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전(일요일)
새벽일찍부터 일어나 뒤척이다가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5시 30분 훈련집합 장소에 가니 거제철인클럽 4명의 건각들이 모습을 보인다...정말 반갑다...
훈련량 120Km사이클에 근전환 6Km를 마친다...자전거 최종점검이다...
근전환도 별 무리없다...
준비는 끝났다...
그래도 좀 허전하다...뭔가 빠진것 같은 불안감도 있고...
올해는 자전거를 트럭에 싣고 보내니 편하기는 하다...
2일전(금요일)
어제 바빠 그런지 오늘은 눈에 뭔가 들어 온다..
오랫만에 수업하니 목이 잠기기도 하고...월요일 1일 휴가를 내고서 조금일찍 퇴근 곧바로 사천공항에 간다...조금 있으니 판때기, 복비, 소나무, 악동이 도착한다...이번 출전자 12명이다...
한걸음, 불대포, 싸나이, 송사리, 소나무, 판때기,객군, 달팽이, 호박장군, 게그, 복비, 농부
복비만 처녀출전이고 나머지는 모두 아이언맨이다...
7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제주공항에 도착할 무렵 벌써 어두워져 있고 숙소인 한국콘도 313호에 짐을 풀고나니 저녁시간이 훌쩍 지났다...
미리 도착한 총무 팽이가 식당을 안내한다...
일찍 잠을 청해보지만 방 배정후 이런저런 이야기가 출전전의 긴장감을 해소한다...
1일전(토요일)
3시인가?, 4시인가? 잠이 깬다...
아무곳에서나 잠을 잘 자기로 집안에 소문난 나 이지만 잠자리가 다르고, 1년을 준비한 경기전의 밤이어 그런지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6시..
주섬주섬 슈터를 챙겨 중문 앞바다로 간다...
언덕에서 보는 바다는 조용한 가운데 파도가 조금 치고있다...
슈터를 입고서 천천히 저어간다...수온이 너무 따뜻하다, 땀이 잘 나는 나는 수영장에서 슈터를 입어도 힘이드는데...수영부터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든다...
1Lap...47분이다....어라!! 지난해 예비수영시간하고 똑 같다...1년동안 1분도 당기지 못했다...
그리고 땀이 얼마나 차던지...
선수등록을 하고배번을 받으니 슬슬 실감나기 시작한다...
사이클도 점검하고, 라이딩도 조금 하면서 상태를 체크한다...
5시 30분.
바이크푸드백을 매고서 바꿈터로 간다. 이미 많은 예비철인들이 분주하다. 타이어점검, 비법수(?)장착그리고 여기저기서 파이팅 소리도 들린다.수온이 24도를 넘어 엘리트와 하와이슬롯희망자는 슈터는 불허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그래도 난 슈터다...올해 모든 시합을 슈터착용을 하고 했고, 어제 예비수영도 슈터를 착용하고 했기에 올해는 그대로 하기로 했다...주변의 눈치보면서 하는 운동이 아니기에...
7시...
천여명의 선수들이 카운터다운10을 하면서 서서히 바다로 향한다...
출발이다..천천히 당기고 심호흡을 가다듬는다...
이미 물안은 전쟁터다. 밖에서보는 출발광경는 장엄한 드라마의 첫장면 처럼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이곳 바다는 치열한 생존의 몸부림이다...
바다에 몸을 맏기고 아무 생각없이...(사실 생각할 여유가 없다)발버둥 치며 전진한다...
첫LAP..비틀거리며 2회입수직전 아나운서가 43분 파이팅!!한다.. 어...어제보다 4분 빠르네...
2LAP는 한결 여유로운데 첫 300M정도 까지는 파도에 밀려 전진이 어렵다..그래도 선두권은 시야에서 이미 보이질 않는다. 2회전을 모두 마치고 백사장을 가로질러 언덕위의 바꿈터로 뛴다...
사실 걷는다...마음은 뛰고 싶은데 파도와 몸싸움에 지쳐 그리고 물과 중력차이로 몸이 휘청거린다...
다음에는 수영후 모래위 달리기도 연습해야겠다.
바꿈터 통과 사이클 시작이다..
나의 예상시간 1시간 30분은 이미 지났다...
첫 출발후 몇개의 작은 언덕이 어렵다...페달링으로 전진해도 힘이 들어간다...180Km라는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하지만 이걸 하기위해 1년을 준비하고 기다린것이 아닌가...
어느듯 평지...지금부터는 속도가 나기 시작한다. 첫 보급소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힘을 얻어 조금씩 가속해 본다...40Km지점 통과...그런데 다리위에 널려있는 깨...참깨가 보인다.
순간 시골에 홀로계신 어머님 생각에 감정통제가 되질않아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혹시 걱정하실까봐 아무 말도 안하고 슬며시 이곳 제주에 왔기에...그리고 어머니도 지금쯤 깨를 말리고 계실거라는 생각이 든다...
