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시 : 2005년 7월 29일 금요일, 맑음
산 행 코 스 : 새재~205봉~567봉~운암산~저승바위~솔밭가든
산 행 시 간 : 오전 11시 05분 출발~ 오후 2시 40분 하산완료 (휴식포함 3시간 35분)
함께한 사람 : 솔바람님, 방외지사님, 연대농산님
근교산행의 느긋함과 짧은 산행코스의 편안함이 주는 가벼운 맘으로 아침 9시 30분,
누리상가 앞에서 일행을 만나 출발이다. 예상대로 번개산행 공지를 벼락치듯 올렸으니
일행이 적다.
안영동을 벗어나 17번국도를 따라 대둔산과 천등산을 지나 동상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1시 대아댐전망대에 차를 세운다.
대아저수지 북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봉들이 만만치 않은 기세로 위용을 떨친다.
풍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로만 알고 지나치며 가파른 봉우리에 산길이 있을까 하는 의
구심을 품었었는데 오늘 그 산을 오른다.
11시 05분, 산행 준비를 마치고 차도를 건너 들머리에 들어선다.
예상보다 많은 표지기들이 또렷이 산길을 인도 한다.
완만한 산길은 어제 내린 비에 지표가 식어 그늘속은 제법 시원하다.
5분쯤 가니 첫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길은 군부대 유격장을 향한길이고 왼쪽으로
난 약간의 오르막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직도 동그란 끝을 하늘 거리는 고사리 순이
눈에 띄인다.
11시 15분, 왼쪽으로 커다란 물탱크를 지나며 동으로 방향을 틀며 가파른 오름길의 시
작이다. 지방도의 차량소음이 여기까지 따라온다. 그늘을 벗어난 오름길은 뙤약볕이 가
시처럼 내려 꽂힌다. 산아래 소향리 마을이 한 낮의 볕을 받아 정물처럼 고요하다.
운암산은 완주군 동상면 대아저수지의 북쪽에 고산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운장산에
서 북쪽으로 뻗어나간 대능선이 칠백이고지를 만들고, 남서쪽으로 갈라진 지맥의 끄트
머리에서 대아저수지에 아름다운 그림자를 빠트리고 묵묵히 솟아 숨죽여 지내온 수려한
산으로 서쪽능선의 기암괴석과, 남쪽의 절벽지가 어우러진 풍치는 山과 水가 이루는 조
화로 보는이의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햇빛에 갇힌 수증기가 시야를 가려 빼어난 풍경이 환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어스름한 풍
경으로 비치는 절경도 볼만하다.
11시 35분, 가파른 암릉을 기어 올라 땀에 젖은 시야를 발아래 물 풍경으로 씻어 낸다.
가파른 암릉 사이를 뚫고 구부러진 키작은 소나무가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뿌리를 내리
고 있다.
가야할 능선의 굴곡이 푸른숲이 우거진 건강한 맥으로 다가선다.
더운 날씨라 무리하지 않고 조망터만 보이면 충분한 감상을 하며 휴식을 취한다.
짧은 산행의 여유다. 12시 정각, 515봉을 지나며 처음으로 다른 산꾼을 만난다.
두그루의 소나무에 해먹을 매달고 누워 신선놀이를 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산꾼에
조용한 점심을 훼방 놓은 듯 하여 조망을 생략하고 지나친다.
지나온 암벽의 기세가 제법 날이 서있다.
수직벽의 중간에 작은 비수처럼 꽂힌 바위가 보인다.
분재처럼 균형잡힌 소나무의 모양새가 아름답다. 모진 토양에서 저리 꿋꿋이 자라는
소나무를 바라보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12시 20분,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안부를 지나서 깍아지른 사면길을 지나 암벽을 오
른다. 암릉으로 이어진 봉우리의 연속이지마 오르고 내리는 폭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
아 힘들지는 않다. 십여미터 되는 밧줄을 오르자 발아래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북쪽으로 멀리 대둔산과 연계한 산등성이들이 하늘과 맞닿은 선경으로 아름답다.
바위들 사이에서 조그만 솔이끼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작지만 강인한 그들..
바위사면 아래엔 여름의 정기를 가득 담은 참나무 잎새들이 건강하게 반짝인다.
모두들 제자리에서 제 몫으로 빛나고 있다.
12시 40분, 운암산[597m] 정상이다.
