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1%를 읽는 힘 』
가. 초보자는 직선적이다.
나를 포함해 주식 초보자들은 매우 직선적이다. 주식 시장을 읽는 힘이 일천한데다 경제 전반에 이해 또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더라’ 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그날그날 오르는 종목으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것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시장을 읽는 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기상이변이 심해졌다면 투자에 둔감한 나의 경우는 그저 그런 모양이라고 여기겠지만 전문 투자자들은 이를 다양한 경로로 연결 짓는다.
마치 당구에서 쓰리쿠션은 내 공으로 두 개의 공을 맞히는 경기인데 규칙이 하나 있다. 반드시 두 번째 공은 쿠션을 최소한 3회를 맞힌 후에 맞아야 한다. 처음 공은 먼저 맞혀도 좋고 쿠션을 쳐서 맞혀도 상관없다.
당구를 치는 사람은 처음 공을 어떻게 칠 것인가를 집중하겠지만 그가 포인트를 따기 위해서는 두 번째 공을 맞히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쓰리쿠션은 치는 방법이 수도 없이 다양하다. 그러나 초자들은 처음 공 맞히기도 쉽지 않다. 그게 차이다.
나. 투자에 대한 인식 확장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우리가 흔히 갇혀 있는 투자를 대하는 인식을 확장할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것처럼 세계 경제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투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왜 반도체를 패권 국가 경쟁의 핵심키라고 하는지, 2차 전지가 왜 그렇게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지, 희토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설명 속에 저자는 시야를 넓게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 사례 하나가 조선업이다. “조선업은 2027년까지 매출과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주가가 어느 시점에 이것을 제대로 반영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자가 흑자로 전환되는 시점이 가장 좋은 진입 타이밍이라고 본다.” 이는 국제 조선업 전체로 시야를 넓힌 결과다.
https://search2.kakaocdn.net/argon/656x0_80_wr/5HqIUHarrVa
다. 나의 투자의 관점 돌아보기
두 번째 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투자의 관점을 바꿀 것을 여러 사례를 들어 권하고 있다. 즉 관점을 바꿔 세상을 보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물론 거시적인 것이다. 투자는 우리나라 시장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이 과거와 달리 이기적으로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데도 왜 일본은 따라 올리지 못하는지 등을 꼼꼼히 추적해 나가다보면 그 이유가 자명해질 것이며 그 속에서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금년 한국은 한국 경제의 강점이었던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가 재정, 지속적인 무역 흑자, 4,000억 달러 이상의 외화보유고가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발 시장 혼란을 주목해야 한다.
거기에 무역수지 적자 등에서 오는 인플레이션이 한꺼번에 몰아닥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하는 시기다. 획기적인 무역수지 흑자 전환 없이는 힘든 2024년을 맞이할 수 있어 한국의 수출기업이 힘을 내줘야 한다.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는 말로 읽힌다.
https://search4.kakaocdn.net/argon/656x0_80_wr/6B3d4AWc4ZX
라. 경제 원리에 숨겨진 투자 비밀
세 번째는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와 투자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는 경제 흐름이 투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다루고 있다. 즉, 포트폴리오 관리가 왜 중요한지, 환율이 움직이는 단계와 장단기 금리가 바뀌면 어떻게 투자에 영향을 주는지 등을 살핀다.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거시적 사례를 제시하고 각자가 그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부동산 PF 구조를 알면 부동산 시장이 보인다고 한다.
부동산 PF란 시행사가 부동산을 건축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미래에 들어올 분양수익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현재와 같이 금리가 높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난다.
그러면 대출금 갚기가 어려워져 연체가 발생하고 심하면 그 파장이 금융권까지 미치게 된다.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에 대한 투자를 2024년까지 조심하여야 하는 배경이다.
네 번째는 세 번째 이야기에 이어 흐름을 연결시켜 투자 기회로 만드는 방법에 주로 설명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어떤 투자 기회를 가져올지, 신재생에너지가 어떤 미래를 가져오는지, 달걀 가격 하나에도 숨어 있는 글로벌 경제 구조 등에 대해 설명으로 투자의 감을 잡도록 한다.
마. 투자를 위한 자신만의 관점 만들기
마지막 장에서는 이상의 설명으로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고 키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투자는 복잡한 세상 속에 숨어 있는 진짜 정보를 찾아내고 그것을 내 것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 출발이다. 아마도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투자 실패는 최소화할 것이 분명하다.
나만의 정보를 얻는 방법에 대해 저자는 투자를 할 때 자신이 모르는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 늘 긴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좀 비싸기는 해도 괜찮은 물건에 투자했다는 생각이 들 때 보통 좋은 투자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에도 적용된다.
저자는 주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를 목록으로 제시해 놓았다. 투자에 참고가 될 것이다.
주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들
-고용현환보고서(실업률)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보고서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
-소비자 물가
-생산자 물가
-소매판매
-소비자 신뢰 심리조사
-개인 소득과 지출
-내구재 주문
-국내총생산
한편, 최적의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강점을 강화하라고 주문한다. 사소해 보이는 정보라도 흘려버리지 말고 이런 정보와 여러 틀을 사용할 수 있으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개인기를 키워야 하는 시대라는 말이다.
투자 전략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 흥미로운 보고서를 소개하고 있다. 경제 외적 변수(중국 천안문 사태, 우리의 찬안함 폭침, 러시아 크림반도 침략, 북한 핵실험, 미국 리먼 브라더스 파산 등)로 증시가 10% 이상 폭락한 적이 과거 70년간 56회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제 외적인 이슈가 생겨 주식이 급락하면 ‘주식을 매수한 후, 한 달간 가지고 있다가 매각’할 때 수익률이 가장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과거 통계라고 한다. 최고의 매수 타이밍을 잡는 법 중 하나다.
주식은 남들이 공포로 도망칠 때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묘한 종목이다. 이렇게 남들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으려면, 남들과 다르게;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신문기사는 제목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그런가 하면, “일반적으로 경제와 정치를 별개의 영역으로 보고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의외로 경제와 정치는 밀접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중국 등 정치의 힘이 센 곳은 경제만 보고 판단하면 타율이 낮아진다” 고 하니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기업을 볼 때 ‘매출, 영업이익’ 같은 기본 지표 외에도 ‘매출 구조가 견고한지, 단단한 성장인지, 재무는 안정적인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어떻든 이 책은 투자를 위해서는 거시적인 접근과 미시적인 접근을 잘 버무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읽혔다.
그리고 책의 사례들은 대체로 미시적이기보다는 거시적인 것들이었다. 말하자면, 하나의 사실에 연결된 상황을 알면, 중국이 ‘모로코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는 기사가 이해되며 투자 포인트를 찾아나가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세상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식이다.
이 책을 기회로 투자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사실 그 동안 투자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관심은 있었기에 몇 권의 책을 읽기는 했지만 투자기법과 관련된 책들이 많아 혼란스러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