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습니다. 아저씨의 말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우선은 학원가에서
활동할 생각입니다. 나쁘게 생각지 않으시죠?"
아저씨는 나의 말을 듣자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인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이 무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니? 네 마음대로 하거라. 난 네가 하는 일에 간섭은 안하겠다. 그런데.. 어느쪽으로
들어갈거니? 정해둔 곳이라도 있니?"
"다크프리즌 입니다. 혹은 레인보우 연합이라고도 하더군요. 두개의 레인보우, 그러니까
서쪽과 동쪽 레인보우를 중심으로 몇몇 써클들이 뭉쳐서 이루어진 연합인데.. 아무래도
연합이다 보니까 단결력은 좀 약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꽤나 날렸던 써클이라는데,
지금은 쇠퇴한 써클이더군요. 저는 그 써클의 총장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날에,
제가 그 써클과 적대써클의 정탐자들을 묵사발로 만들어버려서, 이제는 전쟁을 피할수
없을 상황이랍니다. 제가 나서서 해결해주어야지요."
내말을 듣자, 아니지... 레인보우라는 말을 듣자 아저씨가 잠깐 움찔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내 독단인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저씨가 한순간 움찔했다는 느낌이 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 그렇게 하거라.... 아, 그리고 너 말이지... 무술을 배웠다고 들었는데,?"
아저씨는 다 마신 음료수 캔을 버리고 냉장고에서 와인을 한 병 꺼내왔다.
(여담이지만 와인을 냉장고에 넣는 사람은 처음 본다.)
프랑스산 1895년산 최고급 와인이다. 가격액수로 치면 나폴레옹 코냑급인.(나폴레옹코냑이
뭐냐구? 프랑스의 유명한 술 중 하나인 ‘코냑‘[Cognac]이 18년 이상 되면 붙여지는 명칭.
작살 비싸다. 일반인이 지속적으로 이 술을 마신다면 월급봉투에 구멍이 날 정도이다.)
"네. 종합격투기와 몇개의 중국무술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웃파이터입니다."
아저씨는 잔을 2개 놓고 와인을 따르기 시작했다. 향기로운 보라색 와인이 투명한 잔을
타고 주르르~ 내려온다. 음.. 맛있겠다...마치 ‘날 먹어주세여‘ 하는것 같다. 후후후..
"아웃파이터라... 아웃파이터는 흔하지가 않은데... 역시 너희 가문의 내력은 특이한 곳에
있나보구나. 격투가의 대부분은 인파이터지. 그만큼 쉽고, 가까이서 싸우니 데미지도 확실히
기대가 되니까 말이다. 그에비해 아웃파이터는 긴 원거리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들고
상대방을 견제하는 타잎 아닌가? 잘만하면 상대방을 꼼짝도 못하게 할수 있단다. 네가 아웃
파이터라니 다행이구나."
"무슨 말씀?..."
"네 아버지는 아웃파이터와 인파이터, 둘을 모두 하였단다. 일명 더블파이터라고 할까?
나는 그가 싸움터에서 주먹과 봉을 같이 쓰는 것을 보고 처음엔 놀랐단다. 그렇게 동시에
근거리와 원거리를 견제할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거든. 그런데.. 그 친구는 완벽했어.
나는 말이다... 완벽한 존재를 덧붙일때, 항상 그 친구를 들먹이지.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사람 중에 그렇게 그처럼 완벽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야.
사람이란 존재는 말이지, 한 방면에서 뛰어나면 다른 방면에서는 취약해야 되거늘,...
그녀석에게만은 그 ‘공식‘은 적용되지가 않았더구나... 후후훗..."
우리 아버지가 대단한 건 알았지만 아저씨까지 이렇게 비행기를 태울 줄은 나도 몰랐다.
아저씨는 와인 잔을 하나 내 앞에 갖다 주었다.
"마셔라. 이거 비싼거니까. 내가 손님접대용으로밖에 쓰지 않는 거란다."
와인이라... 난 미성년자인데...? 그래도, 예의니까 마셔야지.
나는 와인잔을 들었다. 와인 특유의 서늘한 감각이 내 손에 선선하게 전해졌다.
그리고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기자, 와인의 향과 맛이 목구멍을 타고 나에게 전해졌다.
와인은 거의 안먹어 보았으나, 이 와인은 정말인지... 뭐라고 할까?..맛있다~!!!
금방 한 잔을 비워 버렸다. 와인은 취하려고 마시는 술이 아니라 즐기고, 예의를 위해
마시는 술이거늘 한잔을 금새 비워버렸다. 참고로 유럽, 특히 프랑스에 가서 이런 짓을
하면 즉시 다굴맞으니 요주의....
"잘 마시는구나. 너를 보니 왜 그녀석이 자꾸 떠오를까? 그녀석도 와인을 주면 그냥
원샷을 해버리고는 나에게 이렇게 항상 말했지. ‘야! 더줘!‘ 라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안주면
와인병을 ?壺耭? 통째로 마시고는 했지. 후후후.. 옛날생각 나는구만."
"그럼 저도 한잔 더 주세요."
"그래. 잔 이리 주거라."
아저씨는 다시 와인을 잔 가득 따라 주었다. 야아~ 맛있겠다~
"후우... 그는 참 완벽한 인물이었단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인물 중에서 말이다."
아저씨 입에서는 갑자기 허탈한 목소리가 나왔다.
"나는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네가 횡사한 그의 뒤를 이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단다.
하하.. 이거이거.. 나의 욕심일지도 모르는군. 어쨌든 나는 너에게 강요할 마음과 자격은 없다.
네 마음대로 가는 길을 옆에서 보살펴 주는 보호자의 역할을 맡을 뿐이란다."
이제 슬슬 나의 생각을 말해야겠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나는 반쯤 남은 와인잔을 내려놓고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아저씨는 와인을 음미하다가
나를 바라보셨다.
"아저씨, 제 칭호인 프린체신(Prinzessin[독어로,공주])의 뜻을 아십니까?"
"알지. 한때는 외국어공부를 좀 했거든. 공주..라는 뜻이지?"
"그렇죠. 그럼 저희 아버지 칭호는 뭔지 아시죠?"
"카이져(Kaiser[독어로 황제])이지."
"그럼 말입니다... 제가 왜 굳이 칭호를 이걸로 정했는지 아시겠군요."
내가 말을 내뱉자 아저씨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왜그러시지? 내가 필요없는 말을 뇌까렸나?
"역시.. 너희 가문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외로 대단하구나."
무슨 말뜻인지 알아 들으신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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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아 주세여 ㅜㅜ

VECTERMAN!!!
첫댓글 프린체신 공주라는 뜻이면 남자였을때부터 그호칭을 쓰고 있었던건가요?계속 궁금했었는데...좀 헤깔려서.그리고 독일에 있는 동생도 형이 여자로 변했다는것 알고있나요? 아님 아직 모르는건가요?
그건 연락이 곧 갈겁니다. 그리고 독일에서의 명칭은 프린체신이 아니라 'Cron Prinz'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