표지판의 산 높이가 누군가의 짓꿎은 장난에 970m로 보이지만 맨앞의 5자와 소수점을
떼어낸 수치이다.
작은 돌탑이 쌓여있다. 흔히 보는 돌무더기다. 돌탑 뒤 그늘에 달개비들이 한여름 더
위에도 귀엽게 웃고 있다.
돌탑에서 우측아래로 그늘진 곳에서 간단한 점심을 한다. 더위에 많은 수분 섭취로
여름산행의 도시락은 간단할 수록 좋다. 옅어진 위액에 부담이 되지 않는 미싯가루로
말 그대로 마음에 점 하나 만을 찍는다.
13시 05분, 점심을 마치고 지나온 봉우리들을 돌아본다.
돌탑아래로 곧바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만 정상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올라 삼국시대
때에 축조했다는 봉화터가 보이는 쪽으로 내려선다.
13시 23분, 커다란 너럭바위에 오른다. 아래로는 깍아지를 절벽이다. 아마도 저승바위
일것 같다. 자세한 이름이 안내되어 있지 않으니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남동쪽으로 대아 수목원을 안고 있는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솔바람님이
수목원에서 올라 원점회귀 할 수 있는 2시간 정도의 코스라며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바위틈에 산벚이 푸른 열매를 맺고 있어 찍으려 했으나 메모리가 모자라 이제부턴 산
행에만 신경쓴다. 안부에 내려서 바로 하산할 것인지 봉우리 하나를 더 넘을것인지 잠
시 의논 끝에 봉우리 하나를 더 넘기로 한다.
20여분 올라 봉우리를 지나서 갈림길이다. 직진하면 칠백이고지방향이고 우측으로 하산
길에 접어든다. 하산길은 인적이 드물어 잡풀과 거미줄이 많지만 길이 뚜렷하고 편안하
다.
14시 30분, 등로 옆으로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산속에 삐조리 감나무가 군
데 군데 눈에 띈다. 동상은 감식초로 유명한 곳이니 산속에도 감나무가 자라나 보다.
14시 35분, 쇠사슬이 쳐져 있는 공터 옆으로 내려선다. 산천교회와 왕재마을 사이의 계
곡에는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간단히 탁족만 하고 오늘 산행을 정리한다.
운암산597m 지도
이른 산행의 마무리에 차량을 회수한 일행과 우암교에서 좌회전 위봉산을 지나 송광사
쪽을 향한다. 순두부로 이른 저녁을 마치고 솔바람님이 지난번 원등산에서의 고생담을
후식으로 들으며 그림같은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길을 음미한다.
위봉폭포를 구경하러 잠시 정차..
기대 이상의 폭포모습에 모두들 탄성을 내지른다. 가느다란 물줄기지만 그 길이가 처음
엔 2단으로 보이다 더 높은 곳에 오르니 4단 이상의 깊이를 모르는 길이로 이어진다.
사람 살아가는 이치도 참 모습을 보려면 눈높이를 잘 조절해야 함을 깨닫는다.
첫댓글 마우스로 그린그림에 글씨가 삐툴빼툴 ^^* 영~ 아니네요. 좀더 실력이 늘으면 이쁜 글씨로 올리겠습니다. 흐릿한 풍경이나마 함께 보고 싶어 졸작을 올립니다. 시원한 하루 되세요 ^^*
이궁~~ 저도 머리가 빠지는줄 알았구먼유~ 백과사전이다, 네이버다 모든 자료 다 뒤져도 운암산 정상의 높이는 597m..표지석에 아무케나 장난치는 사람들 땜시..주변 봉우리들 높이로 봐서 597에 한표입니당~
비백님 열~~~라 시면 다시가서 높이 재구 오실지도 모르겠네요.ㅋㅋ..암튼 산행 자료 다 찾아보구 완주군청에 문의한 결과 597m 가 하~~악실 합니당. ^--^*
멋있게 올려주신 사진과 산행기에 가지 않았어도 산행한것과 똑같은 마음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운암산에 저런 멋진 폭포가 숨어 있네요~~어휴 바다며 계곡에는 온통 사람으로 열병을 알코있어요 그~조용하던 강원도 아침가리골도 차량으로 가득해서 피서가 아니라 사람구경 하러 온것같더라구요 그래도 애들이 좋아하니 잘~갔다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