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전진압박으로 상대
이번 페스티벌에서 일본과는 2차례 경기를 펼쳤다. 사실 일본과의 경기는 자신이 있었다. 작년에도 일본 원정에서 JFA 아카데미를 6-0, 일본 대표팀을 5-0, 1-0으로 꺾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팀 전력이나 선수들의 특성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임했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니 쉽지 않았다. 1차전은 개막전이었다. 30분 경기였고 0-0으로 비겼다. 새로운 선수들이 급작스럽게 보강되면서 호흡 면에서도 문제가 있었고, 첫 경기라는 부담감도 작용했다. 선수들이 위축되어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기회가 생겨도 살리지 못했다. 경기내용 면에서 일본에 뒤처졌고, 비기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경기였다.
이후 우리와 일본 모두 무실점으로 7연승을 달리면서 똑같이 7승 1무로 페스티벌을 마감했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 날인 27일에 번외경기 형태로 일본과 재대결을 펼쳤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1위였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상 결승전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일본과의 재대결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유니폼에 새겨진 투혼(鬪魂)이라는 글자를 가슴에 새기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기량이나 팀 조직력에서 우리가 분명히 낫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1차전에서의 고전은 정신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분명 이 페스티벌을 통해 승패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발전과 조직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렇다고 일본전에서 져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전술적으로는 일단 전진압박을 굉장히 강조했다. 기술력이 좋고 세밀한 플레이를 펼치는 일본에게는 전진압박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와 일본 모두 4-4-2 시스템이었고, 특히 일본은 수비에서 롱패스가 거의 없고, 수비와 미드필드를 거치는 정석 플레이가 강하기 때문에 앞선에서부터 압박해 끊어서 공격을 해야 한다. 물론 전진압박을 할 경우 수비 뒷공간으로 볼이 연결됐을 때 위험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플레이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은 이 방법이 최고다.
볼을 빼앗기면 바로 그 자리부터 압박에 들어가고, 공격으로 연결하는 플레이를 주문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날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는데, 경기내용 면에서나 결과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첫 경기와는 다르게 수비 조직력도 좋았고, 미드필드에서의 볼 연결, 공격에서의 마무리가 모두 깔끔하게 이뤄졌다. 우리 골키퍼는 전후반 통틀어 7~10회 정도밖에 볼 터치를 하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갔고, 성공적이었다.
중국전도 승리로~
역시 첫날 있었던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했다. 중국을 보니 선수들을 장신 위주로 체격조건을 많이 보고 뽑은 것 같았다. 그렇지만 신체조건이 크다 보니 플레이가 둔했고, 개인기량 면에서도 우리와 일본에 비해서는 조금 처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기와 팀 플레이 면에서 모두 중국을 압도하면서 순조롭게 승리할 수 있었다.
일본과 중국 외에는 전력 차가 크게 나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부정연령파문 때문인지 이번 북한 대표팀은 전력이 다소 떨어졌고, 5-0의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전체적인 수준을 보면 한국과 일본, 중국, 북한이 상위 클래스라고 볼 수 있고, 그 다음이 대만과 홍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