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페러는 이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나라를 그녀에게 붙여 주었어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하긴 그랬다. ‘카이져‘의 딸이 살아남아 한국에 왔다는 건, 복수를 꿈꾼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카이져‘를 암살한 무리들은 프린체신에게 달려들 것이고, 프린체신이
아무리 전투능력이 탁월할지라도 당할 위험이 크다. 그러나, 흑룡파와 에일이 그녀를
도우면, 안그래도 분열과 혼란의 위기에 처해있던 암흑가는 두 세력으로 갈라진다.
카이져를 암살했으며 프린체신을 제거하려는 이들과 프린체신을 도와 반대파를 쓸어버리려는
세력으로. 이렇게 되면 분명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프린체신의 존재는
덮어 두면서 한편으론 카이져의 암살 사건을 추적하면서 반대파를 하나둘씩 제거하는것,
이것이 바로 엠페러, 이길상의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우선 자신의 양녀 나라를
그녀에게 보내놓은 것이다.
‘저 애가 부디 무사하길.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를 할수 있기를..‘
엠페러는 웃고 있는 넋이 나갈 정도로, 예쁘다 못해 무서운 기운마저 감도는 저 미소녀,
‘프린체신‘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지금 그가 할 일은 그녀의 앞길이 순탄하기를 빌어 주는 것.
그녀를 쳐다보니 오래 전의 친구인 카이져가 생각났다. 그의 눈매를 그녀는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10년 전의 맹세를 지켜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카이져....신혁이 이녀석....걱정 마라. 네가 남기고 간 딸은... 내가 목숨과 바꾸어서라도..
지키겠다. 반드시. 반드시 말이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잠시후, 검은 양복을 입은 더벅머리의
말쑥한 미청년이 뛰어들어왔다. 그는 손에 카드를 쥐고 있었으며, 허리에 단검 2개가
매달려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Ace. 너에게 지령을 내리겠다. 해낼수 있나?"
‘에이스‘ 라 이름한 남자는 보스의 평소답지 않은 태도에 어리둥절하였다.
"물론입니다. 명령만 주시길."
엠페러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종이를 한 장 주었다. 에이스는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 그의 보스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 종이에 지령이 적혀 있다. 이대로 하여라."
그는 종이를 펼쳐보고 한참을 읽더니 비장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의 얼굴엔 어느새 땀이 흐르고 있었다.
"보..스. 이렇게, 여기 쓰인대로 하면 되는 겁니까?"
"그래. 프린체신, 카이져의 딸을 경호하는 것이 너의 목표이다. 부탁한다.
카이져는 내 생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친구였고, 그 애는 나에게 있어서 지금 딸과도
같은 존재이네."
"보스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목숨을 걸고 맡은 사명을 완수하겠습니다."
에이스는 엠페러에게 인사하고 뚜벅뚜벅 방을 걸어 나왔다..
‘프린체신이라.. 나의 우상 카이져님의 따님...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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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젠장할....."
"이자식아! 어서 걸어! 클났네 18!"
어두운 뒷골목. 두 남자가 비틀비틀 걸어간다. 그 남자들의 조직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적대 조직원들이 시퍼런 칼을 들고 뒤에서 쫓아온다.
"치잇, 정말로 끈질기군!"
눈을 내리깔고 소리친 그는 친구를 살펴보았다. 아프로 헤어에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그 친구는 방금 칼에 맞아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지경이다. 건물 사이사이로
적대 조직원들이 따라 붙었고, 둘은 금방 포위되고 말았다. 녀석들이 서서히 다가온다.
"흐흐흐... 카이져, 엠페러..아, 랙스는 어디 가셨는가? 후후.. 어쨌든 너희 둘은 고립되었다.
이제 서서히 죽여주마. 고통을 최대한 주며 회를 뜨고..그다음엔.. 히히히.. 모르겠군."
선글라스를 낀 재수없이 생긴 남자가 장검을 들고 폼을 잡는다.
"길상아. 정신 드냐? 버틸수 있겠어?"
남자는 아프로 헤어의 부상당한 친구에게 말을 건다.
"아아.. 그래... 어느정돈.... 신혁아... 그냥 튀어라.. 난 죽은목숨 같다. 너까지 죽을순
없잖아... 이자식아."
그가 친구를 만류해도 친구는 들은 척도 안한다.
"에?에헤헤헤!?!! 이 인파를 뚫고 나가려고? 우린 쪽수만 50명이야 색히야! 크하하핫!
어디 뚫을 수 있으면 뚫어봐라! 우헤헤헤헤!!!"
친구는 그의 말을 가볍게 씹어주고 양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저..것은?"
그는 알수 있었다. 친구가 꺼낸 저것들을. 그것들은 바로 ‘데저트이글‘과, ‘매그넘‘이라고
하는 대구경권총들이었다. 그는 완전 불리하거나 극도로 화가 나지 않고서야 그것들을
쓰지 않는다.
"호오... 총을 들겠다? 카이져 께서? 후후후.. 그럼 ‘카이져가 총을 들면 그의 적들은
모두 떨어져 나간다.‘ 라는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아야 겠구만.. 우선 저 아프로 녀석
부터 죽여!"
그의 말에 따라 부하들이 달려나간다. ‘카이져‘라 이름한 친구는 쌍권총을 뽑아들고 조용히
총을 쏴댄다.
「탕탕탕!! 탕탕탕탕탕!」
총알이 여러곳으로 튀었고, 앞에서 달려오던 녀석들은 모두 총알을 맞아 고꾸라졌다.
"아니... 이건?"
말을 했던 녀석은 쫄아서 식은땀까지 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두려움이란 단어가
연상되었다. 녀석은 분명 떨고 있으리라.
"실탄이다. 뭘 묻냐?"
"그..렇지만.. 카이져 네놈은 실탄을 안쓰지 안았던가?"
"무슨 상관이냐. 다급하면 쓴다."
그리고 카이져는 총을 겨눈다. 그 기세에 눌려 상대들은 모조리 뒤로 밀려난다.
"내 친구를 죽이려 했다? 했겠다? 늬들부터 죽여주마. 늬들 오늘 염라대왕이랑 바둑두는
날인줄 알아라."
그리고 그는 차가운 얼굴로 방아쇠를 당겼다. 묵직한 발사음이 무심하게 소리울렸다.
「타앙!」
"미,미친!!!"
.....
"야야, 괜찮냐?"
"응?"
"음.. 괜찮다... 아야..근데 칼 맞은 자리가 쑤셔서 미칠것 같다."
"짜식.. 그정도갖고 쫄기는.. 난 그럼 벌써 죽었겠다."
그는 친구의 등에 업혀 있었다. 달빛을 등지고 그들은 걷고 있었다.
친구는 피가 온몸에 묻어 있었고, 온몸 또한 상처투성이였다.
한눈에 보아도 그의 친구의 몸상태가 비정상이란 것을 알수 있었다.
"그런데 임마, 니가 나보다 너 다친거 같다.. 괜찮냐?"
그가 말을 내뱉은 순간, 친구는 자신을 떨구고 땅바닥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야! 유신혁 이새끼야! 정신차려!"
그는 자신도 아프다는 것을 망각하고 친구에게 소리쳤다. 친구는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
"색히야. 나 아직 안죽었거든? 그리고 이 정도의 상처로 죽는 일은 없어..그런데...
앞으로 나 총은 못쏘겠다."
"그..게 무슨 소리야!"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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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헤에~~ 왜 총을 못 쏠까요???? 혹 손이 다쳤나요???? 어쨌든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