이다. 하지만 겨울철 소백산 자락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산행지로 소백산 조망이 좋은 도솔봉(兜率峰·1,314.2m)을 찾았다. 도솔봉은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의 뒷산이다. 게다가 겨울산행에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는 풍기온천도 가깝다. 차를 몰아 죽령 터널만 통과하면 호반풍광이 아름다운 충주호가 펼쳐진다. 송년산행지로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는 곳이다.
도솔봉 정상부의 바위지대.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이 시원스럽다. <보물찾기 사고 참조. 위치 ID:GKOOED#보물찾기> |
도솔봉은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사실 죽령에서 또 하나의 산군으로 분리된다. 풍기 벌판에서 봐도 도솔봉은 소백산과는 완전히 별개의 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독립성이 강하지만 어쩔 수 없이 큰 집의 그늘 아래 묶여 있는 것이다.
이 산군의 도솔봉이나 묘적봉은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이름을 지녔다. 단양 사동리(寺洞里)에 큰 절이 있었다는 전설도 전해 온다. 그 지역에서 보면 도솔봉 정상부의 장쾌한 암봉이 정면으로 솟아 있다.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산이다. 도솔봉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소백산에 버금가는 철쭉과 진달래 군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산꾼들은 5월 말에서 6월 초 만개하는 철쭉꽃 군락이 소백산보다 낫다고 주장할 정도다.
하지만 도솔봉은 국립공원 지역이라 산행에 제약이 많다. 정규 등산로로 열려 있는 곳이 백두대간 줄기인 묘적령~죽령 구간뿐이다. 나머지 지능선의 산길은 비정규 등산로로 묶여 있다. 또한 산불예방기간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구간이다. 올해도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산행이 금지된다. 그래도 12월 말에는 입산이 가능해 송년산행에는 지장이 없다.
눈이 쌓인 오름길에서 숨을 고르며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
눈 쌓인 능선에서 바람에 떨다
산불조심 깃발이 펄럭이는 죽령주막 앞에 커다란 누각이 새로 들어섰다. 그 바로 앞 주차장에도 못 보던 평상이 놓여 있었다. 죽령 옛길이나 소백산, 도솔봉 탐방객이 쉬어갈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산은 그대로지만 이렇게 주변은 변한다. 평상에 걸터앉아 배낭을 꾸리며 준비를 단단히 한다. 고갯마루는 조용해도 능선에 오르면 바람이 심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가을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겨울이잖아. 이런 날은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뒹구는 게 최고야.”
백은식씨의 불평 섞인 혼잣말을 들은 사진기자 염동우씨가 조용히 웃었다. 암묵적인 동의의 표시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이 사진 촬영에는 오히려 유리하다. 시야가 좋아 먼 곳까지 또렷하게 촬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혹한을 예상치 못해 채비가 부실했다는 점이다. 특히 장갑과 신발의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 고생이었다.
위) 삼형제봉 정상 부근의 전망대. 소백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장소다. 아래) 풍기 벌판에서 본 도솔봉. 머리에 구름을 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
죽령에서 소백산역으로 내려가는 옛길로 조금 내려서니 길이 두 가닥으로 갈린다. 왼쪽의 내리막길은 계곡을 타고 기차역으로 연결되는 죽령 옛길이다. 도솔봉으로 가려면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오른쪽 길을 따른다. 짙은 낙엽송 숲을 가르는 오솔길은 절정의 가을이었다. 가느다란 낙엽송 잎이 수북이 쌓인 산길은 부드럽고 느낌이 좋았다.
길옆으로 봉분 몇 개가 나타난 뒤 산길은 사면을 빠져나와 능선으로 붙는다. 잣나무 숲을 통과하며 경사가 가팔라진다. 주변에 철쭉 군락이 가득한 산길을 따라 오른다. 잠시 뒤에 좀더 뚜렷한 능선에 올라서는데, 이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정표에는 ‘죽령 1.3km, 도솔봉 4.7km’라고 써 있고, 그 아래 작은 석판이 하나 박혀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사고를 당한 이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기념물이다.
