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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脣 : 입술 순(肉/7)
亡 : 망할 망(亠/1)
齒 : 이 치(齒/0)
寒 : 찰 한(宀/9)
(유의어)
고장난명(孤掌難鳴)
독불장군(獨不將軍)
독장난명(獨掌難鳴)
보거상의(輔車相依)
순치보거(脣齒輔車)
순치지국(脣齒之國)
조지양익(鳥之兩翼)
보거(輔車)
이는 오복의 하나라는 말을 쓴다. ‘이가 자식보다 낫다’란 속담도 있다. 모두 우리 몸에서 그만큼 이(齒牙)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그런데 잇몸이 없으면(脣亡) 이가 시려(齒寒) 제대로 구실을 못한다. 이같이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이에 어느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이를 때 쓰는 성어다. 처음엔 하찮게 보이던 물건이 사실은 대단히 긴요한 것임을 강조할 때도 이 말을 쓴다.
기원전 770년~403년, 춘추시대(春秋時代) 강국 진(晉)나라의 이웃에 조그만 괵(虢)과 우(虞)라는 나라가 있었다. 진나라의 헌공(獻公)은 진작부터 이 나라를 합병하려고 호시탐탐(虎視眈眈) 노리고 있었지만 형제국인 두 나라가 힘을 합치면 쉽게 이길 수 없어 꾀를 냈다. 대부 순식(荀息)의 건의를 받아 명마와 구슬을 주면서 괵을 치려는데 우나라가 길을 내달라고 한 것이다.
보물을 보고 마음이 돌아간 우나라 임금에게 충신 궁지기(宮之奇)가 극구 말렸다. “괵나라와 우나라는 덧방나무와 수레(輔車相依/ 보거상의)나 입술과 이(脣亡齒寒)의 관계와 같이 의지하고 있는데 괵이 망하면 필히 우나라도 망합니다.” 충언이 먹히지 않자 궁지기는 떠났고 그 결과 우는 망했다.
보거상의(輔車相依)의 보(輔)는 수레의 양쪽 가장자리에 덧대는 덧방나무란 뜻 외에 광대뼈라는 뜻이 있고 거(車)는 수레바퀴라는 뜻 외에 잇몸이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조(僖公條)에 실린 이 말은 유래한 고사도 그렇지만 원래 가까운 이웃 나라가 망하면 다른 나라도 온전하기 어렵다는 비유였다.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명(明)나라가 조선에 출병하게 된 것도, 6·25 전쟁 때 모택동(毛澤東)이 참전을 결정한 것도 중국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입술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에는 기업이나 개인이나 상생을 할 때 꼭 필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어느 기업 연구소에서 연전 국내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힘이 되어준 습관을 조사했더니 19.7%가 순망치한(脣亡齒寒)으로 꼽았다는 것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또 서로 도우며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 또는 서로 도움으로써 성립되는 관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僖公) 5년조(五年條)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말엽(BC 655), 오패(五覇)의 한 사람인 진(晉)나라 문공(文公)의 아버지 헌공(獻公)이 괵(虢), 우(虞) 두 나라를 공략해 합병할 때의 일이다.
우나라와 괵나라는 주왕실(周王室)과 같은 희성(僖性)의 제후국이었는데 입술과 이와의 관계처럼 상호 의존하며 지내왔다. 두 나라의 영토는 진(晉)과 경계가 맞닿아 있었다. 당시 괵나라의 군주 이름은 추(醜)라고 했는데 병사의 일을 좋아하고 스스로 교만한 위인이라 수차에 걸쳐 진(晉)나라의 변경을 침입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변경을 지키는 진나라의 관리가 달려와 괵나라가 침략해 왔다고 사태의 위급함을 알려왔다. 진헌공(晉獻公)이 괵나라를 정벌하려고 대부 순식(荀息)을 불러 물었다. “괵나라를 정벌할 수 있는 계책이 있는가?”
순식이 “신이 듣기에 괵공(虢公)은 여색(女色)을 지나치게 좋아한다 합니다. 주군께서 성의를 다하여 나라 안에서 많은 미녀들을 구하신 후에 노래와 춤을 가르친 다음 화려한 마차를 준비하여 태워서 괵공에게 바치면서 우리를 낮추며 화의를 신청하면 괵공은 틀림없이 기뻐하며 미녀들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괵공이 미녀들에게 빠지게 된다면 정사에 소흘하게 되어 충성스러운 신하들과는 사이가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견융(犬戎)에게 많은 재물을 주어 괵나라의 국경 지방을 어지럽히게 한 후에 그 틈을 타서 우리가 공격을 한다면 괵나라를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식은 또한 다음과 같이 건의했다. “주군께서 우나라에 재물을 후하게 주어 우리를 먼저 믿게 한 다음에 우나라로 부터 길을 빌려 괵을 멸하는 것입니다. 우공(虞公)은 그 성격이 본래 탐욕스러운 사람이라 천하의 보물이 아니면 우공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반드시 우리나라의 두 가지 보물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단지 주군께서 허락하지 않을까 걱정될 뿐입니다.”
