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였다.
봄날이 한껏 기지개를 펴는 날 결혼식에 참가하느라 오후 들어 박이순 양평친구 내외를 맞았다.
친구는 늘 화천 달팽이해장국집을 즐겨 찾는다. 그간 찌든 삶들을 훠이훠이 뒤로 하고 청정 지역인
화천 품안에서 구수한 올미 해장국을 먹고 싶은가 보다.
결국 이날 찻집에서 느릅나무를 이송하자는 사모님제안을 접수해 우린 빵과 막걸리를 사가지고 부리나케
거두리 자연촌으로 향했다. 눈부신 봄 햇살이 비춰주는 참 좋은 날-. 멀리서 친구가 오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닌가!
박이순목사, 자연촌장, 정연동, 德田이 나무를 파기위해 만난 자연촌에서
양평 박이순 목사가 모처럼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양평문화원에서 펴낸 도록과 여름 겉 조끼, 그리고 비누세트와 양평문화원가 악보를 한아름 안겨주었다.
정성껏 코팅을 해와 아내가 감탄을 자아낸다. 고맙다. 만년에 친구가 이렇게 신경을 써 주다니, 양평에서 펴낸
서적은 와서 살펴보니 시요, 문학이요, 노래라 더욱 내겐 긴요해 서재에 보관해 놓았다.
즉석에서 정연동 장로 주특기인 삼행시를 자연촌장님 이름 석자로 지어 증정했다.
팔순의 자연촌장님 또한 목공예를 즐기시어 감탄 또 감탄이었다. 부라보를 하며 예술을 노래했다.
결국 이날 작업실에선 수필가, 음악가. 시조 삼행시인, 그리고 목공예가가 모여 그야말로 예술의 현장이었다.
언제 전화해도 푸근하기만 한 친구 정연동,
그는 초등학교 정년을 마치고 신앙에 몰두해 신성이란 큰 교회 장로를 하며 이끌어가고 있다.
증용에서 공자가 말하듯 그 성품이 천성이 분명했다.(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그는 그렇게 세상을 다스리며 산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런 천성을 발견한다. 옹졸한 인간이 아니다. 감싸고 위로해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새벽하늘처럼 말끔한 내 영혼을 느낀다. 그는 삼행시로 현직에 근무할 때 이 태극기념회 시조에서 인정을 받아 차상을 탄
귀인이다. 요즘 색소폰도 불며 음악의 경지를 넘나든다. 그가 부럽다.
친구와 나는 양평 친구를 보내고 모처럼 보양탕을 들었다.
나무를 캐느라 힘을 쏟은 친구의 작은 배려기도 하다.
어제 일요일도 양평 내외는 양평 고로쇠 축제에 참가했다는 전언이다.
참 부지런하고 그간 못다한 고국의 답례를 순간순간 퍼주며 살아간다.
어루 만져준다. 장인 상을 치루고 달려온 친구는 항상 정도로 신앙으로 배부르다.
나는 일부러 친구를 만나면 죽마고우로 편히 대한다.
달은 천번을 이즈러져도 본질이 남아있다고 한다. 우리 역시 오래 되어도 장맛처럼 곰삭아 있다.
순수하다. 현재 재판중인 재산문제이며 양평에서의 하루를 소상히 전해준다.
지난번 백세인생이란 글을 보냈더니 양평원장실을 지킨단다. 기분이 좋다.
친구랑 만나 귀를 씻을 건더기는 한개도 없다. 모두 돌아와 일기에 적으며 아로 새길 뿐이다.
아내크리스티나 역시 친구를 만나고 온 날이면 부러워한다. 우정에 대해, 본인은 서울사람이라 각박하다고 하며 -.
공자님은 말했다.
궁하면 습하고 차고나면 비운다고-. 인생지사 새옹지마와 같이 궁하게만 놔두지 않는단다.
좋은 일 궁한 일들이 교차함을 우리는 인정하며 살아간다. 너무 기뻐하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소식영허(消息盈虛) 종즉유시(終則有始)
-소멸과 생성은 찼다가 비우고, 끝나면 또 시작된다.
봄날 강남간 제비는 돌아오지 않고, 남녁처럼 매화, 수유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춘천 실버들끝이 어느 선인이 말하듯
어김없이 노랗게 금빛이 매달려 푸르러지고 있는 봄날이다. 살찌우는 우정-. 우정을 봄 햇살처럼 고로쇠처럼 퍼마신 날이다
(3/20글 德田)
첫댓글 바야흐로 새봄이 막 시작하려는 지음에 박목사님께서 느릅나무를 거두리 자연촌에서 양평으로 옮겨가는 일을 도움주셨군요.
양평 단월!
제 초등재직 시절 동기동창 친구 하나가 양평 단월면 모초교에 초임으로 발령받아 가있어 물어물어 그리 찾아가서는 만나본 일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동창분들 더불어 화천이며 춘천 자연촌에 이어서는, 양평의 그곳 단월에까지 김목사께서 다녀가셨나 봅니다.
고맙습니다.ㅎ 이순친구는 매일 12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일꾼입니다. 늘 바쁜 친구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