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음(淮陰)에 있는 표모(漂母)의 무덤
重士憐窮義自深(중사련궁의자심)
가난한 선비 불쌍히 여겼을 뿐이었지
豈將一飯望千金(기장일반망천금)
어찌 한 그릇 밥 가지고 천금을 바랐으랴
歸來却責南昌長(귀래각책남창장)
돌아오자 남창장에게 책망했으니
未必王孫識母心(미필왕손식모심)
왕손도 표모의 마음 몰랐던가봐
婦人猶解識英雄(부인유해식영웅)
여자도 오히려 영웅을 알아보고
一見慇懃慰困窮(일견은근위곤궁)
한 번 만나 은근한 마음으로 위로해 주었는데
自棄爪牙資敵國(자기조아자적국)
범 같은 장수 버려 적국으로 가게 했으니
項王無賴目重瞳(항왕무뢰목중동)
항왕의 눈 중동이라도 소용이 없었네
회음(淮陰)에 있는 표모(漂母)의 무덤 :
회음은 강소성(江蘇省) 회안현(淮安縣)의
서북쪽에 있었던 지명.
표모(漂母)는 빨래하는 부인으로
한신(韓信)에게 밥을 주었던 부인을 말한다.
한신이 미천했던 시절, 남창(南昌)의 정장(亭長)에게
밥을 얻어 먹었으나 그 부인이 싫어하므로 떠나가
성 밑에서 낚시질하였는데 몹시 배가 고팠다.
이를 본 표모가 가엾게 여겨 밥을 주자,
한신은 고맙게 여겨 "내가 반드시 이 은혜를
중하게 갚겠다." 하니,
표모는 성내며 "내가 왕손(王孫 : 귀공자란 뜻으로
존칭임)을 가엾게 여겨 밥을 주었는데, 어찌 보답을
바라겠는가." 하였다.
그 후 한신은 초왕(楚王) 항우(項羽)에게 갔으나
중용(重用)하지 않으므로 다시 패공(沛公)에게
가서 대장군(大將軍)이 된 다음,
많은 전공(戰功)을 세웠으며 결국 초 나라를 멸망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이 공로로 초왕(楚王)에
봉해진 한신은 고향인 회음에 가서 표모에게는
천금(千金)을 주어 보답하고 남창 정장에게는 꾸짖은 다음
백금을 주었다.《漢書 淮陰侯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