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언어 / 최보경]
엄마의 언어는
오감을 다 열어도
해석할 수 없는
난수표가 되었다
머릿속을 헤집고
투덕이던 옛 기억
애써 그때를 불러내
이야기 만들곤 한다
도란도란 살가웠던
수많은 시간 속
명징하게 떠오르는
기억 하나 만나지면
소녀처럼 예쁘게
환한 꽃미소 날리시다
꼭 감싸 쥔 내손 토닥토닥
울컥 목젖이 뜨겁다
l해설l
나이가 들면서 세포들이 죽고 그것은 인지기능의 장애로 나타나 정신이 흐려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말을 하거나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장애, 성격변화가 생기며, 계산능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을 받게 된 것은 모르긴 몰라도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을 것입니다. 그것은 언제 남의 일이고 남의 가족 일이라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막상 가족에게 일어난다면 그 후유증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엄마의 언어가 난수표라 하니 일반인들은 풀어낼 수 없는 암호 같이 어려운 말이라는 뜻입니다. 최보경 선생님은 어머님의 말씀 한 줄, 몸짓 하나하나가 난수표처럼 풀 수 없고 어렵지만 가끔 순간적으로 찾아온 기억을 만나면 서로가 말을 잇지 못하고 가만히 두 손을 잡고 미소만 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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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