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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혜은아 5월 17일이 무슨 날일까? 혜은: 외할아버지 생신! 엄마: 또 생각나는 거 없어? 동화와 관련 있는데 ... 혜은: 글쎄... 엄마: 5월 17일은 권정생 선생님께서 돌아가신지 2년째 되는 날이야! 혜은: 벌써! 엄마: 실은 엄마랑 동화읽는 이모들이랑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를 둘레 사람들이랑 나누기로 했는데 엄마는 혜은이랑 이야기하려고,
엄마: 혜은아~ 권정생 선생님 작품 가운데 재미있게 읽은 책 하면 뭐가 떠올라? 혜은: <밥데기 죽데기> 열라 많이 읽었어. 엄마: 몇 번쯤? 혜은: 열 번도 더 읽었어, 재미있어서. 엄마: 그래 엄마는 두 번 읽었는데 ㅎ 그 가운데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혜은: 황새아저씨가 할매업고 가는데 할매가 '뽕' 하고 방구뀌는 장면하고 여관 화장실에서 넘너져놓고 "넘어진 게 아니고 그냥 주저앉은거야." 하는 장면 엄마: ㅋ 주로 똥하고 관련되네,그런데 혜은아 밥데기랑 죽데기랑 뭘로 만들었을까? 혜은: 달걀. 엄마: 왜 하필 달걀일까? 혜은: 음~ 사람이 되는 과정을 잘 나타낼 수 있어서? 똥통은 세상을 가리키는 것 같아, 그런 곳에서도 잘 견뎌내야 인간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을것 같아. 엄마: 엄마는 꼼꼼하게 생각 못해봤는데 ... 참 늑대할매가 원인 점박이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때 어땠을까? 혜은: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고, 죽이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도 그 할아버지 돌아가실때는 좀 슬펐어, 자기 죄를 뉘우치고 돌아가셨으니까, 불쌍하기도 했고 또 돌아가시면서도 끄트머리 병실 할머니 생각해서 돌봐주라는 부탁도 하고, 사냥한 것도 뉘우쳤잖아. 엄마: 마지막으로 권정생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혜은: 작품 너무 잘 쓰셨고, 재미 있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권정생 선생님! 엄마: 진짜 마지막으로 이 작품 외에 생각나는 책은? 혜은: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생쥐"가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 그리고 <강아지똥>하고 <랑랑별 때때롱> 엄마: 모처럼 우리 딸하고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 많이 해 봤네.
혼자서 둘러본다. 오늘 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딸이 권정생 선생님 작품 가운데 <밥데기 죽데기>를 가장 재미있게 그것도 열 번 이상 읽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에 나오는 생쥐가 재미있어서 생각만 해도 키득거리게 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권정생 선생님 작품들을 대체로 어렵고 힘든 삶을 풀어내셔서 조금은 어둡다고도 하는데 딸을 보면서 아이들은 선생님의 은근한 유머와 따뜻한 마음을 어른인 나보다 먼저 알아주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이렇게 우리 딸 마음속에서 살아계시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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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권정생선생님이 저 하늘 우에서 슬며시 웃음짓고 계실 것 같아요. 혜은아 내 생각도 너랑 비슷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