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김일성의 아이들'을 만든 영화감독 김 덕영님이 4.11일 올린 컬럼입니다. 좌파들의 지지 세력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일찍이 영화,문학,매스컴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을 꾸준히 세뇌해온 결과임을 알려주는 이색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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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기가 찰 정도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해를 실은 영구차가 지나가자 시민들이 울부짖는 장면을 보고
배우 윤여정의 나레이션이 흐른다.
"북한과 완전히 똑같았다. 한국도 저런 시절이 있었구나."
가정이다. 노예해방을 이룩한 미국의 대통령 에이브라함 링컨, 만약 그가 오로지 정치적 책략 때문에 노예해방을 선택했고 죽을 때까지 흑인 노예를 종 부리듯 살았던 이중적인 인간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나 영화가 나온다면 미국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 JFK가 주체할 수 없는 성욕을 풀기 위해서 유명 연예인과 비밀리에 섹스를 했다거나, 그의 동생이자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로버트 케네디 또한 동일한 여성과 불륜에 빠져 있다 대권 가도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책이나 영화가 나온다면 미국인들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실 두 가지 이야기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로 링컨과 케네디를 소재로 다룬 영화나 책에는 이런 소재를 부분적으로 다룬 내용들도 있다.
하지만 미국 사회가 절대 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건국과 미국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한 그들의 공로를 절대로 폄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선이 있다는 뜻이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 포스터)
실제로 노예 해방 선언을 하던 당일 아침 일과를 흑인 노예의 시중을 받아서 시작했던 링컨이었지만, 게다가 평생 흑인 노예들에 둘러싸여 살았던 링컨이었지만 그를 이중인격자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JFK나 로버트 케네디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둘러싼 추문은 찌라시 가십 정도로 여겨질 뿐이다. 그들의 명성까지 침해할 정도로 악의적인 중상모략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미국 사회를 위해 기여한 그들 공로에 대한 일종의 예우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비록 역사는 짧지만 다른 사회보다 '레거시'(유산)을 존중하는 철저한 문화가 있다.
인간의 삶을 평가할 때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그걸 넘는 순간 사회는 '저질'이 된다. 용인될 수 있는 상식의 선이 무너지고 남는 것은 파괴된 공화국의 가치들 뿐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그걸 넘는 예술인들이 많다. 그들은 예술의 자유라는 외피에 몸을 숨기고 성상 파괴를 즐기는 '사이코패스'들이다.
얼마 전 '그때 그 사람들'(2005년)을 봤다.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임상수 감독 작품인지라 인지도는 꽤 있었지만, 김재규의 박정희 시해 사건을 다룬 점 때문에 애초부터 보기 싫은 영화였다. 오래된 책장의 사진첩 꺼내듯 억지로 꺼내서 본 이유는 요즘 좌파들의 프로파간다에 대한 리서치를 하고 있는 까닭이었다.
영화는 뭐 예상 그대로였다. '개판 오분 전'이라고 하면 좀 심한 표현이려나.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비참하고 안타까운 역사의 현장을 감독과 배우들은 광기어린 시선으로 히히덕거리며 휘젓고 다닌다. 여전히 대한민국 대통령 중 최고의 인기와 평가를 받고 있는 박정희는 스크린 속에선 주색이나 밝히는 '친일파'로 등장한다.
박정희 역을 맡은 송재호 대사의 절반 가까이가 '일본어'라는 점은 이 영화가 얼마나 악의적으로 제작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저격 순간 울려 퍼진 노래가 심수봉의 '엔카'였다니. 왜곡도 이런 왜곡이 없다. 오죽했으면 당사자인 심수봉까지 나서서 '그건 거짓이다'라고 해명을 요구할 정도니 말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도 박정희의 모습은 애초롭고 구차하다. "김 부장... 또 쏠라꼬? 벌써 한 방 묵었다 아이가...", 이것이 마지막 박정희 대통령이 세상에 남긴 말이라니... 순간 진짜 속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오죽했으면 영화가 개봉되기 전 박정희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과 영화상영금지 청구 소송까지 벌어졌을까. 하지만 법원은 손해배상 부분만 인정, 상영금지 청구는 문제되는 몇 장면의 삭제를 조건으로 상영이 이뤄졌다.
제작진은 애초부터 이 영화를 실제 하는 인물에 대한 고증보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일종의 '블랙코미디'로 만들려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히면서 논란을 피해가려고 했다. 한마디로 그냥 낄낄거리며 웃자고 만들었는데, 다들 너무 심각하게 따지지 말라는 소리다.
그거야말로 참 웃기는 소리다! 아니, 그렇게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는 작자들이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실제 기록필름을 삽입하냐! 법원에서 삭제 명령 받은 장면들도 실제 역사로 관객들이 오인하지 않도록 기록필름에 방점이 찍혔다는 사실은 무얼 입증하는가.
하지만 그런 법원의 결정 따위는 개나 줘버렸는지, 법원의 결정에 굴복할 수 없다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버젓이 무삭제판으로 상영을 했다. 다들 정의파 나셨다. 이후에도 블루레이 출시를 비롯 상당수 플랫폼에서는 무삭제판으로 상영이 되고 있는 중이다. 모조리 법률 위반 사항이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얼마 전 어느 좌파 유명 유튜버는 수십 만 명 앞에서 당당하게 '악마들에게는 법이고 규칙이고 지킬 필요가 없다'고 선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성스러운 교회와 성당에서 '윤석열을 지지하는 세력은 악마들이다'라고 설교하는 성직자들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묻고 싶다. 그럼 당신의 이웃들 절반은 다 악마들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기가 찰 정도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해를 실은 영구차가 지나가자 시민들이 울부짖는 장면을 보고 배우 윤여정의 나레이션이 흐른다. "북한과 완전히 똑같았다. 한국도 저런 시절이 있었구나." 인민의 삶을 평생 나락으로 던져놓고,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사 최대의 비극을 만들어놓은 김일성과 박정희에 대한 추모가 동급이다?
계속해서 묻고 싶다. 그렇게 욕보이니까 좋은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가? 그동안 한국 사회가 좌경화된 이유가 다 있다. 영화 한 편에 국한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도대체 저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뭘까?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정면 부정인가? 그럼 종국에 가서 얻고자하는 그들만의 정의로운 사회는 또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얻는 이익이 진짜 무엇인가?
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이해불가다. 어쨌든 이런 영화를 9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봤다. OTT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상영되는 것까지 합치면 족히 100만은 넘을 수치다.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정보를 처음 접하는 어린 학생들이 앞으로도 무수히 계속 이 영화를 보게 될 텐데... 그런 걸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만약 미국에서 링컨과 케네디를 이렇게 조롱했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수천 억원 대 소송에 걸려 쪽박을 차지 않았을까 싶다. 역시 이런 작자들에겐 소송이나 벌금을 왕창 물리는 방법이 최고의 약이다. 돈이라면 벌벌 떠는 작자들이니까. 언제부턴가 거리와 공장에서 민노총 데모가 줄어든 게 여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벌금 때문이란 건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이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