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을 놓지 마라
전주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윤동현
어린 시절에 너는 장차 무엇이 되고 싶냐 물어보면 대부분 대통령이나 이순신 같은 장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본래의 소망은 작아져서 결국 마음에서 사라져 간다. 결국은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본래의 꿈은 없어졌지만 지금껏 그런대로 별 탈 없이 살아 왔으나 아무것도 마음을 채워주고 만족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개미 쳇바퀴 돌듯이 같은 일만 되풀이했고, 특이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생활이 무덤덤할 따름이다. 은근이 변화를 원하고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랐지만 도통 그런 일은 일어나질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생각지도 않았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내가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4년째다. 지금껏 그런대로 몇 번 빼놓고는 습작이지만 일주일에 한 편은 썼다. 또 주위의 도움으로 등단도 했다. 시작할 때는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고, 남들처럼 책도 내서 은근히 나를 나타내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갈수록 희박해진다.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마음이 약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말뿐이지 실제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번뇌와 답답함만 준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지언정 실패하지 않는다는 일념으로 달려가고, 얻은 것에 감사하고 잃은 것에서 배운다. 이것이 바로 소망을 가져라 하는 합리적인 말이겠지만 욕심을 내지 말라가 아닐까! 소망은 이렇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감사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소망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왜 소망을 취할 권리가 아니라 소망을 추구할 권리일까? 우리 인간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얻어지는 소망은 없다. 아쉽게도 영, 유아에게 제일 먼저 발달하는 감정은 불만족감이며 인간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무언가를 당연하다고 느낄지언정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한다.
인간의 소망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무언가 바라는 것을 갖추었을 때 그것에 비례해 만족한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언가 만족할 거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쉽게 만족하지 못한 것은 욕망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소망이라는 관념을 심어주고 있다. 또 모든 생각이나 사물을 보는 각도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요즈음 아이들에게 장래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물으면 실제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할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요리사나 미용사, 화가, 작가, 기술자, 가수, 소리꾼, 교사, 의사, 법조인, 공무원, 사업가, 운동선수, 이렇게 다양하다. 참으로 좋은 현상이다. 옛날같이 그저 막연하게 대통령이나 장군이나 상상 속의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변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꿈이 작아진 것도 같지만 이룰 수 없는 망상보다는 얼마나 현실적인 생각인가? 결코 작아진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소망은 결코 이룰 수 없는 허황된 생각이 아니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 믿고 싶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면서 이 말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서 자기의 능력 한도 내에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소망을 이룰 수 있지 않을 가 싶다. 약간의 시련과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꿈과 소망을 가지라고 한다. 가슴에 소망이 있다면 이미 성공이다. 소망이란 사람에게 새로운 일에 도전할 힘을 주고, 생명을 유지하게 하며, 현재의 고통과 아픔을 견디게 해주기 때문이다.
(2014.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