70Km통과..어렵지 않다..하지만 제주도 사이클은 70이 시작이다...서서히 오르막의 시작을 알린다. 등에서 내리쬐는 햇살...아스팔트의 열기...몸의 온도도 자꾸만 올라간다..체온이 올라가면 효소기능이 떨어져 신체기능역시 급격히 떨어진다...그래서 고수들은 바꿈터 통과시 여분의 물을 허벅지나 등에 뿌린다...
90Km 스페샬푸드..
주저앉아 풀어보니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말랑해야 할 떡은 딱딱하다, 황도는 뜨뜻하다. 다행히 밀감은 먹을만하고...큰일이다!! 담엔 식사준비를 좀더 철저히 해야겠다...
출발 그리고 곧 돈네코...
입구부터가 약간 주눅들게 한다...하지만 철인은 멈추지 않는다...중간중간 너나없이 응원해 주는 가족들, 클럽동호인들, 특히 일본 응원단의 응원은 정말 인상적이다...담에 내가 자원봉사자가 된다면 정말 열심히 응원하여 경기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겠다...
힘이든다...지난해에는 장대비로 돈네코가 어려운줄 몰랐는데. 올해는 몹시 힘들다...
언덕에 올라 보급을 받고 다시 낙타등코스..오르막 내리막...120Km지점 회장님께서 카메라를 들고 계신다. 보니 악동이 앉아있다..
준엘리트 악동...아마도 그가 더위에 지쳐 퍼진것 같다..수통을 교체하고 출발해도 그는 더 쉬고있다..
곧이어 내리막...속도계가 60을 오간다...짜릿하다...하지만 펑크나 돌발사태가 발생치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유바를 잡고서 내리꽂는다...
다시 또 평지와 작은 오르내리막...남은 거리는 20여Km인데 왜 이다지도 나가지 않는지???
언덕아닌 언덕이 왜이리 높은지...
너무너무 힘들다...정말 포기하고 싶다...
허벅지는 여기저기 쥐가 내린다..
허리...허리도 통증이 온다..아마도 장요근인것 같다..
너무너무 힘들어 눈물이 또 앞을 가린다..
그래..포기 할 수 없어..난 해 낼수 있어...수없이 체면을 걸어보지만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다..
남들은 철인이라 추켜세우지만 나 역시 똑 같은 보통사람일 뿐이다...
드디어 런 합류지점... 많은 고수들이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
런 출발을 수영과 사이클 합쳐 8시간이면 예상기록으로 근접할 것인데 이미 30여분이 지났다...
런 출발..
날씨가 덥다. 아직 근전환이 덜된 다리는 터벅거린다...
그래도 최소한 힘 다할때 까지는 뛰자...한번 걸으면 자꾸 걷는게 습관처럼 반복된다....
머리속에 되뇌이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뛰어본다.
1년 농사를 지어 힘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걸을순 없다....첫반환점을 도니 송사리가 보인다. 바로 뒤다...같이 동반주 하기로 한다...물론 송사리의 실력으론 날 추월해 나아가면 더 빨리 갈 수 있겠지만 스스로 동반주를 선택한다...
두바퀴...이젠 뜨거운 태양도 땅속으로 사라지고 주로의 선수들도 한명 또한명 줄어든다. 그리고 남아있는 선수들의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자봉들의 손길도 자꾸만 바빠진다...
마지막...6Km남은지점..시계를 보니 예상했던 13시간은 지나가고 있다...
저녁 8시 되기전의 나의 예상은 이미 깨어져 버렸고, 훈련부족과 준비부족을 다시한번 더 실감한다...
런 3Km 지점부터 배는고파 허리가 접혀지는것 같은데 주로의 바나나며 파워젤이며, 바는 처다보기도 싫다...오로지 물, 스포츠음료, 탄산음료만이 조금씩 조금씩 허용한다...아니 허용이 아니고 그것마져 없으면 탈수현상이 나타날까봐 억지로 부어넣은거다....
첫댓글 역시 대단합니다...축하드리고요...노력의 댓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규식철인님 2007년 아이언맨 무산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고있다보니 그때그때의 상황이 눈에 선~~ 합니다~~~ 너무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축하! 축하!! 2007아이언맨 등극을 축하 합니다!!!
철인 등극을 축하합니다...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철인에 등극하신 근성 정말 대단하십니다...
쓸데없이 많이적어 읽기가 조금 괴로우실겁니다...그래도 철인이라면...끝까지!!!
농부샘 수고했3
짝짝짝!!! 축하합니다. 농부철인님!!!
철저하게 준비하신 자만이 누릴수 있는 감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鐵人 조규식 감축드립니다.
철인등극 추카합니데이..저는 내년에 기약할께요..^^
철인등극 축하드립니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 하셨는지 잘 알겠네요....
농부님 아이언맨 완주 축하드립니다.
샘~ 열심히 준비하시고 재밌게 대회에 임하시고 부럽습니다. 철인등극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