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불교와 계: 이슬람 쟈카트와의 비교
계와 쟈카트
심의섭, 곰곰이 생각하는 수상록 8 아련한 회상, 얼결에 만난 정상들<전자책>, 바로이책, 2024.7. : 101-102
<요약>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 경제 체제, 종교를 갖고 있는 두 사회의 경제 사상을 역사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도입되기 이전의 전통적인 경제활동의 배경과 역사적 환경을 고려하면 몇 가지 유사점과 차이점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전통사회의 보(寶)와 계(契)는 불교와 유교의 자율적 기능과 이권(이자)기능을 겸비한 공동체 조직이자 공공 및 민간 금융조직이다. 이슬람 공동체에서 자카트는 거짓된 욕망과 죄로부터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기 위한 종교적 형태의 기금으로 출발하여 발전되었다. 이는 최근 활발한 무이자 은행의 이론적 기반이기도 하다.
보(寶), 계(契), 쟈카트(Zakhat)의 유사점은 모두 공동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며, 목표도 처음에는 상호 이익과 공동체의 복지에 있었다. 이슬람 공동체에서 쟈카트가 시대적 역할을 하면서 발전했다는 것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이슬람 자카트와 한국 불교의 포, 비종교계 계를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서로 다른 사회에서 나타난 특징적인 조직들이며, 모두 민간 금융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역사회 복지 증진이라는 계와 쟈카트의 근본적인 목표는 현대 사회에서 다소 쇠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러 종류의 계가 조직화된 금융 시스템에서 다양한 예금명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민간 금융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자부 기능과 자본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슬람 사회에서 자카트는 석유 수입이 풍부해지는 과정에서 자본축적의 역 할이 커지고 있으며, 1970년대 개발 사업을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