진헌공이 “무슨 보물인지 경(卿)은 말해 보라.”
순식이 대답하기를 “우공은 원래 벽(璧)과 양마(良馬)를 가장 좋아합니다. 주군께서는 수극지벽(垂棘之璧)과 네 필의 굴산지마(屈産之馬)가 끄는 수레가 있지 않습니까? 청컨대 이 두 가지 물건으로 우나라의 길을 빌려야 할 것입니다. 우공은 탐욕스러운 사람이라 옥과 명마에 욕심을 내어 우리의 계략에 떨어져 청을 들어 줄 것입니다.”
헌공이 즉시 벽(璧)과 명마를 순식에게 내주어 우공에게 바치도록 하였다.
우공이 진(晉)의 사신이 와서 괵을 정벌하기 위하여 길을 빌려 달라는 말을 듣고는, 처음에는 매우 노하였으나 진(晉)나라의 사신이 가져온 수극지벽(垂棘之璧)과 굴산지마(屈産之馬)를 보자 화를 가라앉히며 얼굴에는 금방 기쁜 기색을 띠었다.
우공이 손으로 벽(璧)을 만지면서 명마를 쳐다보며 순식에게 물었다. “이것들은 귀국의 갖고 있던 천하의 보물인데 어찌하여 나에게 주는 것인가?”
순식이 “우리 군주께서는 주군의 어진 마음을 평소에 흠모하던 중 우나라의 강성함을 두려워하여 감히 사사로이 이렇게 귀한 보물을 갖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대국에 바쳐 환심을 사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공이 “그렇다 하더라도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을 것 아닌가?”
순식이 “괵나라가 여러 번에 걸쳐 우리의 남쪽 변경을 침략해와 사직이 위태롭게 생각되어 이렇듯 뜻을 굽혀 수호를 청하는 것입니다. 금일 우리와 괵국이 맺은 조약서의 글씨가 아직 마르기도 전임에도, 괵나라는 우리의 변경을 어지럽히면서 오히려 우리를 비난하고 있어 우리 군주께서 귀국의 길을 빌려 괵국을 토벌하여 그 죄를 묻고자 합니다. 다행히 괵국을 쳐서 승리를 한다면 노획하게 되는 모든 전리품은 군주께 바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주군께서는 군주님과 우호 관계를 맺고 영원토록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십니다.”
우공이 이 제의를 수락하려 하자 중신 궁지기(宮之奇)가 극구 반대했다. “전하, 괵나라와 우나라는 한 몸이나 다름없는 사이입니다.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망할 것이옵니다. 옛 속담에도 ‘덧방나무와 수레는 서로 의지하고(輔車相依),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란 말이 있사온데, 이는 곧 괵나라와 우나라를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되옵니다. 그런 가까운 사이인 괵나라를 치려는 진(晉)나라에 길을 빌려 준다는 것은 언어 도단이옵니다.”
우공이 “경은 진(晉)나라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소. 진나라와 우리 우나라는 모두 주황실(周皇室)에서 갈라져 나온 동종의 나라가 아니오? 그러니 해를 줄 리가 있겠소?”
궁지기가 “괵나라 역시 동종이옵니다. 그러하오나 진(晉)나라는 동종의 정리를 잃은 지 오래이옵니다. 예컨대 지난날 진나라는 종친인 제나라 환공(桓公)과 초나라 장공(莊公)의 겨레붙이까지 죽인 일도 있지 않사옵니까? 전하, 그런 무도한 진나라를 믿어선 아니 되옵니다.”
그러나 재보(財寶)에 눈이 먼 우공은 결국 진나라에 길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자 궁지기는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일가 권속을 이끌고 우나라를 떠났다.
그 해 12월, 괵나라를 멸하고 돌아가던 진나라 군사는 궁지기의 예언대로 단숨에 우나라를 공략하고 우공을 포로로 잡아갔다. 염옹(髥翁)이 시(詩)를 지어 우공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璧馬區區雖至寶(벽마구구수지보)
請將社稷較何如(청장사직교하여)
不誇荀息多奇計(불과순식다기계)
還笑虞公眞是愚(환소우공진시우)
수극지벽(垂棘之璧)과 굴산지마(屈産之馬)가 비록 천하의 보물이었다지만 어찌 한 나라의 사직과 비교를 할 수 있겠는가? 지혜있는 순식의 교묘한 계책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하더라도 우공이야말로 진실로 어리석어 비웃지 않을 수 없구나
이때부터 입술과 이의 관계처럼 결코 끊어서는 안 되는 관계를 가리킨다. 즉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서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한 관계를 이를 때 쓰는 말이다.
