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에서 제일 큰 언니격인 ㄴ할머니는 올해로 만100세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정신이 총총하다. 한번은 할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나저나 콜라병이 언제나 사그라들께라우?”
할머니로서도 코로나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던 모양이다. 할머니는 코로나를 콜라병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는 점심식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민스러운 듯한 얼굴로 직원을 불러 세웠다.
“예말이요~. 근디, 복날이 언제다요?”
“며칠 안 남았는데요. 왜 그러셔요?”
할머니는 어설프게 미소를 지으며 미안스러운 듯이 말했다.
“삼계탕이 묵고 잡은디 어찌깨라우?”
직원은 그때서야 할머니가 복날에 대해 물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할머니, 우리 원에서는 복날이면 삼계탕을 최고로 맛있게 해드리잖아요? 며칠만 기다리시면 안될까요?”
할머니는 아쉬운듯한 표정을 짓더니 어렵게 말을 이었다.
“그래도 당장 지금 묵고 잡은디 어찌깨라우?”
“……”
그 직원은 이 사실을 얼른 영양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ㄴ할머니가 삼계탕을 지금 당장 잡수시고 싶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오늘 당장 해드리면 되지요.”
곧바로 영양사가 긴급히 시장엘 다녀오고 주방에선 어느새 삼계탕 1인분이 준비되었다. 할머니가 그날 저녁도, 그리고 며칠 뒤 돌아온 중복날에도 삼계탕을 맛있게 드셨음은 물론이다.
‘구하라, 주실 것이요.’ 라는 말씀에 대한 할머니의 믿음이 속전속결로 이루어진 셈이다.
첫댓글 어린아이와 같이 드시고 싶은 것 있으면 당장 해결해드려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것 같습니다.
참으로~ 따뜻 따뜻하구만요^&^~
와~
유정석 후원자님!
반갑습니디.
가끔 찾아주셔서
힘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