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에게
그제 부처님 오신 날에
구리시, 경기문화재단, 구리문화원, 구리예총의 후원을 받아
‘구리시 선소리산타령보존회’에서 주관한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하는 ‘선소리산타령’ 무형문화재 공연>의 해설을 맡게 되어
구리시 장자호수공원 야외무대로 갔습니다.
야외공연이 있는 날에 비가 오면 난망한 일이지만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이고
빗줄기가 그리 세지 않았고
무대와 객석 위에 비를 막는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공연에는 별로 지장은 없었습니다.
그날 공연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에게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 중 선소리산타령을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소리산타령’의 명칭에 대해서 알고 계신지요?
‘선소리’라는 것은 서서하는 소리를 뜻하고요
‘산타령’이라는 것은 산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 아니고
가사의 내용이 산천의 경치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입니다.
선소리산타령은
경기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경기 선소리산타령'이 있고
황해도, 평안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서도 선소리산타령'이 있으며
형식은 비슷하나 창법은 뚜렷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경기 선소리산타령'은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자진산타령 개고리타령으로 이어지며
느리게 시작하여 뒤로 갈수록 점차 빨라지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소리산타령 노래패의 우두머리를 모갑이라고 하고
장구를 메고 앞소리를 부르면
나머지 소리꾼들은 소고를 치면서
손짓, 발짓을 섞은 여러가지 발림을 곁들여
뒷소리를 하게 되는 민속가요라고 할 수 있지요.
선소리산타령은 전통음악 가운데
화려하고 씩씩하며 기개가 넘치는 느낌을 주는 우리 음악입니다.
혹시 인간문화재라는 말 들어 보셨는지요?
인간문화재의 공식적인 명칭은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라고 해야 맞습니다.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를 높혀
통상 인간문화재라고 부르지요.
선소리산타령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황용주 선생님이 예능보유자이십니다.
그날 공연된 선소리산타령의 모갑이는
선소리산타령의 준 인간문화재 격인
전수교육조교 염창순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조선조 말에는 서울 장안에 거리마다
선소리산타령의 노래 소리가 흘러 나왔다는 기록이 보일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원형의 전승만 이루어질 뿐
재창조의 노력을 볼 수가 없어
비인기 예능종목으로 전승의 맥이 약화되어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쉬울 뿐입니다.
첫댓글 "선소리산타령"서서 부르는, 경치를 노래한.... 이정도만이라도 기억해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