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Tang Chhin Sothy) 어제(7.19) 귀국한 삼 랑시(우측) 총재가 껨 속하(좌측) 부총재와 함께 무개차에 올라, 느린 속도로 인파 속을 헤치고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 AFP, Tang Chhin Sothy) 아침 일찍부터 '프놈펜 국제공항' 주변에 모여든 야당 지지자들의 모습(상) 및 프놈펜 시내에서 환호하는 지지들(하)이 삼 랑시 총재를 향해 환호하고 있다.
기사작성 : Abby Seiff 및 Cheang Sokha
오늘(7.19) 아침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프놈펜시내로 이어지는 10km 길이의 대로에서 펼쳐진 3시간 동안의 장관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자신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이 나라가 과연 어느 나라인가를 잠시 동안 잊기에 충분했다.
거리로 몰려나온 인파는 최소 10만명 이상이었다. 거의 4년만의 해외 망명생활에서 귀국하는 야당 지도자 삼 랑시(Sam Rainsy, 삼랭시) 총재를 태운 비행기가 오전 9시5분에 착륙하는 것에 맞춰, 이들 군중들은 그를 영웅의 귀환처럼 환영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삼 랑시 총재의 지지자들은 '프놈펜 공항'에서 '프리덤 파크'(Freedom Park)에 이르는 대로변 전 구간에 걸쳐 떼지어 모여들었다.
삼 랑시 총재는 통합야당 '캄보디아 구국당'(CNRP)의 껨 속하(Kem Sokha, 껨 소카) 부총재 겸 총재 권한대행과 손을 맞잡고 차량에 탑승했다. 두 지도자와 수행원들이 탑승한 차량행렬은 환호하며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거북이 걸음의 속도로 이동해야만 했다.
삼 랑시 총재의 귀국은 노로돔 시하모니(Norodom Sihamoni) 국왕이 지난 금요일(7.12) 훈센(Hun Sen)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국왕 사면령에 서명한지 꼭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그는 껨 속하 부총재의 손에 이끌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캄보디아 땅에 입을 맞췄다.
(사진: Jamie Macfarlane / 삼랑시 총재 선거운동 디지털 부문 책임자)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한 삼 랑시 총재가 비행기에서 내려 자신의 모국 땅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촬영자인 맥팔레인에 따르면, 삼 랑시 총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여기에 있습니다. 제 꿈이 이뤄졌습니다. 이 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두 사람이 탄 차량은 공항 안쪽에서부터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섰고, 지나친 혼잡 때문에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차량에 탑승한 삼 랑시 총재는 마이크를 잡고 군중들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그는 엄청난 기쁨에 들떠있는 군중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도 흥분됩니다. 저는 너무도 기쁩니다. 모든 동지들을 다시 보게 되어 너무도 흥분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는 함께 걷고 있습니다. 나는 이제 여러분 모두와 함께 나라를 구하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동영상) 삼 랑시 총재가 껨 속하 부총재와 함께 무개차를 타고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시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동영상) 공항과 프놈펜 시내를 연결하는 '러시안 대로'는 인파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삼 랑시 총재가 탄 차량을 쫒아 시내쪽으로 가는 차선은 끝없는 행렬이 이어졌고, 공항으로 가는 차선은 거의 정체됐다.
(동영상) 시내로 향하는 행렬.
(동영상) 프놈펜 시내 '왓 프놈' 주변 교차로에서 삼 랑시 총재의 행렬을 기다리고 있는 지지자들의 모습. 삼 랑시 총재의 차량행렬은 아직 도착도 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이미 달아올랐다.
삼 랑시 총재에게 부과됐던 징역 11년형은 국왕의 사면령을 통해 해소됐다. 그에게 적용됐던 유언비어 유포나 명예훼손 등의 혐의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적 동기에서 부과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캄보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는 삼 랑시 총재의 유죄판결을 이유로 들면서, '유권자 명부 등록과정'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하여 그의 출마를 금지시킨 바 있다. 법률을 개정하지 않는 한 삼 랑시 총재를 후보자 명단에 재등록시킬 수 없다는 중앙선관위의 입장은 현재도 여전히 확고한 상태이다.
하지만 군중들이 모여드는 일을 하나의 징후로 볼 수 있다면, 삼 랑시 총재의 귀국이 취약한 상태에 있는 CNRP의 선거운동에 거대한 동력을 부여해줄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모또(=오토바이 택시) 운전기사인 운 짜린(Un Charin, 28세) 씨는 삼 랑시 총재가 귀국하기 몇 시간 전부터 20명의 동료들과 함께 공항에 나와 줄을 지어 기다리도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나는 그가 캄보디아의 총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다. 나는 [훈센 정권 교체를 통한]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그가 다시 귀국하는 것을 필요로 했다. 나는 밧덤벙(Battambang, 바탐방)에서 2년 동안 대학을 다녔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나는 기업에 취직하고 싶다. 하지만 단순히 취업을 하는 일 자체에도 돈을 내야만 한다. 이제 변화의 때가 됐다."