능선 방향 바뀌며 바람도 줄어
이정표가 있는 능선 남쪽 사면 아래로 작은 공터가 형성되어 있다. 그 바로 옆의 바위에 박혀 있는 호스에서 물이 흘렀다. 대간 종주팀에게 생명수를 공급하는 샘터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얼어붙을 확률이 높다. 도솔봉을 오를 때는 사전에 충분히 식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위) 소백산과 풍기의 명물이 된 죽령주막. <보물찾기 사고 참조. 위치 ID:GKOOEE#보물찾기> 아래) 죽령 꼭대의 표지석. 도솔봉과 소백산의 주요 산행기점이다. |
본격적인 능선길이 시작되며 어김없이 바람이 따라붙었다. 본격적으로 고도가 높아지며 눈도 깊어졌다. 도솔봉 능선은 1월에 버금가는 완벽한 겨울이었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렸다. 눈만 밖으로 드러내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워낙 능선이 좁은 데다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어 다른 방법이 없었다.
기자가 선두에서 급경사를 치고 오르자 뒤에서 곧바로 견제구가 날아왔다. “어이 그래도 너무 빨리 가지마. 땀나면 더 추워.” 맞는 말이니 반박도 못 하고 속도를 줄였다. 이런 혹한에는 쉬지 않고 꾸준히 걸어가며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산행법이다.
헬기장을 지나 또다시 나타나는 작은 공터를 통과하면 길은 잠시 가팔라졌다가 좀더 뚜렷한 능선으로 올라선다. 여기서부터 한동안 느슨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산길 옆에는 산죽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었다. 해발 1,000m를 넘는 고지대지만 단양 방면으로 보이는 집과 도로가 의외로 가깝다.
능선길은 1,286m봉 직전의 삼거리에서 갈라졌다. 이곳에 ‘죽령 3.3km, 도솔봉 2.7km’라 쓰인 이정표가 있다. 도솔봉으로 가려면 이 삼거리에서 왼쪽의 산 사면을 타고 진행한다. 1,286m봉 정상은 삼거리에서 오른쪽 산길로 100m 더 올라야 한다.
눈이 내리며 하룻밤 사이 가을에서 겨울로 변했다. |
산길이 동쪽으로 방향을 틀자 거짓말처럼 바람이 잦아들었다. 능선에서 약간 떨어진 작은 공터에 배낭을 벗고 앉아 햇볕을 즐겼다. 기온이 아침보다 많이 올랐지만, 바람 하나 없다고 날씨가 포근하게 변했다. 그렇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없었다. 눈이 녹으며 신발이 축축하게 젖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애매한 시기다.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선 다음, 내려선 만큼 가파른 바윗길을 오르게 된다. 침봉 3개가 연이어져 있는 일명 삼형제봉이라 불리는 구간이다. 여기서부터 도솔봉~묘적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능선에 암봉들이 도열해 있다. 기복이 심한 데다 양쪽 사면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특히 겨울철에 위험한 곳이다. 위험 구간에 계단과 밧줄이 설치되어 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짧게 오르락내리락하며 고도를 높여 가장 높은 봉우리에 섰다. 정상부의 바위지대에 오르면 풍기 일원의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그보다도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역시 소백산이다. 죽령에서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까지 이어진 긴 능선이 한 눈에 든다. 명산다운 준수하고 아름다운 산줄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삼형제봉 능선 마디마다 바위 전망대
삼형제봉 정상에서 도솔봉 쪽으로 200m 정도 가면 단양 방면 조망이 시원한 너럭바위가 나온다. 발아래 펼쳐지는 깊고 아련한 골짜기의 단풍이 우아하다. 과연 높고 큰 산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 전망대를 지나면 수직에 가까운 긴 계단이 앞을 막는다. 워낙 경사가 급하므로 조심스럽게 통과해야 할 구간이다.
