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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터키 한국어 교육, '현장중심'
‘골든벨을 울려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터키에서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백 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의 문제를 풀면서 최종 한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인데, 이번 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절반의 참가자들만 경연을 벌였다. 통신원은 터키 한국어 교육 전반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개 교육 기관을 더 찾아 담당자들과 대담을 나눴다.
첫 번째로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현재는 교재까지 직접 편찬하고 있는 앙카라 국립대학교다. 두 번째는 터키 내 한국어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교육부에서 정식 채택됐는데,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앙카라 대학교 부속고등학교다. 마지막 세 번째는 주터키 한국문화원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터키 교육 기관이며, 세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재외공관이다. 한국어 교사를 일반 중∙고등학교에 파견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문화원 소속 현직 교사를 만나 상황을 듣고,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의 상황을 각각의 퍼즐이 아닌 전체 큰 그림으로 맞춰 볼 수 있었다. 맞춰진 전체 그림을 보면서 터키 한국어 교육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럼, 한국 지식경연대회가 열린 당일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주관 한국지식경연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현장>
대회장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바로 앞둔 수험생들과 같아 보였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몇몇 참가자에게 가서 이번 한국어 지식경연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통신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했다. 지난 ‘한국어 말하기 경연대회’와 ‘한국 문학 작가 초청’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잘 구사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놀란 표정의 통신원에게 본 대회는 터키어로 진행될 거라 한국어 구사보다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를 잘 하는 것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필자가 한국어 학습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살짝 앞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국지식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탈락하는 사람들이 대거 생겼다. 문항의 난이도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민요를 들려주면서 해당 민요가 어느 지역 민요인지를 맞추는 문항도 있었고, 강화도 조약과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 문제도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대회 종반부에는 한 참가자가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생겼는데,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정답이 정정됐다. 최종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은 정답을 정정하게 한 참가자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도전 골든벨을 울린 주인공과 몇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다.
<2020 도전 골든벨 최종 우승자 아이쉐 아이도안>
이번 한국지식경연대회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한국어 말하기는 잘 하지 못합니다. 언어는 세종학당에서 잠깐 배운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공부는 평소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서 대학원 석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지식경연대회가 터키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나요? 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나요?
터키인들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식을 팔로우할 거예요. 그래서 SNS를 하는 친구들은 다 안다고 봐야겠죠. 저도 문화원 소식을 계속 팔로우하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대회 참가했는데, 그땐 골든벨을 울리지 못했어요.
본인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한국지식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어를 할 줄 알면 더 좋았겠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주변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한국에 관해 많이 모르거든요. 앞으로 한국에 가서 석사를 공부하려면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데, 그땐 자연히 말하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해요.
통신원은 본 대회가 끝나고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뷰는 한국어문학과 프나르(Prof. Dr. Pinar) 교수가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그리고 원래는 동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에르탄 교수가 동석하기로 했는데, 개인사로 그의 제자가 한국어 교육 연구원의 신분으로 인터뷰 자리를 채워줬다. 에르탄 교수는 터키 교육부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기까지 첫 시작과 마무리까지 하면서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터키 앙카라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프나르 교수(좌)와 메흐멧 연구원(우)>
터키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프나르: 제가 처음 한국어를 배웠을 때부터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한국이 터키에 많이 알려지게 된 건, 88 올림픽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저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가 되어 터키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터키에 와서 한국어 문학을 가르쳤을 때, 학생들은 열 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오 십 명이 될 정도로 한국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K-Pop과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현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나르: 사실, 한국어 말하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 교육이 터키에서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병행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앙카라 대학교에서는 내년 즈음에 터키 학생들을 위한 한자책을 대략 백 자 정도로 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현재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메흐멧: 터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곳 상황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터키 교육 기관을 통해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사’라는 단어는 터키에는 전혀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고 쓸 줄 알더라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터키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초창기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도 찾아 메흐탑 아자르 학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앙카라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메흐탑 교장>
터키에서는 2018년에 제2외국어 수업으로 한국어가 채택된 이후,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고등학교입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터키 교육부로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이 됐을 당시, 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어 교육의 첫 시작은 앙카라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일 년의 교육을 돌아보니, 교과 과정을 조금 더 앞당겨 중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터키 교육 제도가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선택한 언어, 예를 들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서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이 중학교 교과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터키 한국문화원 한국어 파견교사 만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수업에 대한 상황을 들어봤다.
<주터키 한국문화원 구본미 파견교사>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사 파견 사업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규 교과 과목으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이 외에도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공립학교들을 선별해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파견하는 한국어 교사는 주터키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교육부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기록되지만,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의 파견교사 사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우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원해서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교육의 질도 훨씬 더 높아요. 이 학교는 해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하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대상도 받곤 합니다.
이상으로 한국지식경연대회와 함께 터키 내 한국교육에 대한 현재 상황을 대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일반 공립고등학교 내 한국어 파견교사 사업까지 전반의 상황을 돌아봤다. 각각의 교육 기관들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터키에서 한국어 교육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여러 관계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전체 윤곽을 그릴 수가 있었다. 한 인간이 생명체로 존재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셀 수도 없는 혈관과 세포들, 근육과 신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할 때 가능한 것처럼 지금의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완성체가 되기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라기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드러난 보완 필요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향후 터키 내 한국어 교육이 계속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출처:https://cafe.daum.net/sogoodpoem/J5oF/4433?q=%ED%84%B0%ED%82%A4%EB%8B%A8%EC%96%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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