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어학연수 시절.. 어쩌다보니 일본인 10명에 한국인 나 혼자인 이상한 반이 걸려버렸다. 이렇게 시작된 일본과의 인연.. 작년 대지진으로 일본 워킹홀리데이 지원이 급감했고, 덕분에 일본어 성적도 없던 나도 합격, 5개월간의 우프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오키나와. 오키나와 중부에 위치한 작은 농장이었다. 호스트상의 지시에 따라 매일 하는 일이 달라졌는데 간단한 집안일부터 가지치기, 풀 뽑기, 닭 모이주기 등등..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산비탈에 있는 바나나 나무들을 잘라서 농장에 가져와 다시 심는 작업이었는데 나무 밑둥만 심어 놓아도 2-3년 뒤엔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한다. 오키나와는 날씨가 무척 덥기 때문에 내가 떠나던 10월까지도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고, 처음 보는 신기한 과일이나 야채들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딜 가든 모기가 앵앵 대는건 끔찍했지만.. 호스트상이 정말 친절해서 주변 관광지까지 항상 차로 데려다줬고, 집안행사나 동네 파티, 동호회 같은데 데리고 다니면서 현지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줬다.
두 번째는 고양이 까페였다. 까페 영업하기 전에는 고양이 먹이주고, 우리 청소하는 일을 했고, 오픈 후에는 홀 서빙을 주로 했다. 마칠 때쯤에는 바로 옆 동물병원에 있는 개를 산책시키곤 했다. 고양이 털 때문에 계속 재채기를 하고 콧물이 흘러내려서 그게 좀 힘들었다.
오키나와에서 한 달간 지낸 후,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넘어갔다. 도쿄 근교 미우라시의 농장인데 그 동네에서 가장 큰 유명한 농장이라 관광객들도 체험하러 많이 왔고, 방송국에서도 한 번씩 오곤 했다. 여기서 일하다가 한국에서도 못해봤던 인터뷰도 해봤다. 일은 주로 비닐하우스에 딸기 물주는 일로 시작해서 잡초를 뽑거나 피망·가지 따기, 마늘·양파·당근 심기, 무 뽑기, 허브 재배 등을 했다. 힘들긴 했지만 한국에서 못해봤던 일들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다. 특히, 여기는 큰 농장이라 내 또래 아르바이트생들도 많았고, 우퍼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하루하루 정말 재미있게 보냈다. 한국인이 나 혼자였기 때문에 두 달 동안 일본어만 쓰고 살아서 그런지 나도 모르는 새 일어 실력이 급격히 향상되었던 것 같다.
그 다음은 큐슈 최남단 가고시마. 우프 중엔 돈 쓸 일이 별로 없지만 이동이 전부 비행기여서 교통비로 돈을 조금 많이 쓴 것도 있다. 가고시마에서는 평일은 농장일, 주말은 까페 주방일을 했는데, 호스트상이 농장에서 자가 재배한 유기농 야채를 이용해 까페에서 요리를 했다. 함께 방을 썼던 독일인 우퍼가 미슐랭가이드 원스타를 받은 호텔 주방장이어서 이 곳에 있는 동안 입이 호강했다.
마지막으로 온천으로 유명한 유후인에서 유스호스텔 일을 했다. 아침이나 저녁에는 손님들 식사 준비를 했고, 체크아웃 후에는 방 청소를 했다. 유스호스텔이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여행자들이 와서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번갈아 쓰다보니 말이 짬뽕 코패니쉬가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실내에서만 있기 때문에 일은 가장 쉬웠지만, 자유시간이 너무 많아서 지겹기도 했다. 마쯔리에 참가해 소면 빨리 먹기에 유일한 외국인 참가자로 나가서 또 한 번 방송탔던게 기억에 남는다.
5개월간 일본에서 우프활동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일본어가 유창해진 것이 가장 기쁘고,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 일본 각지를 돌며 여행한것, 여러 나라의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좋았다. 이제 얼마 후에 학교 복학하면 후배들에게 우프 많이많이 추천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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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우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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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 : 25
직 업 : 학생
성 별 : 남
1.귀하는 어느 나라에서 우프를 경험하셨습니까? 일본
2.귀하가 외국에서 머문 기간은? 2011.9.7~2012.2.5
3. 귀하가 머문 나라의 비자 형태는? 워킹홀리데이
4. 귀하가 외국에서 머무는 동안 하셨던 것은? (복수응답가능)
a.영어연수 b.우프 c.여행 d.일
5. 귀하가 외국에 머무는 동안 우프를 하신 기간은? 2011.9.7~2012.2.5 (중간중간 여행다님)
6. 귀하가 다니신 우프 농가는 몇 가정이나 됩니까? 5가정
7. 외국에서 우프를 하면서 순수하게 한달 동안 사용된 비용은? 약 3만엔 (거의 여행비용)
8. 한국에서 우프를 계획할 때 가장 얻고자 했던 사항은? (복수응답가능)
a. 영어 b. 문화체험 c. 경험 d.기타
9. 우프 생활이 영어 실력에 도움이 되었습니까?
a.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b.약간 도움이 되었다.
c.그저그랬다.
d.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10. 친구가 외국으로 영어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하면?
a.우프만 권하겠다.
b.어학연수와 우프를 권하겠다.
c.어학연수만 권하겠다.
d.우프는 권하지 않겠다.
11. 귀하가 생각하는 우프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 하십니까?
최저의 비용으로 어학능력향상, 문화체험, 여행 모두 가능!
12. 귀하가 생각하는 우프의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다들 좀 외진 곳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힘들었음.
13. 우프가정에서 주로 했던 일은 어떤 것입니까?
농사(풀뽑기, 씨앗심기, 비료주기, 물주기, 비닐하우스 설치 등), 까페(주방), 숙박업소(청소)
14. 귀하가 생각하는 “우프 생활백서 한마디”
건강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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