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2015년 6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3박 4일로 서울에서 온 친구부부와 나이아가라폭포에 차량을 이용하여 다녀왔다. 시카고의 집에서 Michigan주의 Sarnia를 거쳐 국경을 넘었다. 이 구간은 시카고에서 나이아가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거리로, Google은 거리 562mile, 소요시간 8시간 46분을 가리키고 있다. 시카고에 사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두 번은 다녀온 나이아가라, 어떤 이는 한국에서 온 손님과 열 번 이상 다녀왔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나도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었다.

나이아가라폭포의 장관
나이아가라폭포는 브라질의 이구아수폭포,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와 함께 세계3대 폭포로 불린다. 이 폭포는 5대호 중 Erie호와 Ontario호를 연결하는 Niagara River의 중간에 위치한다. 강 한가운데 있는 Goat Island는 American Falls와 Canadian Horseshoe Falls를 갈라놓는다. 섬 북쪽의 미국 폭포는 높이 25m 너비 320m, 남쪽의 캐나다 폭포는 높이 53m 너비790m로 캐나다 쪽의 말발굽형 폭포가 훨씬 웅장하다. 미국 쪽에서는 미국폭포와 캐나다폭포의 일부만 보이나 캐나다 쪽에서는 미국폭포와 캐나다폭포가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이 나이아가라에서 만큼은 미국이 캐나다에 조금 배가 아플 것 같다. 나이아가라는 예로부터 인디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백인에게 발견된 것은 1678년 프랑스의 선교사 Louis Hernepin(헤네핑)에 의해서였다.
나의 첫 번째 나이아가라는 1994년 8월이었다. 미국 이민 오기 전, 나이 마흔에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난생처음 해외여행지로 정한 나라가 미국이었다. 우리나라 해외여행자유화가 시행되고 몇 년 후이었는데, 여행사를 통한 하와이 및 미국서부투어를 마치고 LA에서 고교동창친구가 살고 있는 캐나다의 Toronto로 날아갔다. 그 친구는 우리가족을 나이아가라로 안내하였고 나는 나이아가라와 첫 대면을 하였다. 미국 서부 여행 중 마주한 그랜드캐년이나 요새미티등 어떠한 경관보다 나이아가라는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배를 타고 폭포 밑으로 깊숙이 진입한 후 느끼는 폭포와의 교감, 그 감동, 그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충격은 오래오래 마음속에 남았다. 미국여행의 가히 압권이었다. 더구나 친구부인은, “저는 부부싸움을 하면 이곳에 와 폭포를 봅니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같았다. 폭포구경 후 그 친구는 우리를 인근의 공원으로 데려가 집에서 준비해온 바비큐로 점심대접을 해주었다. 공원화장실에 들러서 또 한 번 놀랐다. 그 여름에 온수가 나오고, 손 닦는 휴지가 있고,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없는 일이었다. 친구 집에서 2박후 아내의 친정이 있는 시카고로 돌아와 며칠 머문 후 서울로 돌아갔다.
두 번째의 나이아가라는 2002년 3월, 미국이민 약 1년 후 여행사를 통해 미국동부로 가족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뉴욕의 뉴왁공항에서 만난 일행과 뉴욕부터 북쪽으로 나이아가라폭포까지 차량으로 왕복하는 4박 5일 투어였다. 일행은 세 가족이었다. 한국에서 의사로 있다가 캘리포니아에 1년 연수를 마치고 귀국 전 두 딸과 함께 여행 온 의사부부, 미네소타에서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딸의 봄방학을 맞아 서울에서 온 엄마와 외할머니, 그리고 우리부부와 아들.
미니버스 기사겸 가이드는 나이아가라의 미국국경에 이르러 캐나다로 이동하기 위하여 비자를 확인하였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에서 온 의사는 미국연수학교의 입학허가서(I-20)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학교장의 Signature가 없었다. 다른 나라로 출국 후 미국으로 입국할 때는 반드시 I-20에 SEVIS의 서명이 필요하다.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다. 뉴욕에서 여기 나이아가라까지 이틀을 왔는데 넘어가야하나, 주저앉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미국 쪽의 나이아가라에서 만족하기로 결정하였다.
의사가족을 제외한 두 가족만 국경을 넘었다. 캐나다로 건너간 일행은 어두워진 나이아가라를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저녁 식사하는 자리로 토론토의 동창친구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하였다. 가이드에게 오늘밤에 토론토의 친구 집에서 머물고 내일 나이아가라에서 합류하기를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8년 만에 만난 친구와 한잔 더 하기로 약속하고 오늘의 숙소인 미국 쪽의 호텔주소를 알려주었다. 식사 후 가이드는 다시 국경을 넘어 우리일행을 미국의 호텔로 안내하였다. 친구는 우리버스를 따라오기로 하였다.
호텔에 도착한 나는 친구를 기다리다 못해 호텔전화를 이용해 친구의 셀 폰으로 전화하니 국경이라고 하면서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한다. 자정이 넘어 친구는 호텔방문을 두드리는데 피곤해 보였다. 친구는 말했다. “국경을 건너오다 신원조회를 했는데 몇 년 전 차로 뉴욕에 갔다가 속도위반티켓을 받고 범칙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이 기록에 있어, 국경관리는 ‘자동차는 미국에 갈 수 없다. 차를 두고 걸어가라.’고 했다.” 자정 넘어 혼자 걸어서 국경의 다리를 건너 호텔까지 40여분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그날 밤 친구와 나는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새벽, 친구는 다시 걸어서 국경으로 떠났고, 우리 일행은 아침에 의사가족을 호텔에 남겨둔 채로 다시 나이아가라로 건너갔다.
아침 안개에 가린 나이아가라는 8년 전의 나이아가라보다 폭포의 폭이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여 가이드에게 문의하니 실제로 수량도 적어지고 폭도 줄어든다고 한다. 나이아가라를 즐긴 후 미국국경을 넘다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미네소타에서 온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에게 미국에는 왜 왔느냐는 국경관리의 물음에 그 아이는 공부하러왔다고 대답했다. 그 여자아이의 비자는 관광 비자였다. 관광비자로 학교에 다닐 수는 없다. 그 후 국경관리는 버스에 탄 우리일행전원을 하차시키고 개별심문에 들어갔다. 버스는 세관원이 마약견을 끌고 올라와 샅샅이 조사하였다. 학생의 엄마와 외할머니의 관계가 드러나고, 엄마와 외할머니가 소유한 신고 안 된 Cash가 $14,000정도라 한다. 우리가족은 영주권을 소지하고 있었던 터라 안심은 했지만 처음 당하는 일에 몹시 긴장되었다. 나중에 가이드는 “국경직원이 ‘미네소타가족의 돈은 압수하지 않되 미국입국은 불허한다.’ 해서 토론토의 한국여행사를 수소문하여 그 가족에게 연결시켜 주었다.”고 했다. 어제 밤 국경을 넘어갔다 왔을 때도 아무문제가 없었는데 아침에 이런 문제가 생기다니, 참 세상일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다. 무려 3시간이상 지체되었다. 가이드는 우리가족만 달랑 태우고 국경을 넘었다. 국경에서 미네소타가족의 할머니를 화장실 앞에서 잠깐 스친 적이 있었는데 사색이 되어있었다. 다시는 절대로 미국에 올 마음이 없다고 했다. 버스에서 내린 후 딸과 엄마는 다시 볼 수 없었다. 의사가족은 미국의 호텔에서 얼마나 기다릴까!
세 번째 나이아가라는 2010년 6월. 우리부부 둘이서 오하이오주와 펜실베니아주의 버펄로를 거쳐 나이아가라로 들어갔다. 일주일 동안의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오하이오주의 Erie호변의 State Park에서 야영 2박하고 나이아가라 1박 토론토 친구 집 2박 돌아오면서 또 1박 아주 여유 있고 쾌적한 여행이었다.
이번방문이 바로 네 번째의 나이아가라다. 이번에는 토론토의 동창친구 집을 먼저 방문하였다. 미시간주의 Sarnia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바로 국경이고 이 국경을 지나면 캐나다땅이다. 캐나다의 직선도로가 이어진다. 주행 중 주의할 사항은 속도제한표지판이 mile이 아니고 Km라는 점이다.

