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013년 6월
민철이와 손 잡고 10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민철이는 여전히 반바지 차림으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무릎 위에 얹어 놓고 다소곳이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2004년 6월 우리가 처음 민철이를 찾아간 것은 김덕수가 노민철 이야기를 우리 홈페이지에 알리고 그 후 서동화가 그를 찾아가 옛 우정을 되 살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매년 열 번을 그를 찾아갔지만 안타깝게 아직도 우리를 온전히 기억하지는 못한다.
5년 전쯤 우리의 지속되는 방문과 후원에 고마움을 표하는 전화가 민철이 아버지에게서 왔었다.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더 잘 해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셨다.
그 때 민철 아버지의 연세가 88세 이셨는데 얼마 전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민철이는 이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민철이 손을 잡아 본다.
나도 큰 손인데 그도 나 못지 않게 크다.
굳은 살 하나 없이 곱상하다.
손에 전해오는 느낌으로 그의 평상 생활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운동이나 일을 많이 하지 않는 단조로운 생활.
그의 무표정한 얼굴은 평생을 그런 단순함 속에서 살아온 당연한 결과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우리와의 만남이나 불러주는 노래보다 간식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듯이 보였지만
그를 여러 동료들 앞에 일으켜서 그가 우리의 친구이고 이 친구 때문에 우리가 여기를 온다고 소개를 할 때
그의 얼굴에는 부끄러워 하지만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이 살짝 지나간다.
우리의 부탁으로 안동에서 짧은 예배 시간을 위하여 먼길을 달려온 공채일 목사는 설교를 통해
착한 사마리안 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을 못 본 척 지나가지 않고 도와준 그 사마리아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이야기 한다.
꽃은 크다고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며 작은 꽃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면
우리의 조그만 정성도 작은 꽃처럼 나름 아름답고 향기로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친구를 기억하는 배재코랄이 사마리아인처럼 진정한 친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를 직접 준비했던 임훈묵은 먹을 것을 열심히 챙겨서 그의 방에 갔다 주라고 몰래 직원에게 전해 준다.
이제 배재코랄을 이끌고 있는 91회 임용택 단장이나 더 후배인 훌륭한 인격자인 안창훈 지휘자가 있기에 이 모임이 더 발전해 나가리라는 든든한 마음을 갖고 있다.
배재코랄88에서 시작했던 이 행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싱가폴의 흥완이와 오재연 회장을 비롯한
후원해 주었던 여러 친구들에게 모임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을 전한다.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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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선배님들의 우정이 저를 다시 되돌아 보게하네요
건강하고 평안한 삶이 되시기를...
박애원을 처음 방문하였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정을 느꼈고 시간을 내어 방문한것이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좋은 일을 하면 복 받습니다.
초행길에 가는데 3시간 30분, 집에 오는데 4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조그만 도움이 될 수 있음에 감사드립나다, 10년을 한결같이 방문하고 봉사하시는 선배님들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