동의어로 순치지국(脣齒之國), 순치보거(脣齒輔車), 순치상의(脣齒相依), 순치지세(脣齒之勢), 보거상의(輔車相依), 족한상심(足寒傷心)가 있으며, 유사어로 조지양익(鳥之兩翼), 거지양륜(車之兩輪), 독불장군(獨不將軍), 독장난명(獨掌難鳴), 고장난명(孤掌難鳴) 등이 있다.
흔히들 ‘난 너 없인 못살아’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순망치한과 비슷한 뜻일 것이다. 사람마다 누구든지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더 잘할 수 있고,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특히 일할 때 더 크게 작용한다. 삼국시대(三國時代)의 유비(劉備)와 관우(關羽)와 장비(張飛)는 순망치한(脣亡齒寒) 같은 사이이다. 항상 옆에 있어서 소중함을 모를 때도 있지만, 없어지면 위태로워진다.
옛날 우리 속담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이런 경우 잇몸은 온전할 리가 만무할 것이며 또한 제대로 씹지 못한 음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결국에 가서는 우리 몸은 크게 병들게 될 것이다.
또 밥을 먹을 때 입술이 없다고 못 먹는 것은 아니다. 이만 있어도 얼마든지 음식을 씹을 수 있으니 입술은 별로 소용없는 것 같지만 만약 입술이 없다면 이는 시릴 것이다. 즉, 이와 잇몸은 서로를 도와주는 보완 관계이지 서로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이대로 잇몸은 잇몸대로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서로를 보완해주는 것이야말로 서로의 존재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향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에 나에게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조직 내에서도 자신이 볼 때에는 상대의 존재가 미미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역할은 존재한다. 가장 훌륭한 조직은 서로간의 이질성을 이해하고 서로 본받고 도와주며 하나가 되는 조직이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없다. 하나보다는 둘이 강하다. 씨앗 한 알이 땅에 떨어져서 홀로 싹을 틔울 수는 없다. 싹을 틔울 수 있는 적절한 토지에 적당한 양의 빛과 물이 있어야 싹을 틔우고, 꽃이 피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도 홀로 태어나서 홀로 잘난 삶을 살 수는 없다.
우리가 사회에서 승리하고, 얻고자 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서로가 돕고 협력하여 혼자일 때보다 더 강해져 승리 할 확률을 높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사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서로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혼자라면 스스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독불장군이라고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뜻으로 서로의 존재가 아무리 미미하더라도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여럿이 힘을 합칠 때 진정한 조직의 개체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함께 일하는 것이 서로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도 서로를 위하고 지키려는 조직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CPU를 잘 만드는 회사로 손꼽히는 인텔(intel)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 예이다. 두 기업은 서로 협력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 MS의 운영체제는 대개 인텔의 CPU에 의존해 만들어지고, 인텔의 CPU도 MS의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텔은 고성능 CPU를 만들고 MS는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는 운영체제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업그레이드를 부추겨 많은 돈을 번다.
만약 둘 중 어느 한 기업이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둘 다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두 기업의 관계는 서로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밀접한 것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서로 의지하는 관계에서 그 관계를 끊으려는 생각은 참 엉뚱하고 어리석은 생각이며, 자멸과 자망(刺網)을 부르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도움을 받고 있으면서 그 관계를 끊으려는 생각은 미처 하나만 보고 그 내면에 가려진 여러 가지 변수들을 보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짓이다.
서로 돕고 도우며 사는 공생의 대표적인 예인 악어와 악어새도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악어는 악어새를 절대로 죽이지 않는다. 악어새는 악어의 이빨에 낀 음식 찌꺼기들을 양식으로 먹고, 악어는 악어새가 자신의 이빨에 낀 음식 찌꺼기들을 먹어줌으로써 이빨이 썩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렇듯 서로 돕고 도우며 살아가야 생존이 가능하다.
이런 작은 생명체마저도 공생의 관계 속에서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여 살아가는데, 우리의 기업들은 이런 자연의 이치를 보고 하나보다는 둘이 강하다는 것을, 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한시외전(漢詩外傳)에나오는 이야기로 괵나라의 임금이 나라가 망하자 도망가면서 마부(馬夫)와 대화한 내용이다.
