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내일로 티켓>을 구매하다
1. ‘내일로 티켓’을 구매했다.(기간 11.28 -12.4)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다. ‘내일로 티켓’은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기차여행을 할 수 있게 일정한 기간 동안 거의 무제한으로 열차를 승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유럽의 ‘자유승차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도입한 상품이다. 이 티켓이 ‘코로나’로 판매가 부진하자, 일반인에게도 확대되었고 현재 시행 중이다. 젊은이와 30세 이상 성인의 티켓 가격은 거의 두 배이다.(성인(30세 이상) 110,000/젊은이 70,000-일주일 승차권)
2. 이 티켓의 장점은 혜택 그대로 자유롭게 기차를 타고 이 곳 저 곳을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열차 여행’은 차량을 이용한 이동과는 다른 매력을 준다. 제한된 방법과 제한된 시간 속에서 일정한 공간을 이동한다는 점에서, ‘자유’와는 거리가 있는 듯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제한이 특별한 매력과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자유’는 무제한이 아니라, 제한 속에서 자신의 다양한 선택과 결정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풍성하게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차역은 장소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때론 접근하기 힘든 공간의 신비를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어쩌면 이번 ‘기차여행’을 계획한 것도 평상시 가기 힘든, ‘무궁화호’가 서는 작은 역을 찾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3. 티켓 구매 위해 젊은 여성 역무원에게 문의했는데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 건넸다. 앞으로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역이 사라질 테인데 그 전에 찾고 싶어서 그렇다고, 엷은 미소로 응대한다. 역무원에게 한 말 그대로, 이번 기차 여행은 사라질 역을 아직 생존해있을 때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얼마 전, 일본발 기사에서 일본의 기차역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 또한 지방의 인구가 감소되면서 더 이상 역들을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작은 역들도 똑같은 운명으로 향하고 있다.(현재도 수많은 역들이 폐역하고 있다) KTX, STX와 같은 고속열차에 대한 열망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 사이에 있는 작은 역들을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4. 역과 열차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낭만적’인 매력과 느낌을 주는 것들이었다. 떠남과 기다림이 교차하는 장소이며, 소중한 사람들과 물품들이 오가던 통로였으며, 무엇보다 희망을 향해 출발하던 장소였다. 시골의 청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도시로 출발 할 때, 역은 시작점이었고 그가 타고 가는 열차는 의지의 무대였다. 또한 역은 슬픈 이별이 전개되는 공간이었다. 우리가 애청하는 월드 뮤직 <기차는 8시에 떠나네>와 같이 기차는 잡을 수 없는 사랑과 미련이 쓸쓸함만을 남기고 먼 소실점으로 변환하는 아픔과 함께하였다. 이제 그 많은 추억과 노스탤지어를 담고 있는 역으로 간다. 그것은 <남아있는 날들>을 위한 프로젝트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첫댓글 - 초고속 시대로 가는 열차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이야기는 사라지고 사건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