계단 끝의 널찍한 안부에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1km 정도 더 가면 다시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이 바위지대를 타고 20분 정도 오르면 도솔봉 정상이다. 백두대간 산길은 도솔봉 정상부를 북쪽으로 우회하기 때문에 삼형제봉에서 접근할 경우 정상을 놓치기 쉽다. 정상에는 돌탑과 추락주의 안내판이 있으므로 이를 잘 보고 찾아가도록 한다.
도솔봉 정상은 바위 지대로 작은 평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 정상 표지석과 이정표 등이 세워뒀다. 주변에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우뚝하게 솟은 봉우리라 조망이 탁월하다. 풍기와 영주 일대의 벌판은 물론 월악산과 금수산 등 내륙의 산악지대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그래도 장벽처럼 건너편에 솟은 소백산 주능선이 가장 멋지다. 죽령에서 중계소,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까지 뚜렷하게 선을 그으며 이어지는 모습이 장쾌하다.
도솔봉 정상에서 묘적령까지는 4km 남짓한 거리다. 기복이 있긴 하지만 그리 먼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차를 세워둔 죽령까지 돌아가는 것이 문제다. 물론 정상에서 남서릉을 타고 바로 사동리 갈내골로 하산할 수 있고, 또는 헬기장에서 양장봉 능선으로 전구리로 내려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코스는 비지정 등산로라 출입을 통제한다. 묘적령에서 사동리로 내려서거나 고항치를 거쳐 옥녀봉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것은 합법적이다. 다만 산행이 길어지고 점점 죽령에서 멀어지는 것이 문제다.
왼) 겨울에도 푸른 산죽은 황량한 고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해준다. 오른) 낙엽송이 짙은 숲을 이룬 죽령 부근의 백두대간 길. |
가장 간단한 해법은 올라온 길을 되밟아 내려가는 것이다. 같은 산길을 왕복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산행 패턴이다. 그러나 자가용 차량을 찾아오기 위해서는 돌아가는 것이 가장 편하다. 취재팀도 그렇게 했다.
솔직히 죽령으로 돌아가는 길이 약간 지겨웠다. 하지만 올 때는 못 봤던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산길 옆의 교통호와 석판에 새겨진 이름도 뚜렷하게 보였다. 쌓였던 눈이 녹으며 산길도 변했다. 같은 길이지만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는 묘한 경험이었다.
산행의 재미는 이런 소소한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친환경 황토방에서 송년모임… 풍기 황토펜션
왼) 산죽 군락이 형성된 1,286m봉 부근의 산길. 오른) 삼형제봉에서 도솔봉 가는 중간의 전망장소. 뒤로 보이는 가장 높은 봉우리가 도솔봉이다. <보물찾기 사고 참조. 위치 ID:GKOOEF#보물찾기> |
“모닥불로 분위기 잡고,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등도 지지고”
풍기 시내에서 동양대학교 앞을 지나 삼가동으로 가는 길목에 독특한 형태의 흙집이 보인다. 풍기 황토펜션이다. 황토로 지은 건물로 뒤로 나지막한 산이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소백산 자락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송년파티를 즐기기 좋은 숙소다.
황토펜션의 특징은 황토와 숯, 소나무, 낙엽송, 황옥 등 천연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건물이라는 점. 2층 건물로 총 5개의 크고 작은 방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취사가 가능하도록 주방과 식당을 별도로 마련해 두었고, 콘도식으로 냉장고와 식기류 등을 갖췄다. 1층은 바비큐장이 객실에서 바로 연결되도록 설계해 편리하다.