옛날 괵나라 임금이 나라가 망하여 도망을 가던 중이었다. 임금이 마부에게 목이 마르다고 하자 마부는 곧 맛있는 술을 바쳤다. 또 배가 고프다고 하자 고기반찬을 곁들인 식사를 대령하였다.
임금왈 “어떻게 해서 대령하였느냐?”
마부왈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임금왈 “왜 미리 준비해 두었더냐?“
마부왈 “임금님께서 도망가실 때 굶주리고 목이 마르실까 봐 준비했습니다.”
임금왈 “그럼 너는 내가 망하게 되리라는 걸 알았던 모양인데, 왜 진작 간하지 않았느냐?”
마부왈 “임금께서는 아첨하는 말을 좋아하시고 올바른 말은 싫어하셨습니다. 저도 간언을 드릴까 생각해 보았으나 나라가 망하기 전에 제가 먼저 죽게 될 것 같아 그만 두었습니다.”
임금왈 “그래? 그럼 내가 망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
마부왈 “임금께서 망하신 것은 지나치게 현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임금왈 “현명한 사람이 번성하지 않고 망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
마부왈 “임금님 주위에 임금님보다 현명한 사람이 없고 임금님 혼자 현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임금은 마부의 말을 듣고 기뻐서 수레에 몸을 기댄 채 웃으며 말했다. “허허, 똑똑한 내가 이런 어려움을 겪게 되다니...”
말을 마치자 그는 온몸에 힘이 빠지고 극도로 피곤함을 느껴 마부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마부는 살며시 자기 무릎을 빼고 대신 돌을 베게로 받쳐주고는 떠나 버렸다. 그 후 임금은 들판을 헤매다가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고 말았다.
아첨하는 말만 듣고 충언을 들으려 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바른 말을 하려 하지 않는다. 바른 말을 하는 신하는 곧 도태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또한 똑똑한 지도자가 망한 이유는 혼자서 똑똑했기 때문인데, 사실은 임금이 가장 똑똑한 게 아니고, 아무도 그 앞에서 입을 열지 않으니 그렇게 착각한 것이라 생각된다.
나 혼자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똑똑한 사람일까?
회사에서 회의를 열 때, 진행자 스스로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아는 것이 많다고 여기며 회의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거나, 아랫사람의 의견을 다 듣지 않고서 자기 주장이나 의견만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회의는 회의장이 아니라 졸음이 엄습하는 연설장으로 바뀔 것이 뻔하다. 그러한 회의에서는 의견교환이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물론 참석자들이 절대 의견다운 의견을 내 놓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생각이 모두에게 팽배한 것이다.
회의 진행자나 윗사람은 자신이 풍부한 정보를 가졌어도 많이 알고 있지 못하며 정보가 없는 듯이 행동하면서 묵묵히 아랫사람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언로가 열린 채 활발한 의견교환이 가능해져, 마치 새벽 어시장의 활기를 보듯 좋은 발상이 튀어나오고 활기띠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삼각형에서 두 변 길이의 합은 빗변의 길이 보다 길다. 즉, 빗변이 아무리 길어도 남은 두변의 길이를 합친 것 보다는 짧다는 것이다.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만 갖고 경쟁에 나설것인가? 아니면 세변의 길이를 합쳐 대항할 것인가? 내 지혜에 조직 내 다른 사람의 지혜를 합치면 훨씬 더 큰 성과를 끌어 낼 수 있다. 아직도 나 혼자 모든 일을 할 것인가?
또한 삼각형의 빗변이 스스로 길다고 아무리 뽐내보아도 단지 세변 가운데 다른 두변보다 조금 길 뿐이다. 남은 두 변을 빼놓고 빗변만 있어서는 삼각형을 절대 완성할 수 없다.
부부관계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가 입술이 되고 누가 그 안에 있는 이가 되던지 간에 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한평생을 살아가는 이 세상에 둘도없이 가까운 관계이다.
남편은 아내의 든든한 방패요 기대어 쉴 수 있는 커다란 나무와 같은 존재이고, 아내 또한 남편의 아늑한 안식처이자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주는 원천과도 같은 존재이니 이 둘의 관계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자고로 부부는 일심동체라 했으니 어느 하나가 온전치 못하면 결국 하나의 마음과 온전한 형태를 갖출 수 없게 되므로 서로가 서로를 귀하고 귀하게 여기며 아름답게 살아가야 하는 관계이다.
오늘날 부부들이 너무나도 쉽게 헤어지는 세태에 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고사성어의 뜻을 많은 부부들이 새롭게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산소는 세포속에서 엽록체가 이산화탄소와 물을 산소와 생화학 물질로 바꾸기 위해 태양광을 이용하는 가운데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부분의 산소는 식물과 조류를 먹고 사는 소비자인 동물들에 의해서 다시 사용되는데 동물들은 먹이를 산화시킴으로써 이산화탄소를 대기와 해양으로 내놓는다.
