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美학부모 “참가에 900만원, ‘환불’소송 벌어지면 동참하겠다”
입력 2023. 8. 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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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현장을 떠나거나 짐을 꾸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자식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보낸 미국 대표단의 한인 학부모는 잼버리를 위해 쓴 돈만 7000달러(약 914만원)가 넘었다며 환불 등 손해배상 소송이 있다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부모 A 씨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저희 쪽은 참가비만 6100달러(약 797만원)를 냈다. 준비하는 돈까지 합치면 7000달러 가까이 되고, 아이는 비상금으로 한국 돈도 많이 챙겨갔다"며 "줌미팅을 할 때 학부모들 사이에서 환불 이야기가 나왔었다"고 했다.
A 씨는 "미국은 워낙 소송의 나라인데, 제 남편과 (이야기할 때)소송전이 벌어질 것 같지 않느냐, 소송전이 벌어지면 우리도 같이 동참해야지(라는 대화를 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건 돈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행사는 스카우트를 하는 아이라면 정말 꿈의 행사다. 14~18세 생일 전 아이들만 참가할 수 있는, 그런데도 4년에 한 번씩 열리다보니 모든 아이들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행사"라고 했다. 이어 "아이들은 이번을 놓쳤으니 다음 기회가 없다"며 "이 마지막을 망친 누군가에게 묻고 따지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현장을 떠나거나 짐을 꾸리 있다. [연합]
A 씨는 잼버리의 문제점을 놓고는 "여러가지가(있었다). 음식 부족, 첫 날 받은 식사의 칼로리는 600칼로리였고 곰팡이도 있었다"며 "날씨는 말할 것도 없고, 태풍 문제도 있고, 비위생적인 환경 등 여러가지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 중 하나가 화장실과 샤워실 문제였다. 이게 제일 큰 문제였다"며 "미국 스카우트는 청소년보호훈련을 아주 중요시 한다. 그런데 화장실, 샤워실이 남녀 구분은 물론 어른, 청소년 구분도 되지 않았다. 고장이 났으니"라고 했다. 그는 "영내 청소년 화장실, 샤워실이 다 고장이 나거나 엉망이어서 아이들도 하는 수 없이 어른들이 사용하는 샤워실, 화장실을 사용하게 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또 "개영식날 1000명이 쓰러지거나 아팠다고 한다. 그 환자 중 한 명이 저희 아이였다"며 "쓰러지고, 호흡 곤란이 올 정도가 아니라 숨을 쉬지 않는 상태에서 구급차를 불렀는데 45분간 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회복된 저희 아이보다 더 중증환자가 오면 침상에서 내려와 바닥에서 자고, 미국 측 의사는 하루 더 묵어야 된다(고 말했는데), 그런데도 한국 측에서는 나가라고 해 실랑이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현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
A 씨는 잼버리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 "망신이다. 완전히 망신"이라며 "그런데 미국 학부모들은 한국의 격이 떨어졌다는 등 이런 건 모른다. 그냥 한국이 이런 나라라고만 안다"고 했다.
그는 "그냥 아이들을 빨리 구출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저희가 처음 가는 외국에서 이번 잼버리 같은 상황을 마주하면 '이 나라 왜 격이 떨어졌지'가 아니라 그냥 '이 나라는 이런 나라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