석양에 물든 Toronto Downtown, CN Tower에서
이튿날 친구가족과 토론토의 CN Tower에 올라 Downtown을 내려다보고 Tower내의 360 Restaurant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이 Restaurant은 실내가 360도 회전한다하여 부쳐진 이름인데 Tower의 351m 높이에 위치하고 Toronto Downtown의 야경이 일품이었다. 다음날 나이아가라폭포를 관람하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도 찾았다. 이번 네 번째의 나이아가라는 머무는 내내 밝은 햇빛을 보여주었다. 나이아가라에서의 맑은 날씨도 행운이다. 이번에 마주한 나이아가라는 첫 번째 나이아가라의 감동이 되살아났다. 오, 영원한 나의 나이아가라여!

1969년 설립된 세상에서 가장작은 교회, 2인용의자 5개가 있다.
이번에도 돌아오는 길에 국경을 넘다가 또 국경관리에게 지적당하여 Office로 인도되었다. 두 번째 나이아가라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국경에 도착하여 차량이 줄을 서는데 NEXUS라는 표시를 못 알아보고 다른 창구로 차를 대었다. 우리일행은 네 명으로 우리부부 미국시민 2인과 친구부부 한국인 2인으로 혼합형이다. 이런 경우에는 NEXUS라고 적힌 창구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의 질문 후에 국경관리는 친구부부의 여권에 I-94를 첨부하고 'September 1 2015' 스탬프를 찍었다. 9월 1일까지는 출국하라는 얘기다. 친구부부의 출국 날자는 6월 25일이다. 우리일행은 예정대로 예정된 시간에 여행도중 길 오류도 없이 시카고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Canadian Horseshoe Falls
첫댓글 멋진곳 다녀오셨습니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