이후 그는 "쁘도우"(b’do, 변화)라는 구호를 외쳤다.
삼 랑시 총재 일행이 탄 무개차 트럭들이 '프리덤 파크'를 향해 이동해나가자, 수많은 군중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중 일부는 새벽부터 와서 진을 치고 있던 상태였다. 길가의 모든 기업들마다 직원들이 밖으로 나왔고, 그들은 회사 앞에서 질서정연하게 서서 '아이패드'(iPad)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고, 수작업으로 만든 구호 피켓을 들기도 했다.
한 공장 근처에서는 수십명의 봉제공장 노동자들이 '러시안 대로'(Russian Boulevard)의 중앙선을 막은 장벽을 밀치기도 했다. 올해 20세인 봉제노동자 스라이몸(Sreymom) 씨는 자신의 뺨에 CNRP 로고를 그려넣은 상태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최근 봉제산업의 최저 임금을 [월 75달러로] 인상시키긴 했지만, 스라이몸 씨는 CNRP의 선거공약인 월 최저임금 150달러 안에 더 끌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CNRP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봉제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교육청소년체육부'(MoEYS) 공무원인 레 호우(Le Hour, 32세) 씨는 삼 랑시야말로 확실한 선택지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 분야에 대한 식견이 탁월하며, 우리나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부정부패도 사라질 것이고, 강제철거도 없을 것이다. 사무실에서 나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당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 많은 공무원들은 월급이 너무 적어서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여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행렬이 진행하는 길가에는 그러한 분위기가 자라남을 감지할 수 있었다. 차량행렬이 '교육청소년체육부'의 뽀센쩌이(Por Sen Chey) 구 사무소를 지날 무렵, 공무원들이 2층 발코니에 나와 행렬을 지켜보았다. 집권 CPP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동료들로부터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있던 공무원 두명은 손가락으로 CNRP의 기호인 '7번'을 살짝 만들어보이기도 했다.
'왓 스떵 미언쩌이'(Wat Stung Meanchey) 사찰에서 왔다는 칫 소완(Chhit Sovann, 30세) 승려는 "변화!"라고 외친 후, 본지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기 와서 우리의 지도자를 환영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는 용감한 사람이며, 국민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 삼 랑시야말로 참으로 국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는 CNRP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여, 국민들의 토지를 돌려주고 이웃국가(=베트남)에 빼앗긴 땅도 되찾아오길 바란다."
삼 랑시 총재가 탑승한 차량을 뒤따르는 차량에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그들은 CNRP가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데 조금의 의문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뤄져야만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CNRP 당원인 소빈 데이빗(Sovin David) 씨는 자신이 프랑스에서 18년간을 살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우리가 승리하여 이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만일 저들이 이긴다면, 나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훈센의 집권이] 이제 거의 30년이 되었다. 이제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때가 됐다. 삼 랑시를 복귀시키라!"
'내무부'는 삼 랑시 총재의 귀국과 관련하여 수백 명의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었지만, 공항의 출입구들에는 몇명의 요원들만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질서유지는 야당에서 동원한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했다.
젊은 남녀들은 인간사슬을 만들어 삼 랑시 총재의 차량행렬을 둘러싸고 군중들을 차단시켰다. 그리고 야당의 경호원 한명이 트럭 화물칸 쪽에 탑승하여 주변을 경계했다.
공권력의 투입은 적어 보였지만, 거의 한나절 동안 진행된 군중행사는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날 보고된 사고는 경미한 사안 1건 뿐이었다. 소수의 CPP 지지자들이 군중들에게 소리를 쳤지만 가끔씩의 야유를 보내는 정도였다.
삼 랑시 총재의 퍼레이드 과정에 캄보디아의 국영 언론사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두드러졌다. '러시안 대로'에서는 더 좋은 촬영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 옥상이나 차량의 지붕 위로 수십 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러시안 대로'를 이리뛰고 저리뛰고 했지만, 캄보디아 국내 방송사들은 특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모두가 캄보디아 정부 혹은 친정부 인사에 장악되어 있는 TV 채널들은 삼 랑시 총재의 귀국 장면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또한 여타 국내 언론들도 이번 퍼레이드를 축소시켜 보도했다. 국내 뉴스 사이트인 CEN(캄보디아 익스프레스 뉴스)은 군중의 규모를 수천 명이었다고 보도했다.
국영 방송들이 야당 행사를 보도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진 한 야당 지지자는 집에서 스티로폼으로 제작한 방송용 카메라 모형을 들고 길을 따라 걸으며 풍자를 하고 있었다. CNRP 로고가 그려진 이 카메라는 렌즈 부분에 '캄보디아 국영 TV' 로고인 'TVK'라는 문자를 촬영하는 형태를 갖고 있었다.
첫댓글 훈센총리 많이 당황하셨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