건물 뒤편의 정자에서 불을 피우고 조리를 하며 송년파티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인원이 많을 경우 건물 앞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땅바닥에 바로 불을 피울 수는 없고 화로를 이용해야 한다. 바비큐 틀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펜션 주변을 깔끔하게 조경해 아름다운 정원 속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풍기 황토펜션 앞에서 화로에 숯불을 피워 놓고 송년파티를 벌이고 있다. |
황토방의 벽 두께가 50cm가 넘고 창문이 작아 분위기가 아늑하다. 천장은 소나무로 단장했고 가구 역시 나무를 사용해 자연스럽다. 반질반질한 황옥을 깐 바닥에 얇은 이불을 깔고 누우면 찜질방이 따로 없다. 소백산의 바람 소리를 잊고 조용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객실이다. 지친 몸을 충전하는 데 그만인 곳이다.
2~4인용부터 10~15인용 객실 5개를 갖췄다. 성수기 요금 11만~19만 원. 비수기 주중 7만~10만 원, 비수기 주말 9만~17만 원. 인터넷 홈페이지(www.loesspension.com)나 전화(054-637-7800)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주소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177-1.
삼가동 야영장 오토캠핑
비로봉 등산로 입구의 삼가동 야영장은 오토캠핑을 즐기며 송년파티를 하기 좋은 곳이다. 대형 텐트 30동 정도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의 야영장이다. 하지만 이곳은 겨울철 바람이 강하기로 유명한 장소다. 텐트와 타프가 망가지는 일이 빈번하다. 강풍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 캠핑카 사이트는 따로 없고 전기 사용은 불가능하다. 야간에 가로등 불이 들어온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야영장이지만 화로 사용은 제한하지 않는다. 엄동설한에도 화장실은 정상 가동한다.
탁월한 쾌적감을 자랑하는 황토펜션 실내. |
이용료는 어른 1,600원(성수기 2,000원), 청소년 1,200원(성수기 1,500원), 어린이 800원(성수기 1,000원), 승용차 기준 1일 주차비 4,000원(성수기 5,000원). 주소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320-1. 관리사무소 전화 054-638-2943.
[ 산행 길잡이 ]
12월 15일까지 통제, 왕복 산행에 7시간 이상 걸려
가을 분위기가 근사한 삼가동 야영장. |
죽령~도솔봉 코스는 겨울철 산불예방기간(11.15~12.15)에는 눈이 많이 내려 산불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입산을 통제한다. 12월에 산행을 계획한 다면 반드시 산길 통제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동일한 산행기점인 죽령에서 비로봉 방면, 희방사에서 연화봉 오르는 코스, 삼가동에서 비로봉으로 곧바로 오르는 풍기 방면의 코스는 연중 개방한다.
죽령에서 도솔봉까지는 편도 6km 거리로 왕복하면 12km다. 겨울철 하루 산행으로 빠듯한 거리다. 삼형제봉 구간의 기복이 심한 능선에서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길은 비교적 양호하며 이정표도 확실하다. 죽령에서 1.3km 거리의 능선 옆에 석간수가 나오는 샘이 있다. 하지만 겨울에는 얼어붙을 수 있으니 식수는 사전에 여유 있게 준비한다. 죽령에서 도솔봉을 왕복하려면 식사시간까지 포함해 7시간 정도 소요된다.
도솔봉에서 계속해 백두대간을 타고 묘적령까지 가려면 3km를 더 걸어야 한다. 하지만 묘적령에서 풍기나 단양 방면으로 하산하려면 갈 길이 멀다. 풍기의 옥녀봉자연휴양림으로 가려면 묘적령에서 능선을 타고 고항치(약 2km)까지 간 뒤 도로를 타고 내려선다. 고항치에서 휴양림까지 2km 거리. 묘적령에서 단양군 대강면 사동리로 하산하는 계곡길은 약 3km 거리다.
인삼순대국밥. |
교통
도솔봉 산행 기점인 죽령 아래 소백산(희방사)역이 있다. 이곳을 이용하면 기차 타고 가는 산행이 가능하다. 소백산역에 하루에 네 번 기차가 선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열차 두 편(06:00, 08:25)과, 안동에서 출발하는 상행선 열차 두 편(16:17, 18:15)이 소백산역에 선다. 2시간40분가량 소요. 요금 1만2,100원.