처음부터 생산자, 즉 광합성 생물들은 소비자들과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하는 관계를 맺어야만 했다.
생산자들은 자신들이 잡아 먹히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있음으로 해서 생산자들은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또한 더욱 큰 식물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삼계만유(三界萬有) 가운데 연기적(緣起的) 존재 아닌 것이 그 무엇이던가?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멸하므로 이것도 멸한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에도 2만여개의 아주 작은 부품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하나하나의 부품들에는 또 얼마나 작고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중중무진연기(重重無盡緣起)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서로간에 긴밀하게 상보적이고 협력적이며 때로는 서로가 서로를 제어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처럼 스스로를 내세워 싸우는 일은 찾아 보기 힘들다.
언제 그 부품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스스로를 내세우는 일이 있었던가? 그저 자동차라고 하는 하나의 인연을 자신의 자리에서 그저 그렇게 묵묵히 따르고 있을 뿐 아니던가?
우리 몸에 붙어 있는 기관들을 생각해 보라. 눈이, 귀가, 코가, 혀가 스스로를 드러내려고 서로를 비하하고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어디부터가 눈이고, 어디부터가 귀며, 또 어디부터가 코며, 어디부터가 혀인가?
겉으로 보면 그들을 서로 다른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입 안에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경계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그들 사이에 어떤 경계가 있어 나요 너요 하는 다툼이 있는가? 몸이라고 하는 하나의 기관에 속한 다른 작용이며 명색일 뿐이지 않는가?
그러나 그들은 결코 스스로를 드러내려고 서로 갈등하는 일이 없다. 보이지 않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알게 모르게 협력하면서 스스로를 내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몸이라는 하나의 인연을 따라 거기 그렇게 인연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입술이 사라지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다. 입술과 이는 명색으로 보면 분명 둘이지만 둘이 아니다. 입이라고 하는 하나의 작은 기관의 다른 작용일 뿐이다.
연기법(緣起法)을 이처럼 잘 드러내는 말도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네가 있음으로 내가 있다. 네가 있어서 내 공부가 더 익을 수 있고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런 일인가?
나라는 한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나와 남의 경계가 생겨나기에 그렇게 많은 선현들이 무경계(無經界)와 무아(無我)를 이야기 한 것 아니겠는가? 진인(眞人)들이 스스로를 감추려 한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스스로를 드러내려 한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다만 그저 그렇게 고요하고 적정할 뿐이다.
이것이든 그것이든 모두 하나일뿐이다. 아니 하나이면서도 하나가 아니다. 팔과 다리가 이름과 작용이 다르긴 하지만 몸이라는 하나의 범주속에서 둘이 아님과 같다.
주춧돌과 대들보가 서로를 내세우려고 자리 다툼을 한다면 집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명색이 대들보요, 주춧돌일 뿐 집이란 범주 안에서는 주춧돌도 아니요 대들보도 아니며 하나의 다른 명색이며 작용일 뿐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 주변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의지하며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과 친해지려면 그에게 시간을 내줘야 한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으면 친밀함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시간을 내주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가족, 연인, 친구, 고객에게 시간을 내줘야 한다. 시간은 무척 빨리 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순망치한(脣亡齒寒)같은 관계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이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라는 말이다.
춘추시대 말엽 진나라 헌공은 괵나라를 공격할 야심을 품고 우공에게 우나라를 지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진나라와 괵나라 사이에 우나라가 있어 우나라 땅을 통과하지 않고는 괵나라 공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우나라의 현인 궁지기가 헌공의 속셈을 꿰고 우왕에게 간언했다. “괵나라와 우나라는 한몸이나 다름없어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망할 것입니다.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는 서로 의지하고(輔車相依),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고 했습니다. 이는 바로 괵나라와 우나라의 관계를 말한 것입니다. 결코 길을 빌려줘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왕은 진나라의 뇌물 공세에 판단이 흐려졌다. “진나라와 우나라는 동족의 나라인데 진이 어찌 우리를 해치겠소.” 우왕은 궁지기의 충언을 한쪽 귀로 흘려버렸다.
궁지기는 “우나라는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 이 말을 남기고 후환을 피해 가족과 함께 우나라를 떠났다.
궁지기의 예언은 적중했다. 진나라는 그해 괵나라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나라까지 침공해 우왕을 사로잡았다. 우왕은 궁지기를 그리며 땅을 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공자가 편찬한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얘기다.
