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사기 [자객열전 ] - 예양 1

[미토]

사마천의 사기 [자객열전 ] - 예양 1 | 나의 리뷰	2023-08-0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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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신은 지조를 위해 죽는다


   예양은 진나라 사람이다. 
   일찍 범씨와 중항씨를 섬겼으나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예양은 그들을 떠나 지백을 섬겼다. 지백은 그를 존경하고 남다르게 아꼈다.
   지백이 조양자를 치자 양자는 한나라와 위나라와 도모하여 지백을 멸망시키고 후손까지 죽였다.  더하여 지백의 두개골에 옻칠을 하여 술잔으로 쓰며 품었던 원한을 갚았다.
    예양은 산속으로 숨으며 탄식했다.
   
   "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얼굴을 단장한다고 했다. 이제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으니 내 기필코 원수를 갚은 뒤에 죽겠다."


   예양은 성과 이름을 바꾸고 죄수가 되어 조양자의 궁궐로 들어가 화장실 벽 바르는 일을 했다. 비수를 품고 있다가 양자를 찔러 죽이려는 생각이었다.
   양자가 화장실에 가는데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려 화장실에서 일하는 죄수를 잡아다 조사를 해보니 비수를 품은 예양이 나왔다. 예양이 말했다.


   "지백을 위해 원수를 갚으러 했소."
   주위에 있던 자들이 그의 목을 베려고 하자 양자가 말했다.
   "그는 의로운 사람이다. 내가 조심하여 피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지백이 죽고 그 뒤를 이을 자식조차 없는데 그의 옛 신하로서 주인의 원수를 갚으려 하였으니, 이 사람이야말로  천하의 현인이다."
   그러고는 그를 풀어주어 떠나가게 했다. 
   
   후에 예양은 몸에 옻칠을 하여 문둥이로 꾸미고 시장에서 구걸을 하며 돌아다녔다. 그의 아내도 예양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예양이 친구를 찾아가니 친구가 그를 알아보고 울면서 말했다.


   "자네의 재능으로 예물을 바치고 양자의 신하가 되어 섬긴다면 양자는 틀림없이 자네를 가까이 하고 아낄 걸세. 그 사람이 자네를 가까이하고 아끼게 된 뒤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오히려 쉽지 않겠는가?
  그러자 예양이 말했다.
   "예물을 바치고 남의 신하가 되어 섬기면서 그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것은 두 마음을 품고 자기 주인을 섬기는 것일세.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매우 어렵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까닭은 천하 후세에 남의 신하가 되어 두 마음을 품고 주인을 섬기는 자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려는 것일세."


   하루는 양자가 외출을 하였는데, 다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말이 놀랐다. 양자가 말했다.
   "이는 틀림없이 에양 때문이다."
   사람을 시켜 다리를 뒤지게 하였더니 예양이 나왔다. 양자가 예양을 꾸짖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