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갈비 원조
화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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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고유 음식이 있다. 전주비빔밥에 평양냉면, 남원추어탕 등등. 그런데 수원은 무엇일까? 수원은 말할 것도 없이 수원갈비다. 정확한 내력을 여기에 밝혀 본다. 옛날 옛적 이야기가 아니고 60여 년 전인 1940년대 이야기다. 수원 문밖장(지금의 싸전거리)에서의 일이다.
이귀성(李貴成)이라는 사람이 화춘제과를 경영하다가 해방이 된 1945년 영동에 있는 27평짜리 2층 목조건물을 매입, 화춘옥(華春屋)이라는 간판을 걸고 경험 없는 음식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금의 갈비탕 같은 해장국을 팔았는데, 푸짐한 고기가 든 이 해장국이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더 나아가 갈비에다 여러 가지 양념을 넣고 버무려 재놓았다가 숯불에 굽는 음식을 착상하게 되었다.
푸짐한 양에 감칠 맛이 특징인 이 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이 “화춘옥에서는 밑지는 갈비구이장사를 하더라”는 소문을 냈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화춘옥 문전은 성시를 이루게 되었고, 이후 아들 이영근씨에게 업소가 승계됐다. 공무원 생활을 하던 아들이 2대 업주로 경영하던 1960년대 어느 날, 당시의 박정희 대통령이 화춘옥을 다녀간 것이 계기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고위 공무원 사회에서는 화춘옥 수원갈비를 반드시 먹어 보아야 되는 것으로 생각했고, 또 많은 사람들과 대화상대가 될 수가 있었다는 전설 같은 실화들을 남기게 되었다.
화춘옥 전성시대는 3대로 내려오면서 한동안 시들하다가 지금은 창업주의 큰손자 이광일(56)씨가 중국 북경에서 북경점을 개점, 성업 중이고, 둘째 손자 이광문(51세)씨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동부빌딩 1층에서 제3대 화춘옥(031-226-8888)을 열고 지난 날의 영화를 잇고 있다.
화춘옥에서는 한우 대신 호주산 고기를 쓰고 있지만 조리 방법만은 옛 전통 그대로 고수한다고 했다. 갈비를 7cm 정도로 절단하고 양념에 잘 버무려 잰 후 숯불에 굽는다. 양념은 마늘, 파, 볶은 통깨, 소금, 설탕, 참기름을 넣고 배를 썰어 얹는다. 특히 화춘옥 갈비탕(7,000원)은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 대단한 인기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화춘옥 갈비를 먹어본 사람들이 다른 음식점에 가서 주문할 때는 “갈비탕은 빼고 주문해” 한다는 것이다. 갈비탕만은 화춘옥에 가서 먹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말이란다. 생갈비(2대 400g) 38,000원, 양념갈비 20,000원, 갈비정식 15,000원
수원 지지대고개~의왕간 1번 국도에서 광교산과 백운산이 바라다보이는 지점, 대원사 입구쪽에는 수원 왕갈비 명가를 자임하는 산정(山井·031-429-9300)이 영업 중이다. 광교산이나 백운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들러볼 만한 위치에 있는 업소다.
백운호수 미꾸라지 매운탕 전문
산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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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호수 맑은 물속에 담긴 백운산의 고운 능선’-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경기도 의왕시 곳곳에서는 백운호수의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버스정류장을 위시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한 듯 벽면에 백운호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만큼 백운산과 백운호수는 의왕시를 상징하고 있는 경치다. 이러한 곳에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인데, 백운호수 토속음식마을 입구에는 특이하게도 ‘산우물(031-455-5292)’이라는 옥호의 미꾸라지매운탕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의왕시 보건소 사거리에서 백운호수 방향 중간지점에 있는 이 업소는 낮인데도 예약 없이 갔다가는 바로 식탁을 차지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골라 찾아갔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한가하다는 점저(점심과 저녁 사이)시간에 찾았는데도 친절하기로도 소문이 나 있다는 안주인 윤인숙(55) 여사와 차분하게 이야기 나눌 시간을 얻지 못했다.
차려나온 미꾸라지 간매운탕 한 그릇과 복분자 술 한 컵을 비우면서 “아! 미꾸라지로 이렇게 맛난 음식을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죽어도 짜장(중국산) 미꾸라지는 쓸 수 없다”는 스스로의 맹세로 남편 고향 서산에서 양식한 미꾸라지로 추어탕이 아닌 매운탕을 끓여내는데, 탕 따로, 밥 따로다. 밥은 손님마다 따로 한 솥씩 내오는 것이 매우 이채로웠다.
매운탕은 통매운탕과 간(가루)매운탕 두 가지로 ‘음식이 달다’는 것이 이런 음식을 두고 하는 표현인 것 같았다. 충남땅에서 재배한 콩 10가마로 해마다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는 집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미꾸라지 통매운탕·간매운탕 각 7,000원. 1,2층 좌석 150석, 승용차 50대 주차 가능, 영업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 글·사진 박재곤 대구광역시산악연맹 고문 www.sanchonmir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