입술(脣)이 망가지면(亡) 이(齒)가 시리다(寒). 그건 입술과 이가 둘이 아니라 하나인 까닭이다.
덧방나무(輔)와 바퀴(車)는 서로 의지해야 수레가 제구실을 한다. 새는 두 날개가 있어야 날고, 만물은 음양이 조화를 이뤄야 번성한다.
입술과 이,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처럼 하나가 망가지면 다른 하나가 무용지물이 되는 관계는 세상에 무수하다. 이 시대의 화두인 ‘윈-윈’도 결국 상대의 가치를 인정해 ‘우리’라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거다.
▶️ 脣(입술 순, 꼭 맞을 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辰(신, 순)으로 이루어졌다. 입술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脣자는 ‘입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脣자는 辰(지지 진)자와 ⺼(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辰자는 조개 모양으로 생긴 낫을 그린 것이다. 脣자는 이렇게 조개 모양의 낫을 그린 辰자를 응용한 글자로 사람의 ‘입술’을 뜻하고 있다. 왜냐하면, 조개가 입술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脣(순, 민)은 ①입술 ②가장자리 ③둥근 물건의 둘레 그리고 ⓐ꼭 맞다(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입술 문(吻)이다. 용례로는 입술 끝을 순두(脣頭), 두 입술 사이나 아랫입술과 윗니 끝 사이에서 나는 닿소리를 순음(脣音), 입술과 이로 서로 이해 관계가 밀접함을 순치(脣齒), 입술과 혀로 수다스러움이나 말을 잘함을 순설(脣舌), 무덤 앞에 평평한 땅의 앞을 순전(脣前), 입술의 모양을 순형(脣形), 입술에 나는 종기를 순종(脣腫), 입술이 갈라지는 병을 순창(脣瘡), 입과 입술을 구순(口脣), 아랫 입술을 하순(下脣), 여자의 아름다운 붉은 입술을 단순(丹脣), 선천적으로 윗입술이 세로로 찢어진 사람 또는 그렇게 찢어진 입술을 결순(缺脣), 옷 입술이 세로로 찢어져 토끼의 입술처럼 생긴 입술을 토순(兔脣), 위로 들린 입술을 건순(乾脣), 입술을 비쭉거리며 비웃음을 반순(反脣), 옥 같이 아름다운 미인의 입술을 옥순(玉脣), 여자의 붉은 입술을 홍순(紅脣), 입술을 놀림을 농순(弄脣), 남의 무덤 앞을 파해치는 일을 파순(破脣),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과 이와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처럼 따로 떨어지거나 협력하지 않으면 일이 성취하기 어려운 관계를 이르는 말을 순치보거(脣齒輔車), 입술과 이와의 뗄 수 없는 관계와 같이 서로 의지하고 서로 영향을 끼치는 형세를 순치지세(脣齒之勢), 윗입술이 위로 치 들려서 이가 드러나 보임을 건순노치(乾脣露齒), 입술을 태우고 혀가 마른다는 뜻으로 극렬하게 논쟁을 한다는 말을 초순건설(焦脣乾舌), 붉은 입술과 하얀 이란 뜻으로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이르는 말을 단순호치(丹脣皓齒) 등에 쓰인다.
▶️ 亡(망할 망, 없을 무)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兦(망)이 본자(本字),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망하고 도망해 와서 숨는다는 뜻이 합(合)하여 망하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亡자는 ‘망하다’나 ‘도망가다’, ‘잃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亡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돼지머리와는 관계가 없다. 亡자의 갑골문을 보면 칼날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칼날이 부러졌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칼날이 부러졌다는 것은 적과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亡자는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의미에서 ‘멸망하다’나 ‘도망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전쟁에서의 패배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亡자에는 ‘죽다’나 ‘잃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亡(망, 무)은 ①망하다, 멸망하다, 멸망시키다 ②도망하다, 달아나다 ③잃다, 없어지다 ④없애다 ⑤죽다 ⑥잊다 ⑦업신여기다, 경멸하다 ⑧죽은, 고인(故人)이 된 그리고 없을 무의 경우는 ⓐ없다(무) ⓑ가난하다(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이룰 성(成), 있을 유(有), 일 흥(興)이다. 용례로는 죽은 아버지를 망부(亡父), 망명해 온 사람을 망객(亡客), 아주 주책없는 사람의 낮은 말을 망골(亡骨), 패가망신할 못된 짓을 망덕(亡德), 죽은 며느리나 죽은 아내를 망부(亡婦), 망할 징조를 망조(亡兆), 죽은 뒤를 망후(亡後), 망할 조짐을 망괘(亡掛), 집안이 결딴남을 망가(亡家), 망하여 없어진 나라를 망국(亡國), 있는 것을 아주 없애 버림을 망살(亡殺), 사람의 목숨이 끊어져 죽는 때를 망종(亡終),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일을 망축(亡祝), 무례한 언동을 망상(亡狀), 죽은 사람의 혼을 망혼(亡魂), 장사葬事를 치르는 동안에 죽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망인(亡人), 손아래 사람의 죽은 날을 망일(亡日), 죽은 아이를 망아(亡兒),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망신(亡身), 죽은 사람의 영혼을 망령(亡靈), 자기 나라의 정치적 탄압 따위를 피하여 남의 나라로 몸을 옮김을 망명(亡命), 피하여 달아남이나 쫓기어 달아남을 도망(逃亡), 망하여 없어짐을 멸망(滅亡), 꺼져 없어짐을 소망(消亡), 잘 되어 일어남과 못 되어 없어짐을 흥망(興亡), 잃어 버림이나 망하여 없어짐을 상망(喪亡), 싸움에 져서 망함을 패망(敗亡), 쇠퇴하여 멸망함을 쇠망(衰亡), 위태로워 망하려 함을 위망(危亡), 사냥이나 주색의 즐거움에 빠짐을 황망(荒亡),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실패한 후에 일을 대비함 또는 이미 어떤 일을 실패한 뒤에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망양보뢰(亡羊補牢),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려움 