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료]
고관절 골절
'고관절 골절'… 골밀도 높이려면"
남성 고령자의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고관절 골절’이다.
70세 이후에 대퇴(넓적다리) 골절이 생긴 남성은 1년 내로 사망할 확률이 54%에 이른다.
롯데그룹 신격호(93) 총괄회장도 지난 2013년 말 고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취재=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편집=뉴스큐레이션팀
최근 퇴직 한 장모(63·강남구)씨는 한 달 전 네 살짜리 손주를 두 손으로 들어올리다가 허리 부위에서 ‘뚝’ 하는 소리를 들었다. 상체를 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 바로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척추뼈가 부러졌고, 골밀도가 정상인의 70%도 안되는 중증 골다공증”이라고 말했다.
50세 이상 남성 50%, 골다공증·골감소증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이유로 뼈 건강을 자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덕윤 교수는 “남성도 40세 이후부터 1년에 0.5~1%씩 골밀도가 낮아진다”며 “여성 못지 않게 뼈 건강을 챙겨야 골절은 물론 관련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을 겪고 있다(2014년 대한내분비학회). 골밀도가 정상인의 75~90% 면 ‘골감소증’, 75% 도 안되면 ‘골다공증’이다. 모두 뼈를 약하게 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남성 골다공증·골감소증 환자 중 90%는 병을 진단받지도 못하고 있다(2008년 국민건강통계). 골밀도가 낮다고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골다공증은 ‘여성의 병’이라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남성 골다공증 환자 대부분은 우연히 건강 검진을 받다가, 혹은 골절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병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성 골다공증은 여성에 비해 후유증이 크다. 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대퇴부 골절이 발생한 70세 이상 남성 10명 중 3~4명이 1년 내 사망하는데, 이는 여성에 비해 약 1.3배인 수치다. 김 교수는 “남성은 뼈를 다시 붙이는 수술 중 폐렴·패혈증 같은 합병증이 잘 생긴다”며 “수명이 여성보다 짧고, 장기(臟器)가 전반적으로 더 노화돼 합병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여성 골다공증은 폐경기 급격한 여성 호르몬 감소가 주요 인자지만, 남성 골다공증은 주로 담배나 술로 인해 악화된다. 담배·술은 뼈의 정상적인 대사는 물론 뼈의 주요 성분인 무기질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뼈가 단단하려면 뼈에 적당한 압력이 가해져야 하기 때문에 체중이 적은 마른 남성은 골밀도가 낮은 편이다. 골다공증을 치료하려면 골밀도를 높이는 약물을 복용함과 동시에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평소 칼슘·비타민D를 많이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 조선일보
위로↑
| | |