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하천을 거슬러 올라가서 송호지 아래쪽에서 돌아나오며 날씨가 워낙 포근한 탓에
좀 더 걸어보자는 심산으로 그 옛날 기억을 더듬어 신덕지로 올라가 본다.
신덕지 좌안 상류에서 뚝방을 바라본다.
예전에 비해 제방아래 건물이 엄청 많아졌네.
강산이 5번이나 바뀐 세월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 걸.
탱자나무 울타리가 정겨운 이 곳을 지나면 신덕지 수면이 보인다.
예전에는 탱자울타리가 담장인 집도 있었고 울타리에 개구멍 비슷한 게 있어서 애들이
그 곳으로 기어 들어가고 나가고 했었지.
추억이 깃든 탱자나무 길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는데......
작년에 맺힌 탱자가 아직 떨어지지 않고 악착같이 매달려 있다.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보니 주변에 건물이 좀 늘은 듯 하고 못 좌우로 포장된 길이 생겼다는 것
외에는 예전의 신덕지 모습이 엿보인다.
제방기준 우안
호수에 투영된 야산은 동네사람들이 산책삼아 오르기 좋은 돈지봉이다.
좌안
흰 펜스(?)는 고속도로 방음용인 듯
부산방면으로 갈 때 우측으로 신덕지 수면이 살짝 보인다.
우안쪽에서 제방을 바라보며
신덕지는 내 생애 최초로 월척을 한 곳이라 내 기억속에 각인된 못이지만
그 때 이후로 출조한 적이 없었고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와서인 지 못을 한바퀴 도는 내내 감회가 새롭고
그 짜릿했던 순간의 기억이 생생해 지는 것 같다.
그 옛날 월척을 했던 좌안하류를 이윽히 바라보니
한 소년이 월척을 들고 흥분하던 모습이 환영처럼 휭하니 스쳐 지나가는 듯 하다.
말풀구멍에서 몸부림치던 붕어를 가까스로 땡겨내어 보니 한뼘반이 넘는 대물이였다.
그 당시 사용하던 낚시대는 은성사 글라스대인 두칸반대로 기억하는데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없어진 듯 하다.
정수수초인 갈대밭이 참한 상류
지금은 이곳이 최고의 포인트 일 듯 하다.
예전에 내가 첫월척을 할 때에는 정수수초는 없고 말풀이 온수면을 뒤덮은 소류지 였고
지금은 외래어종이 유입되어 터가 센 한방터가 되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마차나 경운기가 겨우 다닐 수 있던 비포장 농로였던 좌안길도 포장이 되어 있고
차량교행이 가능하도록 못쪽으로 길도 넓혀 놓았네.
주차공간이라 생각했는데 주차금지 팻말이 서 있다.
우안길은 그 당시에는 없었는데 생긴 지 오래된 듯
1970년대 당시에는 사진에 보이는 길이 없었고 신덕지 수면이 야산에 접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좌안길이 좁아서 우안쪽으로 길을 새로 낸 모양이다.
우안쪽에도 주차공간이 별로 없어 보인다.
신덕지를 휘돌아보고 내려오는 길가에 투척된 쓰레기들!
탱자울타리가 정겨운 이쁜 길에 왜이리 개념없는 짓들을 하는 건지?
인적이 드문 길이라 차타고 가면서 휙 버리고 가는 모양이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