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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컨솔레이션 경기가 오전 9시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 숙소에서 나왔습니다. 남녀 한국선수단은 남자 경기가 열리는 트로피컬 팍 테니스 코트장에 도착하여 몸을 풀고 공을 쳤습니다. 시합이 있는 홍성찬과 이덕희, 정진원은 필요한 만큼 적당히 몸을 풀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2시간이 넘도록 연습경기도 가졌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남자는 오늘 두 경기(16강전, 8강전)를 치렀습니다.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된 16강전에서 홍성찬은 미국 랭킹 1위 타미 폴을 꺾고 올라온 카메론 클링거를 6-2, 6-2로 셧아웃 시키고 8강에 선착했습니다.
이어 오후 1시30분에 예정되었던 8강전은 상대선수들의 경기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1시간정도 늦게 들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8강에 올라온 D. 볼프손은 에디허 8강과 프린스컵 4강에서 홍성찬에게 각각 6-1, 6-1과 6-1, 6-4로 패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홍성찬에게 자만과 방심은 곧 패배인 것을 상기시키며 오늘 8강전 시합에 새로운 마음으로 처음 시합하는 것처럼 마음을 먹고 시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볼프손 아버지는 오늘 시합이 홍성찬과 세 번째라며 매우 상심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중요한 길목마다 홍성찬과 시합하게 되어 패하는 바람에 성적을 내지 못해서 영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번 홍성찬과 시합하게 될 오렌지보울 8강전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한 듯했습니다. 예상대로 1세트 첫 게임과 둘째 게임만 20여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만큼 서로 집중하고, 긴장하면서 경기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는 홍성찬의 다양한 볼과 전략들이 먹혀들어가면서 홍성찬의 게임으로 넘어갔고, 1세트를 홍성찬이 6-1로 가져갔습니다. 1세트를 끝내는데 무려 1시간 15분이 걸렸습니다.
2세트 역시 홍성찬의 빠른 발과 좌우 공격이 먹혀들어갔고, 볼프손은 홍성찬의 샷에 좌우, 앞뒤로 정신없이 뛰다가 지쳐 많은 에러를 범했습니다. 또한 홍성찬이 기회 있을 때마다 때려치는 볼에 속수무책, 경기는 2-1, 3-1, 4-1, 5-1, 5-2, 6-2로 홍성찬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로써 홍성찬은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4명이 겨루는 4강에 진출했습니다. 최소한 또 하나의 오렌지보울의 트로피를 확보했습니다. 역대 한국선수 가운데 12세부 남자 오렌지보울 대회에서 4강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로는 최동휘(우승), 임현수(4위), 김청의(우승), 정 현(우승)이 있고, 이번에 홍성찬이 다섯 번째입니다.
홍성찬의 4강전은 12월22일(화)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밤12시30분), UM(University of Miami) 테니스 센터로 옮겨 경기하며, 상대는 독일의 알렉산더 즈베레프입니다. 즈베레프는 프린스컵 8강에서 이덕희에게 2-6, 3-6으로 패한 적이 있습니다. 결승에 진출할 경우 결승전은 12월23일(수) 오전 9시에 UM 테니스 센터에서 합니다.
한편 이덕희와 정진원이 시합한 패자 3회전 경기는 이덕희가 6-3, 6-2로 이겼고, 이어 오후 12시30분에 속개된 패자 16강전에서 미국의 체이스 콜튼을 상대로 또 6-2 6-2로 또 다시 물리치면서 패자 8강전에 합류했고, 이덕희의 패자전 결승 진출을 밝게 해주었습니다. 패자 8강전과 4강전 두 경기가 내일 치러지며, 본선과 마찬가지로 UM 테니스 센터에서 시합합니다.
에디허와 오렌지보울 심판을 보시는 분 가운데 주심(Chief Director)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법 나이가 많으신 롤리 세어(Rollie Shea)란 분인 계십니다. 그런데 이 분은 예전부터 한국선수들을 볼 때마다 매우 친절하고, 관심이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우리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습니다.
1950년 북한의 침공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부산만 남겨 두고, 나라가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기에 있을 때, 미공군 전투기 몰고 한국전에 참전하여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구출되는데 일조했다고 합니다. 당신과 같은 사람들의 수고와 헌신과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공산화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고, 경제발전의 덕분에 오늘날 이처럼 많은 주니어 한국선수들이 이곳에 올 수 있게 되었다며 감사를 표시했습니다(아래 사진).
그리고 오늘 점심은 트로피컬 팍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경기도 관전하면서 좋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오늘 시합한 한국선수들의 경기 결과입니다.
본선 16강전 홍성찬 승 6-2, 6-2 d. C. 클링거(미국)
본선 8강전 홍성찬 승 6-1, 6-2 d. David 볼프손(캐나다)
패자 3회전 이덕희 승 d. 6-3, 6-2 정진원(패) 패자 16강전 이덕희 승 d. 6-2, 6-2 체이스 콜튼(미국)
홍성찬의 4강전 승리와 이덕희의 패자전 우승을 위해 다시 한 번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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