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긍정과 부정.'
8일 모로코전에서 보여준 한국대표팀의 경기력은 전,후반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전반 슈팅수 0.한국이 월드컵서 남미,유럽의 정상급팀들과 맞붙어도 몇차례의 슈팅은 날렸다.그러나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상대로 하프라인을 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한 전반은 한국 축구의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모로코전 전반은 98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0대5패),2000 시드니 올림픽 스페인전(0대3패)보다도 더 참혹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수비,미드필드,공격진의 간격이 넓어 최전방의 김도훈-고종수가 고립됐고 ▲모로코에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당했으며 ▲모로코 수비가 볼 가진 선수에게 프레싱을 할 때 수비 뒤의 공간으로 돌아들어가는 선수가 없어 횡패스나 백패스를 남발한 점 ▲고종수를 스트라이커로,심재원을 오른쪽 풀백으로 포진시킨 히딩크 감독의 선수 기용 미스 ▲초반 주도권 상실 후 자신감을 잃어 전체적으로 허둥대는 등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고종수를 왼쪽 날개로,유상철을 스트라이커로 보직 변경시키면서 페이스를 찾았다.몸싸움을 싫어하는 고종수가 왼쪽 터치라인에서 수비진의 마크를 덜 받고 자유롭게 개인기를 펼치며 경기를 주도한 것은 상당히 희망적이다.전반을 실패한 히딩크 감독의 전술 변경이 적중한 것이다.
한국은 후반에 2선(미드필드진)과 3선(수비진)을 앞으로 전진시켜 모로코 선수들을 압박했다.모로코의 패싱루트를 끊고 공격 전환을 빨리 하면서 전반에 보이지 못했던 정확한 패스 연결이 돼 후반에 주도권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수비수들이 맨투맨 수비를 하다 뚫리면 옆에 있던 동료가 지역을 커버하는 혼합형 수비(농구의 헬프 디펜스와 비슷함)의 완성도를 높이고 공격 때 부분 전술에 의한 패싱게임이 잘 되도록 '볼 없을 때의 움직임'과 '머리를 쓰는 창조적 플레이'를 익혀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개인기는 단기간에 늘 수 없지만 조직력을 바탕으로 2대1,3대2 등 수적 우세를 만드는 패싱 게임은 훈련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