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상계엄>을 추억하며...
지난 1998년 제작되었던 헐리웃 영화 <비상계엄>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덴젤 워싱턴이 FBI, 아넷 베닝은 CIA,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는 장군으로 출연했던 영화죠. 9.11 테러를 가장 잘 예견한 영화라고 평가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아랍의 어느 반미 테러집단의 지도자가 미군의 추적으로 붙잡히자 뉴욕에서 버스 테러가 발생합니다. 덴젤 워싱턴이 아넷 베닝과 브루스 윌리스의 도움으로 하부 세력을 검거하면서 문제가 끝난 듯이 보였죠. 그런데 얼마 후 이번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대형 폭탄이 터져 뉴욕시의 고위 인사들 상당수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터집니다.
여기에 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이 발생하여 겨우 진압되죠. 드디어 워싱턴에서는 군의 투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기에 이릅니다. 여기서 어느 의원의 말.
"미쳐서 날뛰는 개한테 동물학대 금지법을 적용할 작정이요? 미친 개는 몽둥이로 때려 잡아야지!"
그런 와중에 드디어는 뉴욕시 청사를 향해 트럭이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여, FBI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여론이 비등해집니다. 그리고 결국 뉴욕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브루스 윌리스가 계엄 사령관이 됩니다. 그는 아랍계 뉴욕시민들을 마치 지난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강제수용 시킵니다. 그리고는 용의자에게 고문까지 시키죠.
브루스 윌리스와 아넷 베닝은 무슨 고문을 시킬지에 대해 덴젤 워싱턴 앞에서 태연하게 의논을 할 정도죠.
"거꾸로 매달아?" "그럼 너무 오래 걸려요"
"그럼 물고문은?" "그건 익숙해서 별 소용 없을걸요"
"전기고문은" "아까 신경이 끊어졌는걸요?"
"칼을 써봐?" "바닥이 더러워질걸요?"
보다 못한 덴젤 워싱턴이 항의합니다.
"당신들 제정신이요? 그게 사람이 할 짓이요?"
브루스 윌리스는 "이 한놈을 어떻게 해서 여럿이 살 수도 있어"라고 대답하죠. 그리고는 덴젤 워싱턴의 말이 이어집니다.
"하나라고요? 그러다가 둘이 되고 열이 되겠지. 장군이나 나나 모두 저 놈들때문에 동료를 잃었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요?"
"저 놈들이 원하는 건 그들 두목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해봤소? 그들이 원하는 것이 우리끼리 의심하도록 해서 서로 미워하고, 같은 편을 잡아가두게 하는 것이었다면 말이요? 거기에 이제 고문까지 한다면 우리 선조들이 수백년 동안 목숨바쳐 지켜온 가치와 법치주의는 모두 무의미해지는 것이요"
"그럼 우리가 싸움에서 진 거야! 아니, 이미 지고 있다고!"
얼마 후 덴젤 워싱턴은 아넷 베닝으로부터 그들의 테러가 과거 미국과 공모하여 아랍내 반미 정권 타도에 활동했다가 하루아침에 토사구팽당한 것에 분노한 배경이 있으며, 그들 두목을 체포한 장본인이 바로 브루스 윌리스였음을 알게 되며 이는 국제법을 위반한 무리수였음이 드러납니다. 그리고는 마지막 테러 행동요원을 사살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넷 베닝은 목숨을 잃죠.
그리고 마지막 장면. 덴젤 워싱턴은 문제의 배후인 브루스 윌리스에게 가서 계엄령이 끝났으며, 그를 불법 고문치사 협의로 체포한다고 통보합니다. "내가 법이다. 지금 여기서는 내가 법이라고!"를 외치는 브루스 윌리스에게 덴젤 워싱턴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당신은 묵비권 행사와 공정한 재판 등의 권리를 가진다. 또한 고문받지 않으며 살해당하지 않을 권리 등 당신이 이미 빼았았던 권리를 여전히 갖게 된다. 왜냐하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들, 그리고 지금도 조국을 지키기 위해 여기 서 있는 당신의 후배들 때문이다"
결국 승복한 브루스 윌리스가 체포되고, 아랍계 시민들이 석방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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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rose 님과 김경진씨 사이에서 박대통령에 대한 얘기가 나오길래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박대통령은 과오도 많았지만, 그가 이룩한 업적들은 그것을 극복하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국민소득 1천달러 미만에 기본적인 자력방위 능력도 없던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리더십이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이 여전히 결코 유리하지 못한 국내외적 여건에 있다고 하지만, 박대통령식의 리더십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 착각일 것입니다. 저도 한때는 박대통령 같은 인물이 다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 일이 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박대통령으로부터 후대의 국가 지도자들이 배워야 할 점은 오직 그의 멸사봉공 신념 뿐입니다.
게다가 박대통령 역시 자신의 리더십이 끝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잠정적인 악역을 맡았던 것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은 잠재적 비판세력의 등장을 수반할 고속 성장이 아닌 단순히 독재를 장기화시킬 정태적 유지에 급급했겠죠.
지금 시기는 박대통령 방식이 통할 리도 없으며, 통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단 자주국방 건설은 제외하고...
첫댓글뭔소린가? 했는데 그 유명한 'The siege' 였군요-_-a -> 무슨 계엄?.? 제목이 재밌네요^^ 거기나온 아랍 FBI 요원분 이 현재 USA 채널에서 가장 인기있는 'MONK' 라는 프로 진행합니다. 지독한 결벽증환자 인데 머리는 콜롬보죠^^(아가사 크리스티-_-a)
첫댓글 뭔소린가? 했는데 그 유명한 'The siege' 였군요-_-a -> 무슨 계엄?.? 제목이 재밌네요^^ 거기나온 아랍 FBI 요원분 이 현재 USA 채널에서 가장 인기있는 'MONK' 라는 프로 진행합니다. 지독한 결벽증환자 인데 머리는 콜롬보죠^^(아가사 크리스티-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