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부활 축하 합니다,
송준회 베드로 신부님의 부활인사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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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몬 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 바람 같은 시간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인도를 너무 많이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몇 주 동안 옛날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며 첸나이 형제자매님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더운 데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의 삶과 신앙과 공동체에 대한 열정에 대해 카페 활동에 대해
다시금 감사 하다는 생각을 했고 또 그런 것 들에게서 잠시 떠나있었던 미안함이 깊습니다.
한국에 있는동안 카페를 통해 송준희 베드로 신부님의 근황을 알 수 있었고
저희 부부와 마음씨 고운 두 천사 젤뚜르다,데레사 자매님과 함께
인천 성모병원에 입원하고 계신 신부님을 찾아 뵐 수 있었습니다.
이틀 후 소래포구에서 회에 소주한잔 하기로 했었는데 신부님의 총주교님 면담으로 인해
취소된게 아쉬웠지만 살도 많이 찌셨고 얼굴도 상당히 좋아 보이는 신부님의 건강 회복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을 뵙고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지금도 신부님이 외 입원까지 하셨으며
무엇이 그리 신부님을 힘들게 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사제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
그들은 어떤 고뇌와 번뇌를 안고 살아가는지
우리는 사제와 어떻게 어울리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사제가 된다는 것은 절대 숙명적이거나 운명적인 것으로,
또는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도 되는지.
지금 생각하니,
2008년 말쯤 보니파시오 주교님을 모시고 첫 인도방문을 하셨던
송준회 신부님은 참 밝은 분이었음을 기억합니다.
웃음이 없는 송신부님,
외로운 한 마리 양 같은 신부님,
너무도 힘들어 보이지만 절제하시는 신부님을 뵙고,
그리고 상대가 사제인지라 기도도 해 드리지 못하고 적당한 위로의 말도 찾지 못한 체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가슴이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의사의 권유로 다른 사람의 병실 기도를 사양하고 계셨습니다.)
외람됩니다만,
여러분은 사제의 역할에 대해서, 혹은 삶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 해 보셨는지요
많은 사람들이
사제는 청빈해야 하고,
사제는 거룩해야 하고,
청아하고 단아해야 하며,
사제는 오직 신과 신자들간의 가교로서만 존재해야 하고,
우아한 미소와 고고한 자태로만 세상을 대해야 하고,
도인처럼 기도와 묵상으로만 살아야 하고,
꼿꼿하고 강직하면서도 순수하고 부드러워야 한다고,
옭아 맵니다.
물론 이런 사제라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이겠지요.
건방지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불가에서 성철스님이나 법정스님 같은 노스님들과,
이제 막 삭발한 동자승이나 수행 중인 시주승들이 같은 반열일 수가 없듯이
우리 교회 안에서도 고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훌륭하신 많은 주교님도 한때는
부모님 슬하를 막 떠난 혈기 왕성하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젊은 신부님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곁에 계신 신부님들도,
존경 받고 추앙 받는 사제가 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너무 험하고,
그 고행의 앞길이 구만 리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사제서품을 받았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완벽한 신부가 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편하고 겸손하며 중량감이 느껴지는 사제가 탄생하기까지는 가톨릭 교회의 역할도 있어야 하겠지만 우리 신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신부님을 성인으로 만드는 것도 타락한 한 인간으로 전락 시키는 것도 일정부분 신자들의 몫이며 책임이 아닐지요.
사제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한 인간이
요즘 같은 물질 만능주의 세상에서 사제로 산다는 것 자체가 뼈를 깎는 고통과 인내의 길일 것입니다.
불과,
십 년 전과 비교해도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텔레비전을 켜도 인터넷을 켜도 세상은 온통 자극적이고 뇌쇠 적입니다.
기준도 가치관도 희미한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살던 혼란스러우며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제의 길을 가는 분들이 느끼는 혼란과 갈등은 또 얼마일지요,
이런 세상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분들이 어찌 하루아침에 무 자르듯이 세상과 단절할 수 있겠습니까?
이 요지경 세상에서,
그들은 자신도 지키고 교회와 신자들도 지켜내며 큰 사제로 성장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싶고 명망 있는 신부님이 될 때까지,
불만과 비판만이 능사가 아니라 칭찬과 협조도 필요한 것은 아닌지………..
우리가 좀더 기다려 주고 이해 해 주며 감싸주고 참아주어야 하지 않을지……..
사제가 된다는 것은 주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며,
사제가 된다는 것은,
누구의 원의 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며 누가 막는다고 될 수 없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한 분의 사제가 탄생하기 까지는 부모형제의 희생적 사고와 기도와 아픔,
본인의 끝없는 기도와 성찰과 극기 그리고,
교회의 뒷바라지와 신자들의 염원이 하나되어 아주아주 많이 어렵사리 이루어 지는 하느님의 역사라고 합니다.
