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죽마고우인 아랑이 한 말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곧 무릎을 탁 치며 '그래, 그러면 되는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답답한 교실 안과는 정말 반대되는 이 곳은 나비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후우… 그러고보니…."
이 학교에 입학해서 2년 정도가 흘렀고 지금은 한창 공부에 미쳐야 할 고3.
하지만 어차피 그런 명문대에 합격하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그들' 이니까.
살짝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학교 뒷뜰 풀밭에 털썩 주저앉았다.
학교에 나무가 많아서일까, 새들도 동물들도 가끔 보이는데 그걸 쳐다보자면
어느새 그들과 관련된 일들도 잊어버리게 되고
머리아픈 공부라던가 하는 일들은 전부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되 버린다.
그게 좋아, 머리아픈 생각은 전부 지워버리고 그냥 내가 되어 버리는.
이유없이 그게 좋아서 생글하니 웃고선 풀밭에서 뒹굴었다.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여긴 사람들이 거의 없어.
아마, 또 공부나 하고 있겠지…. 포기하라니까 그 애들도 정말.
외모지상주의가 세계를 덮었고 유전자를 조작한 애들을 우리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걸까.
"뭐… 그래도 여긴 괜찮은 편이니까. 그래서 여기 온 거이기도 하고 말이야."
이렇게 한가하게 지내긴 해도 민간인이면서 유전자를 조작한 그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정도의 나였다.
아니, 사실 나의 부모님은 그쪽 방면의 연구자셨다. 그래서 그 일들도
잘 알수 있게 된 나지만.
하지만 부모님은 나를 나의 모습 그대로 두셨다. 나만이 가진 무언가.
라는 애매한 말을 해주셨고 아직 나는 그 뜻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다 자신만의 빛이 있다는 소리에 조작된 그들이 살짝
불쌍해지는 생각도 드는 이런 날.
부모님은 그런데에 쓰이는건 허용되지 않지만,
불치병 등의 치료에는 그만한 게 없단다- 하며 웃어넘어가신다.
하지만 알아.
알고있다구.
“에- 하비, 여기있었네?”
“아 씨 진짜. 난 너 싫은데 왜 계속 만나게 되는 건데에에-”
말꼬리를 늘리며 폭신폭신한 풀밭에 털썩하고 배째라(..)의 심정으로
드러누워 버리자 특유의 검은 머리가 반짝였다.
하비(Hobby), 하비는 취미라는 뜻. 뜻도 괜찮다며 아랑이는
계속 날 더러 하비라고 불러댔지만(내 이름은 하나비.)
나는 그 하비라는 말이 왠지 싫었고 슬슬 짜증나져서 아랑이를 때어놔야지-하고
생각하다가도 포기해버린다.
아랑이의 손을 잡고서 슬슬 끝나가는 한가로운 점심시간을 아쉬워하며
교실로 올라가 대머리 음악선생님의 따분하고 지루하고 졸리고 잠오는 수업을 듣다가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노라면, 그렇게 학교는 끝이 난다.
가만 생각해보면 하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제각각 틀리다.
조작된 아이들의 얼굴에서 볼 수 있는 몇 없는 표정과는 틀린.
좀 있으면 닥쳐오는 개같은 수능시험을 생각하는 아이도,
쳬육시간에 넘어져 까진 팔을 만지는 아이도…
부모님의 말대로 '그들만의 빛' 이 있는 듯 해서 … 기쁘달까.
왠지, 이것만큼은 그 아이들이 아무리 기를 쓰고 덤벼도
아무리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것 같아서 자랑스러워한 나는…
이게 틀린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그리고 버스를 타고 내려 집으로 걸어오는 지금 보이는 예쁘장한 아이.
분명 기분은 좋아보이지 않는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웃는 것처럼 보이는 게
다른 사람들은 그저 애교있고 잘 웃는 애 정도로 보겠지만 난 아니다.
분명 그 아이는 웃고있는 상황이 아닌데 웃고있는 걸로 보여서.
보기힘든 갈색 머리에 파란 눈을 한 여자아이는 분명 조작된 아이일거다.
…그정도면 상류층인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을까.
투덜투덜 말해대면서도 어느새, 난 그 애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안녕.”
“…”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 정도는 해 줘야 하는 거 아냐? 꼴을 보니, 조작된 아이지?
왜 꿀꿀한 표정 하고 있는건데?”
마지막 말에 그 아이는 살짝 놀란 듯 했다. 그렇겠지.
남들은 그저 웃는 걸로만 보일 테니까 말이야, 으음… 놀라는건 괜찮아도
왠만하면 화내지는 말아주길 바래.
“너는 조작된 애 아니야? 웃기고 있어! 조작해서도 굉장히 나오기 어려운 외모잖아!
검은 머리에 눈을 하고 피부가 하얀 건, 세계 인구가 섞여버리면서 사라졌어.”
“미안하지만 난 정상적인 애라구. 말 놓지도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아, 무리겠지.
그만 웃고 울어볼래?”
울어볼래. 그건 그냥 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울고싶은 데 울지못해 서글픈 얼굴을 하는 아이, 바로 그 아이.
그리고 그 아이는 곧 울면서 입을 열었다.
+
이게 퓨전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판타지+미래+우정,사랑 아주조금<-
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뭐, 이 소설은 사랑이 주제가 되는것도 아니고
감정만 나타내면 저는 행복합니다. 랄까요.
첫댓글 크아~~조작된 아이~~~나도 조작됐음 좋겠다~~지금 내모습은...아아아~~~~내가 봐도 절망적이다~~~잘읽고가요~~~
... 아무렴 저만 하실까요
오아;; 외모조작이라,,, 신기하네요!! 근데 외모랑 불치병이랑은 무슨상관...? 그리고 외모가 출중한 애들은 공부도 잘하는거?ㅠㅠ 최고네요;;
외모를 바꿀 정도면 대가리 유전자도 조작해서 천재로 바꾸죠<- 아, 저도 조작하고싶..
흠흠. 역시 기대한 대로야 , 자현아^^ 건필~ (사실 나두 윗분들의 의견과 같은 의견이라구우~ ) 조작되고파..조작되고파..꿀리지않는 외모를..(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