풍기역을 이용하면 시간 여유가 더 많아진다. 청량리 역에서 풍기행이 하루 8회(06:00, 08:25, 10:30, 13:00, 15:00, 17:00, 19:00, 21:00), 풍기에서 청량리행이 하루 8회(03:06, 07:57, 09:47, 11:43, 14:14, 16:10, 18:09, 20:04) 운행한다. 요금 1만2,500원.
풍기온천. |
풍기에서 죽령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요금 2만5,000원 선. 풍기 택시 054-636-8181.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에서 나와 5번 도를 타고 희방사 입구를 거쳐 죽령으로 오른다. 북단양 나들목을 거쳐 국도를 타고 올라도 된다. 죽령 꼭대기에는 넓은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풍기 방면의 죽령 주막 앞에도 작은 주차장과 새로 지은 누각이 자리 잡고 있다.
숙박(지역번호 054)
산행기점인 죽령에서 가까운 숙박시설은 희방사 입구의 시설지구에 몰려 있다. 희방모텔(638-8000)이 객실이 많고 비교적 규모가 크다. 풍기읍내의 풍기관광호텔(637-8800)은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사우나와 식당까지 갖추고 있어 편리하다. 민박과 펜션은 비로사 입구의 삼가동에 많은 편이다.
단양휴게소 뒤편의 산성에서 본 충주호 낙조. |
도솔봉에서 가까운 옥녀봉자연휴양림도 숙박지로 좋다. 하지만 주말에는 방을 잡기 힘들다. 예약은 홈페이지(www.oknyeobong.com)나 전화(4818-4052~3)로 가능하다. 온라인 예약은 전달 1일 오전 9시부터 인터넷을 통해 받는다. 숙소 요금은 평일과 성수기가 동일하다. 숲속의 집 4인용(26.44㎡) 6동 4만5,000원. 6인용(39.66㎡) 2동 6만5,000원. 콘도형 연립산막은 5명 기준(11평) 8실 5만5,000원. 단체용 15명(14평) 기준 복합산막 1실(총 2실) 10만 원이다.
데크를 설치한 야영장에는 화장실과 취사장이 딸려 있어 호젓한 막영을 즐기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11월부터 3월까지는 급수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야영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야영데크는 총 25개가 있고 사용료는 5,000원이다. 숙소와 야영데크 입실 시간은 오후 2시부터, 퇴실은 오전 11시다. 바비큐 그릴이나 화로를 이용해 숯불을 피우는 것은 가능하다.
맛집(지역번호 054)
풍기는 이곳의 특산물인 인삼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인삼을 이용한 튀김과 갈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풍기 시내의 복돌이순대(636-8882)는 순대에 인삼을 접목한 인삼순대국밥을 주 메뉴로 내세우는 곳이다. 순대국밥에 인삼을 넣어 알싸하게 씹는 맛이 독특하다. 기본이 되는 순대의 향과 맛이 인상적이다. 인삼순대국밥 6,000원, 순대국밥 5,000원, 모듬순대 1만4,000원.
풍기인삼갈비(635-2382)에서 한우인삼왕갈비와 인삼갈비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순흥 읍내리의 순흥전통묵집(634-4614)의 전통 메밀묵도 별미다. 묵밥 5,000원.
볼거리
풍기온천
풍기읍에서 희방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풍기온천은 아직 시설은 대중목욕장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온천이다. 하지만 온천물이 워낙 좋아 이용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하 800m의 심층에서 솟는 알칼리성 천연 원수를 사용해 산성화된 피부를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온천수의 성분은 유황과 불소, 중탄산이 주를 이루며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만성관절염, 신경통, 금속 중독, 동맥경화증, 당뇨병, 만성기관지염, 피부미용에 좋은 온천이다.
