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2008 노인일자리박람회'를 26일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청 2층 전시실과 로비 등에서 개최한다. '즐겁고 활기찬 노년, 행복하고 안정된 노후'란 주제로 개최되는 노인일자리박람회는 '노인도 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대전시와 보건복지가족부, 대전지방노동청,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대전상공회의소, 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 NURI 노인복지실버산업 전문인력양성사업단이 공동 주최하고 대전시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박람회 사무국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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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5회째 맞고 있는 노인일자리박람회는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 데도 직장에서 은퇴하거나 일손을 일찍 놓아야 하는 노인들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삶에 대한 활력소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근본 취지다.
21세기 들어 고령화사회가 본격화되면서 노인문제가 이슈로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는 어른들을 제대로 공경하고 예우하는 모습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와 경제를 지켜왔던 이들을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노약자 취급을 하고 무조건 쉬라고 권유하는 것이 진정 어른을 공경하고 예우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에서 마련한 노인일자리박람회는 청·장년층과 노년층간에 소통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사회의 재생산구조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전시는 이번 박람회기간 동안 15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900자리 이상 취업을 알선해주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시는 노인일자리박람회가 처음 개최된 2004년도에 66개 업체 563명, 2005년도에 86개 업체 993명, 2006년도 98개업체 804명, 지난해 136개 업체 1015명 등의 일자리를 알선해왔다. 올해는 사회적 경제상황과 기업의 여건 등을 감안 지난해 성과보다 목표를 다소 낮게 잡았지만 시는 최대한 일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는 우선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공공·민간 분야별로 일자리 연계를 위한 구인·구직자 간 만남을 주선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현재까지 시에 접수된 구인 희망업체는 모두 109개 업체, 983명으로 행사 당일까지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로는 ㅤ▲노인들이 단순하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용역직이 63개 업체 554명으로 가장 많고 ㅤ▲판매 및 기타 27개 업체 70명 ㅤ▲파견직 9개 업체 49명 ㅤ▲자격증 및 전문적인 손길을 필요로 하는 기능직 4개 업체 23명 ㅤ▲전문직 2개 업체 15명 ㅤ▲기관·단체 7개 업체 272명 등이다.
시는 이날 행사에 구인을 희망하는 100여개 업체와 구직을 희망하는 대전광역시 거주 60세 이상의 구직자 5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상담부스 66개를 마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5인 이상 구인을 원하는 업체에게는 상담부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공공 분야 일자리 구인을 원하는 5개 자치구 합동부스도 별도 설치된다. 대전지방노동청, 산업안전인력공단, 노인인력개발원 등도 취업훈련관을 운영하게 된다.
부대서비스 행사로는 대전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직업군별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구직 희망자의 이력서 대필 및 복사 등의 서비스를 해주고 취업 관련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유용한 세무, 법률 등의 전문가 상담코너도 운영한다. 시는 취업박람회장을 방문한 구직자들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곳곳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고 안내데스크도 설치했다.
시는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노인 일자리를 계속 알선하는 동시에 행사 당일에는 취업 알선뿐만 아니라 취업에 필요한 실버교육 훈련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실버교육 훈련프로그램은 구직알선 및 정보제공 등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원활한 취업제공 및 사회참여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실시하는 교육이다. 또한 개막식 전후에 실버예술단 공연과 시청 3층에 내과·안과·치과 등 건강관리서비스관 운영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취업을 희망하는 만 60세 이상 구직자들은 주민등록증과 이력서를 지참하면 되고 구인업체는 사업자등록증, 참가신청서 등을 접수하면 된다. 참여직종은 60세 이상 장·노년층이 할 수 있는 모든 직종이면 가능하지만 다단계 판매, 영업직 등 부적합한 업종은 제외시켰다.
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4월부터 기본계획 수립, 사무국 개설, 1차 준비상황보고회, 1·2차 중간보고회, 최종보고회 등의 준비를 해왔고 구인업체 섭외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이고 얼마나 많은 구직자들이 황혼기를 즐겁고 알차게 살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느냐는 결과만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유효상 기자 yreporter@cctoday.co.kr
[인터뷰] 신숙용 대전시 여성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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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 제공은 새로운 에너지 창출"
"우리 사회가 60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일자리는 물론 각종 사회참여 활동에 소외시키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와 경제의 근간을 이뤄왔던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은 국가와 지역의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일자리박람회 사령탑을 맡고 있는 신숙용 대전시 여성복지국장은 이번 행사에 대한 의미를 이 같이 피력했다.
- 구인업체를 모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구인과 구직은 서로 맞아야 하는 데 억지로 끼워맞추려 해서는 안된다. 우선 시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노인 일자리 수요와 공급을 조정했다. 또한 노인들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직종의 업체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설득을 벌여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100여개 업체에서 구인신청을 낸 상태다."
- 박람회가 올해로 5회째를 맞고 있는데 이번 행사의 특징은.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는데 있다. 벌써 5회째 행사를 개최하면서 노인들의 구직희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업체들도 어려운 일을 안하려는 젊은층보다 꾸준히 성실하게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노인들의 구인을 희망하고 있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 올해는 사회복지 증진 차원에서 더 많은 노인들에게 일자리가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행사가 하루 밖에 안되는 데 노인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겠는가.
"행사는 하루지만 노인 일자리 알선은 연중 계속하는 사업이다. 이날 행사는 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이지만, 구인과 구직을 희망하는 노인과 업체를 연결해주는 것은 대전시의 평생 과제이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소양교육과 필요한 전문 기술·지식 습득을 위해 지원하고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대전시민과 구인·구직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생은 60부터란 말이 있듯이 신체만 건강하다면 누구에게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구직을 희망하는 분들은 자신감을 갖고 그동안 사회생활을 통해 보여주었던 열정을 다시 인생에 재투자하기를 바란다. 구인을 원하는 업체도 60세 이상을 노인이란 시각보다는 우리사회의 일꾼이란 생각으로 일자리를 적극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 시민들 역시 노인일자리박람회를 청·장·노년층과 우리 사회가 함께 소통하는 자리로 관심가져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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