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작가의 『길 잃은 즐거움』
이정우 작가는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장이다. 별고없이 잘 이끌어 나가고 있어 많은 분들이 좋아한다. 얼마 전 우편함에 숨어있는 이정우 작가의 『길 잃은 즐거움』을 발견했다.
천안에서 살고 있는 수필가 중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은 나와 나이가 같은 김용순 수필가와 이정우 작가이다. 이정우 작가는 수필뿐만 아니라 시(詩)도 쓴다. 가끔 모임에서 만나게 되면 자신감이 넘쳐보인다.
『길 잃은 즐거움』을 읽으면서 미소를 지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떠면 동지애를 느꼈는지도 모른다. 여행하면서 여행의 기록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여행을 한 후에 꼭 여행기를 쓴다. 이정우 작가도 마찬가지이다. 이정우 작가의 여행산문집에는 시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이 말은 감성적인 언어로 여행산문을 썼다는 얘기다.
무색의 천들이 마치 마술에 걸린 것처럼 염료를 우려낸 물에 담길 때마다 아름답게채색되어 나오는 게 신기하다. 그 빛깔의 향연에 덩달아 메마른 나뭇가지 같이 황량했던 마음도 색색 빛으로 물든다. 「봄을 찾아서」 34쪽
산문을 보면 이정우 작가도 여행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비아 대성당,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크에서 보았던 러시아의 유적과 문화. 포루투갈 리스본, 대만의 타이페이, 로마제국의 흔적들, 톨레도 등 공유할 수 있는 생각이 많았다.
물론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떠난 국내 문학기행지는 전부 다녀온 것 같다. 문학기행은 문학단체에서 가기도 하지만 개인이나 가족단위로 가는 경우도 많다. 가족단위로는 문학기행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가족구성원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천안에 가면 성불사가 있다. 그곳을 돌아보면서 작가도 이곳에서 40일간 머무르면서 장편소설 『고향』을 쓴 이기영 소설가를 생각했다. 지난번에 성불사에 갔을 때 이 책을 읽지 않고 가서 사실 이기영 소설가가 이곳에서 『고향』을 쓴지 몰랐다.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바로 이정우 작가 덕분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정우 작가의 『길 잃은 즐거움』을 즐겁게 읽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