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안컵 예선 조추첨에서 강호 이란을 비롯,시리아 대만과 함께 B조에 편성된 가운데 또다시 ‘이란 징크스’가 재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단 예선 통과는 걱정이 없다. 아시안컵 예선은 A조에서 F조까지 각조 4개국 중 1,2위가 본선에 진출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앞서는 한국과 이란이 무난하게 본선에 오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예선부터 이란을 만난 것은 기분이 좋지 않다. 단지 이란이 아시아 최강 그룹에 속하는 강팀이라서가 아니다. 묘하게도 아시안컵 무대에서 한국은 이란에 약했고 깊은 상처를 받았다. 역대 전적에서 8승3무7패로 근소한 우세지만 이 대회 성적만 놓고 보면 일방적인 열세다.
이 대회에서 양국이 처음 맞닥뜨린 것은 지난 72년 태국대회 결승. 1,2회 대회(56,60년) 우승 후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지만 결국 1-2로 무릎을 꿇었다. 다시 만난 것은 24년 뒤인 96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아시안컵을 발판으로 98프랑스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두겠다는 ‘박종환호’의 원대한 꿈은 8강에서 이란을 만나면서 산산이 무너졌다. 2-6으로 참패했고 박종환 감독이 경질되는 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 경기에서 4골을 터트린 알리 다에이는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추후 유럽 무대에까지 진출하게 된다.
4년 뒤 레바논 대회 8강에서 다시 만나 김상식 이동국의 골을 앞세워 2-1로 설욕하는 데 성공했지만,지난해 중국대회 8강에서 다시 3-4로 패했다. 44년 만의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던 ‘본프레레호’는 여전히 의문 부호를 떨치지 못했다. 그리고 성적 부진에 따라 2번 시드로 밀려났고 그 결과 이란과 만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한편 한국은 시리아와 오는 2월22일(이하 현지시간) 원정경기로 예선을 시작해서 8월16일 대만(원정),9월1일 이란,9월6일 대만,10월11일 시리아(이상 홈)전에 이어 11월15일 이란 원정으로 본선 티켓 경쟁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