또는 방침이 많아 할 바를 모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망양지탄(亡羊之歎), 나라가 망함에 대한 탄식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탄(亡國之歎), 나라를 망치는 음악이란 뜻으로 저속하고 난잡한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음(亡國之音), 망하여 없어진 나라의 백성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민(亡國之民),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물건을 얻거나 잃거나 함에 있어 그 이해를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을 망극득모(亡戟得矛), 죽을 죄를 저지른 사람이 몸을 감추어 멀리 도망함을 일컫는 말을 망명도주(亡命逃走) 등에 쓰인다.
▶️ 齒(이 치)는 ❶형성문자로 歯(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 치)와 이를 물고 있거나 잘 움직여 씹거나 함을 나타내는 나머지 글자의 합자(合字)로 이를 뜻한다. 이는 생장(生長)과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나이의 뜻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齒자는 '이빨'이나 '어금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齒자를 보면 크게 벌린 입과 이빨이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止(발 지)자가 더해지면서 입이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다. 齒자는 이렇게 이빨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지만 때로는 '나이'나 '순서'를 뜻하기도 한다. 이빨이 가지런히 나열된 모습이 '순서'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齒(치)는 ①이(=齒) ②나이 ③어금니 ④연령(年齡) ⑤나란히 서다 ⑥병렬(竝列)하다 ⑦벌이다 ⑧언급(言及)하다 ⑨제기(提起)하다 ⑩동류(同類)로 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이가 많고 덕행이 높음을 치덕(齒德), 나이의 차례를 치서(齒序), 이의 점잖은 일컬음을 치아(齒牙), 이가 박혀 있는 상하 턱뼈의 구멍을 치조(齒槽), 齒根 치근이의 치조 속에 있는 부분을 치근(齒根), 이의 속에 있는 빈 곳을 치강(齒腔), 이촉을 싸고 있는 살을 치경(齒莖), 이를 전문으로 치료하고 연구하는 의학의 한 분과를 치과(齒科), 잇몸이 튼튼하지 못하여 잘 붓고 피가 모이는 증세를 치담(齒痰), 이의 표면 특히 이의 안쪽 밑동 부분에 침에서 분비된 석회분이 부착해 굳어진 물질을 치석(齒石), 이를 닦는 데 쓰는 약을 치약(齒藥), 잇몸이 부어서 곪는 병을 치옹(齒癰), 이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살을 치육(齒肉), 이가 쑤시거나 몹시 아픈 증상을 치통(齒痛),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벌레먹은 이를 충치(蟲齒), 희고 깨끗한 이를 호치(皓齒), 늙은이의 이를 노치(老齒), 만들어 박은 이를 의치(義齒), 같은 연령을 동치(同齒), 늘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옹치(雍齒), 소리를 내며 이를 갊을 교치(咬齒), 새해가 되어 나이를 더 먹음을 가치(加齒),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햇수를 연치(年齒), 이를 닦고 입안을 가셔 내는 일을 양치(養齒), 입술과 이로 서로 이해 관계가 밀접함을 순치(脣齒),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아치(牙齒), 나이가 한 살 더함을 첨치(添齒), 이를 꽉 물다라는 뜻으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합치(合齒), 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을 고치(固齒),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 있다는 뜻으로 강한 자는 망하기 쉽고 유연한 자는 오래 존속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치망설존(齒亡舌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있던 것이 없어져서 불편하더라도 없는 대로 참고 살아간다는 말을 치망순역지(齒亡脣亦支), 배냇니를 다 갈지 못하고 머리는 다박머리라는 뜻으로 아직 나이가 어림을 이르는 말을 치발부장(齒髮不長),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순망치한(脣亡齒寒), 붉은 입술과 하얀 이란 뜻으로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이르는 말을 단순호치(丹脣皓齒),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다는 뜻으로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임을 일컫는 말을 절치부심(切齒腐心), 붉은 입술과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주순호치(朱脣皓齒), 이를 갈고 팔을 걷어올리며 주먹을 꽉 진다는 뜻으로 매우 분하여 벼르는 모습을 이르는 말을 절치액완(切齒扼腕),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함을 이르는 말을 각자무치(角者無齒), 입술과 이나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처럼 따로 떨어지거나 협력하지 않으면 일이 성취하기 어려운 관계를 이르는 말을 순치보거(脣齒輔車), 붉은 입술과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호치단순(皓齒丹脣), 입술과 이의 관계처럼 이해 관계가 밀접한 나라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순치지국(脣齒之國), 붉은 입술에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주순백치(朱脣白齒),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맑은 눈동자와 흰 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명모호치(明眸皓齒) 등에 쓰인다.