그런 신부님들이 좀더 좋은 환경과 평화로움 속에서 세상걱정을 떠나서
세상 걱정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제의 삶이 힘들고 버거운데 어느 누구의 삶을 살필 수 있겠습니까?
사제에겐 그런 평화와 안위가 필요하며,
그런 평화 중에 본인의 순종과 우리의 간절함과 하느님의 은총과 부르심으로,
그 엣날 예수님의 제자들이 각지로 파견 되었듯이
마침내,
그것이 학자의 길이든 빈민 구제의 길이든 수도자의 길이든 사회 정의의 길이든
연륜과 성령의 힘으로 저마다의 역할을 찾아 자연스럽게 파견되어 지고 주님의 뜻도 이루어 지리라고 봅니다.
인도라는 이 열악한 곳에 오신 두분 신부님을 위해 기도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분들을 사제로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이해해 드렸으면 합니다.
그들도 만난 것을 보면 먹고 싶고, 좋은 옷 입고 싶고 좋은 집에 살고 싶고 불편하지 않은 차 타
고 싶은 우리와 똑 같은 인간 이기도 함을 이해 해 주었으면 합니다.
나이 지긋하신 신부님이나 젊은 신부님이 똑 같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의 두분 신부님도,
아직 중년에도 도달하지 못한 젊은이라는 것도 인정하면 어떨지요.
특히 인도에 와 사제로서도 많이 외롭고 고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의 인도생활이 버겁고 힘들 때 우리의 기도와 관심과 혹은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필요
할 듯 합니다.
이런 도움을 드린다면서,
신부님이 저러시면 안되지,
신부님이 이러시면 안되지,
신부님이 어떻게……
혹은
신부님의 의사보다는 우리의 기준과 선입견과 오만으로,
이건 신부님이 싫어하실 거야
혹은 이건 신부님이 좋아하실 거야
이런 건 신부님이 불편해 하실 거야
이런 식의 독선으로 오히려 누나 폐가 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가 아들딸 낳고 알콩달콩 삐약삐약 축복받고 살지만 고통과 아픔이 있듯이
사제의 길이 축복받고 영광스러운 길이지만 거기에 수반되는 나름대로의 슬픔과 고통들이 있지 않을까요?
신부님이 골프를 치시면,
사목을 제쳐두고 하시겠습니까?
신부님이 인도에서 좋은 집에 살면 얼마나 호화로울 것이며 좋은 차를 타면 그렌저를 타시겠습니
벤츠를 타시겠습니까?
어느 정도 건강과 품위도 고려 해야 하고 안전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부님들도 성서 속의 사람들이 아닌
이 시대를 우리와 같이 살아가며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 형편에 따라 본인이 사제로 살아야 함으로 인해 부양할 사람 하나 없는 부모님도 계시고
걱정해야 할 형제들도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또 하나의 십자가를 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런 사제생활 중 머나먼 인도까지 파견 되셨고 순명 하며 사목하시는 신부님이,
인터넷 하나 연결하는데 애걸하고 복걸하고 방문하고 기다리고,
손수 밥 해 드시기 위해 가스 연결하는데 수없이 쫓아다녀도 한 달이 넘게 해결이 안되고,,,
이 밖에도 수많은 것들을 우리가 직원이나 메니저나 기사를 통해 해결 할때
신부님은 직접 해결 하시러 뛰어다니시며 상처를 많이 받으신걸 생각하면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일입니다.
그것뿐이 아닐 듯 합니다.
기사나 메이드문제,의식주 문제, 기본적인 생필품 문제와 살림살이와 비용문제 까지 얼마나 잡다
한 일들을 간섭하여 챙기셨어야 하셨는지 상상이 됩니다.
한국에 계셨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지금 신부님은 뇌에서 어떤 물질이 분비가 되지 않아 생기는 병을 앓고 계시며,
삼 사주 약물치료 받으셔야 한다고 합니다.
완치 하시고 인도에서 다시 뵙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돌아 오신 후로도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시겠지만 사제의 삶에 대해 한번 더 기억 하고자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열혈시몬 드림
첫댓글 송신부님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빨리 돌아오실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신부님께 사랑과 관심을 많이 못드린것이 죄스럽네요.
언제나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으로는 이해하려 들지않았는데..알면서도 모르는척 했던 부분들이 너무많네요..스스로를 자책하면서 기도 열심히 하겠습니다..신부님의 건강과 첸나이모든분들의 건강을 위하여..아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 참 잘쓰셨네요.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시여 다시 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