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기해 갑자기 터져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설은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든 특대형 뉴스였다. 총선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불거진 한동훈 사퇴설은 대통령과 한동훈 간의 강 대 강 격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놀라기는 언론도 마찬가지였는지 각 언론 매체는 다양한 원인과 배경 분석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요약하면 사퇴설 배경엔 두 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하나는 서울지역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이 연설 도중 마포을에서 민주당 정청래와 맞설 자객으로 김경률 비대위원을 단상 위로 불러내 소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불법 촬영 사건을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에 비유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시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이 연설 도중 김경률을 당상 위로 불러 낸 것은 공당의 시스템을 허물고 사천(私薦) 논란을 일으키는 오해의 소재가 되었고, 이는 곧 퇴출이 예상되는 중진들로부터 반간계(反間計)로 활용할 소지도 다분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아울러 이 광경은 인천시 신년인사회에서 계양을의 이재명 대항마로 원희룡을 단상 위로 불러낸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원희룡은 국토부 장관 시절부터 장관직을 그만두면 이재명과 맞붙겠다고 공언해 온 데다 다선 중진 출신에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장관까지 지냈으니 정치적 무게감 측면에서도 충분히 납득가는 장면이기도 했다. 한동훈이 연단 위로 올리는 퍼포먼스는 원희룡에서 멈추어야 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한동훈의 오버였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동훈 사퇴설의 본질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갈등의 본질은 여과 장치 없이 함부로 내뱉는 김경률 비대위원의 발언에 있을지도 모른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여러 곳에서 중복으로 활동하다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방향을 전환하여 여당의 비대위원까지 선정되었지만 운동권 출신 특유의 정제되지 못한 투박한 입과 공격성 말버릇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적 뇌관이기도 했다. 김경률의 거친 발언들이 도화선이 되어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의 갈등으로 나타났을지도 모른다. 김경률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에 대해 두 가지 실언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서울과 영남의 여론이 다르다면서 지역 갈라치기를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함정취재 몰카 사건을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이 대통령실의 감정을 격앙하게 만드는 결정적 원인이 되었었을지도 모른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기 시절, 호화 사치를 부리고 각종 스캔들에 연루되었다는 혁명세력의 악성 프레임에 걸려 단두대에서 사형을 당한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였다. 김경률이 몰카 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다면 절대 비유해선 안 될 인물이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이 사람을 김 여사에 비유한 것은 윤 대통령으로선 인격 모욕을 넘어 치욕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2021년 9월에 있었던 김 여사 명품가방 전달 도촬은 처음부터 좌파 유튜브 서울의 소리 기획 작품이었다. 이 사건은 좌파 유튜브 서울의 소리가 친북 활동 경력에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받은 경력이 있는 최재영이라는 목사를 통해 김 여사 부친과 인연을 매개로 김 여사에게 접근하여 명품가방을 전해주는 장면을 몰카를 통해 도촬을 시도한 음해용 기획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때 몰래 찍은 영상을 보관하고 있다가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 공개한 것만 봐도 불법 촬영에 의한 정치공작임이 드러난다. 만약 불법 동영상이 처음 나왔을 때, 대통령실에서 그 과정을 자세하고 설명하고 그것을 언론이 보도했다면 지금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애당초 서울의 소리가 노린 것은 김 여사가 선물 받은 명품가방을 들고 다니는 실제 모습을 도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김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반환 목록에 기록하고 창고로 직행했다고 한다. 이러니 대통령실에서는 사과할 이유도 없고 특검법도 수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좌파 유뷰브에서는 불법 동영상을 프로파간다에 활용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김경률의 발언은 민주당의 프레임에 동조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입에서 ‘눈에 넣어도 안 아픈 후배가 한동훈’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 말 속에는 두 사람은 정치 공동운명체라는 함의가 들어 있다. 두 사람이 대립하면 총선에서 공멸한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두 사람 간의 갈등은 빠르게 수습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두의 윈윈으로 끝날 것이 아니겠는가!
첫댓글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거 큰일 났구나. 싶었죠.
절대로 윤대통령은. 잘하고자 하는 한비대워원장을 흔들면 보수는 바로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약간 다르고 틀려도 올 4월은 매우매우 중요하다 생각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