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은 교도소를 주된 배경으로 하면서도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끈다.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 구역인 교도소에 7살 꼬마 ‘예승’을 들여오기 위한 사상초유의 합동 작전이 펼쳐진다는 것.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개성만점 충무로 흥행 배우들의 예사롭지 않은 의기투합은 오직 <7번방의 선물>의 탄탄한 시나리오 하나만으로 결정되었다. 외모로부터 발산되는 각기 다른 개성과 허를 찌르는 유머 감각은 ‘7번방 패밀리’로서의 강력한 코믹 시너지를 예감케 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첫눈에 반했다는 ‘용구’역의 류승룡은 "영화 <광해>를 찍는 와중에 이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다른 시나리오는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푹 빠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경찰청장의 딸을 살해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간 ‘용구’가 하나밖에 없는 딸 ‘예승’을 보고 싶어 하고, 7번방 패밀리들의 도움을 얻어 아이를 교도소에 들여오는 데 성공하는 아이디어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방장 ‘소양호’ 역의 오달수는 "시나리오를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우느라 꽤 오래 걸렸다. ‘관객이 단 1,000명이 들더라도 이 영화는 꼭 하고 싶었다. 전혀 망설이지 않고 선택했다"고 했다. 교도과장 ‘장민환’역으로 특별출연한 정진영 역시 "이야기가 너무 예뻤다. 요즘 굉장히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많은데 한편의 동화 같기도 했다. 맑은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용구, 1961년 1월 18일 태어났어요. 제왕절개. 엄마 아팠어요. 내 머리 커서. 허~엉” 예고편을 통해 짧게 공개된 ‘용구’의 자기소개만으로도 온라인을 초토화 시키며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6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어른 역할의 류승룡의 파격 변신은 <7번방의 선물>을 기대케 하는 첫 번째 요인이었다. 주인공인 ‘용구’는 해피마트 주차요원으로 일하면서 하나뿐인 딸 ‘예승’이와 오순도순 살아가는 가장이다. 그에게 마트에서 번 한 달 월급 ‘육십 삼만 팔천 팔백원’은 너무나도 소중한데, 이 소중한 월급으로 매달 17만원은 적금, 월세 7만원, 용돈 3만원, 의료보험료 5천5백원을 꼬박꼬박 납부하며 살아간다. 현재 ‘용구’의 가장 큰 꿈은 사랑하는 딸 ‘예승’이의 입학 선물로 점찍어둔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는 것!
세일러문 가방만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것만 같은 미소천사 ‘예승’역을 맡은 갈소원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깜찍한 표정과 똑 부러진 대사 전달력, 그리고 여느 배우 못지않은 놀라운 감성 연기를 선보인다. 보석 같은 신예 갈소원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환경 감독은 "오디션에 임했던 아역 배우들 중 연기로만 치면 1등이 아니었는데도 왠지 끌렸다. 백지 같은 느낌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캐스팅 후 3개월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만나서 함께 놀았다. 그랬더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갈소원이 선보인 놀라운 연기력에 대해 호평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패밀리들의 생활공간인 교도소 7번방. 교도소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지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조폭 ‘소양호’(오달수), 7번방 최고의 브레인이자 사기전과범 ‘최춘호’(박원상), 꽃미남 간통범 ‘강만범’(김정태), 다혈질 모범수 ‘신봉식’(정만식), 자해공갈범(김기천)까지 평생 죄만 짓고 살아 온 흉악범들이 다 모인 교도소 7번방은 어둡고 음침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기분 좋게 반전시킨다. 파스텔톤의 벽지와 아기자기한 소품들, 웬만한 편의 용품들은 모두 구비된 7번방의 아늑하기까지 한 풍경은 <7번방의 선물>만의 특별함을 더한다. 이환경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어떨 땐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갇혀있는 교도소 보다 더 힘들고 외롭고 고립될 수 있다는 느낌과, 비슷한 죄를 짓고 7번방에 모인 사람들이 오히려 바깥보다는 이곳을 더 따뜻하게 느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교도소 7번방은 ‘용구’와 ‘예승’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독특한 설정과 유쾌한 웃음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킬 훈훈한 감동까지 갖춘 영화 2013년 첫번째 기적 <7번방의 선물>은 대한민국 극장가를 오늘도 웃기고 울리며 1000만 관객을 향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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