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민 끝에 초연 무대의 여주인공 애랑 역은
미국에서 막 돌아온 가수 '패티김'이 맡았다.
그리고 애랑에게 발가벗기고 치아까지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는 정비장 역은 '곽규석'이 맡았다.
뮤지컬 전문배우가 있던 때가 아니었으므로 노래·
연기와 춤이 되는 탤런트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
었다. 게다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연기자를
캐스팅해야 흥행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이 두 사람을 섭외한 것이고, 그 캐스팅은 이 뮤지컬이 크게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주인공 배비장 역은 예그린 단원인 '한상림'이, 방자 역은 합창 지휘까지 맡고 있는
'나영수'가, 채봉 역은 '문혜란'이 맡는 등 호화 캐스팅이었다.
연기자만 호화가 아니라 스태프도 호화였다. 김영수 원작,최창권 작곡,임성남 안무,백은선·
임영웅 연출…. 기획홍보부장은 신문기자 출신인 시인 황운헌, 그리고 총지휘는 예그린의
박용구 단장이 맡았다.
'살짜기 옵서예' 초연은 나흘간 밤낮으로 총 8회 공연했고, "임영웅의 연출 스케일을 파악
하게 했다. 무대를 휘어잡을 수 있었다"(이상만), "화려한 춤과 노래로 즐거움을 주고
민족 흥취를 느끼게 해주었다"(곽복록) 등의 평을 받았다.
양악기와 재즈 리듬에 담은 한국적 가락, 발레 기법을 응용한 무용(안무 임성남)도 사랑
받았고, ‘살짜기 옵서예’는 그 후 여러 번 공연을 했고 애랑 역도 가수 '김상희', '김하정' 등
여러 명에게 차례가 돌아갔다. (그 후, 이합집산을 거듭한 예그린은 서울시립가무단을
거쳐 현재 서울시뮤지컬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살짜기 옵서예'를 한국 뮤지컬 1호로 보는 까닭은 그 규모와 형식 때문이다.
오케스트라와 무용단·합창단·배우를 합쳐 출연진만 100명이 넘었다. 연출가 '임영웅'은
"뮤지컬이라는 말을 그전에도 썼지만 전속 오케스트라와 많은 장면전환, 다양한 무용
장면을 들여온 것은 '살짜기 옵서예'가 최초였다"고 했다.
그래서 뮤지컬협회는 '살짜기 옵서예'가 초연된 10월 26일을 뮤지컬의 날로 지정했다.
(당시 기획을 맡았던 '박만규'님의 술회 부분과 웹 등에서 발췌)
주제가 '살짜기 옵서예'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제가가 대중가요로 불릴 만큼
인기를 누렸다. '살짜기 옵서예'란 제목은 '살금살금 오세요'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이 장면은 첫 공연이 아닌, 그 이후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에'의 공연장면입니다.)
(옮겨와 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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