▶️ 寒(찰 한)은 ❶회의문자로 집에서는 풀을 깔고 잘만큼이라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艸+艸(맹; 풀), 人(인)의 합자(合字), 춥고 밖에서는 얼음이라는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의 언다는 데서 춥다를 뜻한다. 집안에 풀을 깔고 사람이 누운 모양, 추위를 나타내며,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는 얼음으로 역시(亦是) 추위를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寒자는 ‘차다’나 ‘춥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寒자의 금문을 보면 宀자와 艹자, 人(사람 인)자, 冫(얼음 빙)자가 그려져 있었다. 특히 사람의 발이 크게 그려져 있고 그 아래로는 얼음이 있다. 발아래에 얼음을 그린 것은 집안이 매우 춥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불도 없이 풀(艹)을 깔고 있으니 추위를 견디기가 어려운 모습이다. 해서에서는 모습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寒자는 이렇게 변변한 이불도 없이 차가운 방 안에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차다’나 ‘춥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寒(한)은 ①차다, 춥다 ②떨다 ③오싹하다 ④어렵다 ⑤가난하다, 쓸쓸하다 ⑥식히다 ⑦얼다 ⑧불에 굽다, 삶다 ⑨중지하다, 그만두다 ⑩침묵하다, 울지 않다 ⑪천하다, 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가 낮다 ⑫추위 ⑬절기(節氣)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찰 냉(冷), 서늘할 량(凉), 찰 름(凜)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더울 서(暑), 따뜻할 난(暖)이 있다. 용례로는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가엾고 딱함을 한심(寒心), 춥고 차가움을 한랭(寒冷), 겨울철에 기온이 급작스레 내려가는 현상을 한파(寒波), 추위를 느끼는 병을 한질(寒疾), 가난하고 지체가 변변하지 못함을 한미(寒微), 추위와 더위 또는 겨울과 여름을 한서(寒暑), 추위로 말미암아 받은 손해를 한해(寒害), 겨울철의 찬 기운을 한기(寒氣), 살갗에 느끼는 차가운 감각을 한각(寒覺), 찬 기운과 서늘한 기운을 한량(寒凉), 가난하나 깨끗함을 한소(寒素), 몸에 열이 나면서 오슬오슬 춥고 괴로운 증세를 오한(惡寒), 몹시 심한 추위를 혹한(酷寒), 추위를 막음을 방한(防寒), 지독한 심한 추위를 극한(極寒), 몹시 혹독한 추위를 열한(烈寒), 추위를 피하여 따뜻한 곳으로 옮김을 피한(避寒), 찬바람을 쐬어 생기는 오한을 객한(客寒), 모진 추위나 추위의 괴로움을 고한(苦寒), 배고픔과 추위를 기한(飢寒), 추위를 견딤을 내한(耐寒), 친족이 없이 고독하고 가난함을 단한(單寒), 찬 것이 오면 더운 것이 가고 더운 것이 오면 찬 것이 감을 한래서왕(寒來暑往),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순망치한(脣亡齒寒),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두한족열(頭寒足熱), 외로이 자는 방안의 쓸쓸한 등불이라는 뜻으로 외롭고 쓸쓸한 잠자리를 이르는 말을 고침한등(孤枕寒燈), 봄 추위와 노인의 건강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이 오래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춘한노건(春寒老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