영주시에서 운영하며 남탕 250명, 여탕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금은 사우나 시설을 갖춘 목욕탕만 운영 중이나, 내년(2011년 11월 완공 예정)에는 대규모 온천테마휴양시설로 거듭날 예정이다. 야외 온천수영장 등 주요시설은 현재 온천이 있는 바로 옆에 짓는다. 풍기온천 개장시간은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입욕료는 성인 4,500원, 소인(7세 이하) 3,000원. 전화 054-639-6911~2.
충주호 낙조 드라이브 코스
충주호 드라이브 코스의 기점 역할을 하는 금월봉. |
금성면~청풍대교~옥순대교로 이어지는 환상의 길
도솔봉 산행을 마치고 모닥불 송년파티까지 끝냈다면 귀갓길에 들러볼 만한 곳이 바로 충주호다. 한국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인 충주호는 11월로 들어가며 만수위를 기록해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호수 주변을 둘러싼 월악산 등 절경의 산악지대의 풍광 역시 탁월하다. 이런 멋진 호숫가 주변 길을 드라이브하며 물 위에 비치는 낙조까지 본다면 더욱 낭만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충주호반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은 동부 지역인 제천시 청풍면 일대다. 월악산 일대의 산줄기가 호안을 이루고 있고 호숫가 드라이브 코스 역시 잘 나 있다. 이곳의 금성면 소재지~청풍대교~옥순대교 근처가 절경이다. 여기에 청풍문화재단지 옆 비봉산을 한 바퀴 돌아 나 있는 도로까지 더하면 40km 정도의 제법 긴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진행 방향은 제천 금성면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 주로 호숫가 방면으로 여러 들러볼 만한 명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명소마다 들르며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단양으로 빠져 고속도로를 타도록 한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내려다본 충주호. 만수위를 기록해 풍광이 그림 같다. |
금성면에서 시작해 호수가 보이기 시작할 즈음 처음 만나는 명소는 금월봉이다. 금월봉은 1993년 시멘트 제조용 점토 채취 중 땅 속에서 드러났다. 바위 형태가 기이해 동양화 속의 기암봉을 떠올리게 한다. 현재 금월봉 주변에 리조트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다.
금월봉 지나면 드라마 촬영장이 나온다. 바다같이 넓은 충주호 조망이 가능한 곳이다.
이곳에서 보는 낙조도 근사하다. 계속해 길을 따라 청풍 레이크호텔을 지나면 청풍랜드의 널찍한 주차장이 나타난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호반을 보면 물 위에 떠 있는 수경분수가 눈에 들어온다. 11월까지 주말이면 11시, 13시30분, 15시, 17시에 이 수경분수가 분출한다. 청풍호의 장관 가운데 하나로 꼽는 경관이지만 겨울철에는 볼 수 없어 아쉽다.
청풍대교를 건너면 청풍문화재단지다. 계속해 청풍면소재지로 갔다가 수산면 쪽으로 조금 더 가면 우측에 도곡리 방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을 통해 비봉산 주변의 조용한 호숫가 도로를 한 바퀴 돌아서 나온다. 그런 다음 다시 청풍면소재지 지나 청풍대교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 1km쯤 가면 언덕길 옆에 차를 세울 만한 공터가 있다. 이곳에서 보는 청풍대교와 충주호 풍광이 멋지다. 가끔 지나다니는 유람선까지 더해지면 그림 같은 풍경이 된다.
이에스리조트 앞을 지나면 길이 잠시 평탄하게 이어지다가 옥순대교가 가까워지며 굴곡이 심해진다. 경치도 한층 좋아진다. 옥순대교 북쪽 끝에 휴게소와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길 건너 전망대로 올라간다. 작은 정자를 세워둔 전망대에 서면 구담봉, 옥순봉 등 충주호를 둘러싼 수려한 산봉이 바로 앞에 서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옥순대교를 건너 직진하면 삼거리에서 36번 국도와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해 단양까지 진행한 뒤 단양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탄다. 원주 방향으로 갈 경우 단양휴게소를 들러 단양적성에 오르도록 한다. 산성에 오를 즈음이 일몰 시각이라면 충주호에 비치는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충주호 드라이브 코스의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